국제
2019년 09월 16일 12시 18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9월 16일 12시 27분 KST

사우디에 대한 공격으로 세계 석유 여유생산량이 사라져버렸다

사우디 만큼 막대한 석유 여유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 국가는 없다.

Ahmed Jadallah / Reuters
General view of Aramco tanks and oil pipe at Saudi Aramco's Ras Tanura oil refinery and oil terminal in Saudi Arabia May 21, 2018. Picture taken May 21, 2018. REUTERS/Ahmed Jadallah

런던 (로이터) -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 처리 시설 등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산업의 심장부에 가해진 공격으로 국제유가가 4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급등했다.

이 사건이 석유 공급과 여유생산분에 끼친 영향에 대한 팩트들을 모아봤다.

 

세계 석유 공급에 이처럼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14일(현지시각) 사우디 석유 시설들에 가해진 공격으로 사우디 석유생산량의 절반에 차질이 빚어졌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석유 공급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대비한 여유생산능력의 거의 전부가 사라졌다.

이번 공격으로 전 세계 공급량의 5%가 넘는 하루 570만 배럴(barrels per day) 규모의 사우디 석유 생산이 중단됐다. 그러나 이 공격은 비상시에 대비한 1일당 200만 배럴이 넘는 규모의 여유생산능력을 앗아갔다.

사우디는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세계 석유 공급량이 부족해질 경우 신속하게 이를 대체할 수 있을 만큼의 막대한 여유생산능력을 갖춘 전 세계 유일의 국가다.

다른 대부분의 석유 생산국들은 값비싼 유전을 파고 인프라를 구축해놓고 이를 대기 상태에 둘 만큼의 여력이 없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번 공격이 발생하기 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 여유생산능력은 1일당 321만 배럴에 불과하다.

OPEC의 리더 격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중 227만 배럴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가 담당하고 있는 나머지 여유생산능력은 94만 배럴에 불과하다. 이라크와 앙골라도 약간의 여유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사우디에서 차질이 빚어진 분량의 일부를 이 국가들이 담당할 수는 있겠지만 충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OPEC과 주요 협력국들이 생산량을 감축하지 않았나? 그 감축량을 다시 늘리면 안 되나?

맞다. OPEC과 러시아 같은 OPEC의 협력국들은 공급 과잉에 따른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석유 생산량을 감축했다.

이에 따른 감산 규모는 1일당 120만 배럴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중 상당수는 사우디 몫이며, 따라서 신속하게 이를 되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 같은 비OPEC 회원국들은 생산능력의 거의 최대치를 동원하고 있는 탓에 추가 생산 가능 규모는 1일당 10만~15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Planet Labs Inc via REUTERS
A satellite image shows an apparent drone strike on an Aramco oil facility in Abqaiq, Saudi Arabia September 14, 2019. Planet Labs Inc/Handout via REUTERS THIS IMAGE HAS BEEN SUPPLIED BY A THIRD PARTY. NO SALES NO ARCHIVES TPX IMAGES OF THE DAY

 

이란은?

이란도 석유 여유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정부가 단행한 제재 탓에 수출길이 막혀있다.

이란의 석유 수출 규모는 지난 4월 이후 1일당 200만 배럴 넘게 하락했다.

미국은 이번 공격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란이 초래했다고 보는 사태로 인한 석유 생산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은 낮다.

이번 공격 이후 이란 측은 제재가 완화될 경우 석유 생산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제재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에도 영향을 끼쳐왔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은 추락해왔으며, 제재가 해제되더라도 국영 석유기업 PDVSA가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셰일  원유는? 셰일 생산량을 늘리면 안 되나?

미국은 대부분 텍사스주에서 생산되는 셰일 분야에서의 공급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세계 최대의 원유 생산국으로 올라섰다. 미국은 또한 지난 6월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더 많은 원유를 국제 시장에 수출하면서 수출국으로서도 그 위상을 강화했다.

셰일은 가격이 오르면 빠르게 생산량을 늘리고, 몇 개월 내로 생산을 시작할 수 있다. 기존의 전통적 석유 생산에 비하면 훨씬 빠른 속도다.

사우디발 석유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화 되고 국제유가가 크게 뛰어오를 경우 셰일 생산자들은 생산량을 늘릴 전망이다.

그러나 셰일 생산이 늘어난다고 해도 미국의 유류 수출 항구 수용량의 거의 최대치가 가동되고 있는 탓에 수출 물량에는 제한이 있다.

Hamad I Mohammed / Reuters
Smoke is seen following a fire at Aramco facility in the eastern city of Abqaiq, Saudi Arabia, September 14, 2019. REUTERS/Stringer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 석유 비축물량은?

공급 차질 사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에 따라 달려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중국은 막대한 석유 전략 비축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 정확히 이와 같은 예상치 못한 공급 차질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 국가들은 수요를 감당하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미국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선진국의 에너지 정책들을 조율하는 IEA는 총 90일 분 수출 물량에 해당하는 석유를 비축해둘 것을 모든 회원국들에게 권고했다.

비축 물량이 공급되면 당분간은 시장이 안정될 수는 있겠지만 비축량이 줄어들어 공급 위기 가능성이 증가하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IEA는 14일 사우디의 석유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공급량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JP모건 유럽중동아프리카의 석유·가스 리서치 부문장 크리스티안 말렉은 ”엄청난 공급과잉 생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량이 1일당 500만 배럴 부족한 사태가 5개월 동안 이어져야 40년 평균 세계 원유 공급량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공격은 시장에 새로운, 되돌릴 수 없는 리스크 프리미엄을 선사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 어떻게 되나?

여유생산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또다른 공급 차질 사태가 빚어지면 국제유가는 상승할 전망이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석유 생산자들은 투자와 생산량을 늘리겠지만 소비는 줄어들게 된다.

OPEC 회원국인 리비아는 내전에 휩싸여 있어 석유 생산을 지속하는 데 있어서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리비아에서 대규모 생산 차질 사태가 벌어진다면 충격이 가해지고 여유생산능력 부재의 파장이 고스란히 드러날 전망이다.

나이지이라 역시 생산 차질로 석유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공격 이전에도 여유생산능력은 줄어들고 있었다. 컨설턴트 그룹 에너지애스펙트는 4분기 OPEC 회원국들의 여유생산능력이 1일당 100만 배럴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에는 200만 배럴 수준이었다.

PRESENTED BY 오비맥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