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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참전' 미군 병사와 베트남 여성이 50년 만에 완성한 러브스토리(실화)

1969년 처음 만났던 두 사람은 50년 만에 다시 베트남에서 재회했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미군 병사와 베트남 여성이 50년 만에 재회했다.

베트남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미군 병사였던 켄(71)과 베트남 여성 란(67)은 지난 12일, 호치민의 탄손누트 국제공항에서 50년 만에 만나 눈물을 쏟았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50년 전인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당시, 22세의 나이로 참전한 켄은 베트남 남부 동나이성에 있던 한 미군기지 근처 사병클럽에서 일하던 란과 마주쳤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Ridofranz via Getty Images

켄은 란에게 첫눈에 반했고, 두 사람은 곧 데이트를 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켄은 본국인 미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켄은 란에게 함께 미국으로 갈 것을 제안했으나, 란은 가족을 두고 떠날 수 없어 이를 거절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끊어지지 않았다. 4년이 지난 1973년까지 두 사람은 꾸준히 편지를 주고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란의 가족들은 그 해 켄의 편지를 모두 태워버렸고, 두 사람의 편지도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켄은 사병클럽과 지역 우체국에까지 연락을 취했으나 답장은 오지 않았고, 란이 전쟁에서 살아남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끝이 나는 듯했다. 두 사람이 각자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이혼을 해 다시 싱글이 되기까지 5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 켄은 란을 찾기 위해 몇 차례의 노력을 했다. 인터넷으로 국제 흥신소에 연락을 해 란에 대해 묻기도 하고, 베트남에 거주한다는 한 남성의 도움을 받아 란이 살던 지역에 연락하기도 했다. 1969년으로부터 50년이 흐른 2019년이 될 때까지 큰 소득은 없었다.

그러나 2019년 6월, 호치민에 살고 있는 켄의 지인 로버트 프랭크는 켄의 사정을 듣고 란의 행방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프랭크는 란의 사진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게시했고, 하루 만에 란을 안다는 사람이 등장했다. 그리고 그녀는 진짜 란이었다.

50년의 세월이 내려앉은 터라, 처음 연락이 닿았을 때 두 사람은 어색함을 숨기지 못했다. 게다가 두 사람 사이에는 언어의 장벽도 있었다. 란은 ”오랫동안 영어를 쓰지 않아 완전히 잊어버린 상태였다”라며 ”다시 대화가 익숙해지기까지 며칠이 걸렸다”고 베트남 익스프레스에 전했다. 그럼에도 연락이 닿은 두 사람은 매일 통화를 하며 50년 전의 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지난 12일, 켄은 50년 전 사진과 비슷한 스타일의 녹색 셔츠를 입고 베트남 땅을 밟았다. 란은 베트남의 전통의상 아오자이를 입은 채 켄을 맞이했다. 50년 만에 만난 두 사람은 한참을 끌어안고 눈물만 흘렸다.

켄은 9월 말까지 란의 집에 머물며 함께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켄과 란은 앞으로에 대한 큰 계획은 세워놓지 않았다. 켄은 ”일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두겠다”고 밝혔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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