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19년 09월 13일 18시 31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9월 13일 18시 32분 KST

'윤석열 배제' 논란에 침묵하는 민주당 : 지금은 맞고 그 때는 틀리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때 했던 말과는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겨레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지난 7월25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법무부 고위간부가 대검찰청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제외한 특별수사팀을 제안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여야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과거와는 너무 다른’ 기준을 내세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윤 총장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에서 배제됐을 때 보였던 민주당의 대응과는 너무 다르다는 지적이다.

법무부와 검찰의 말을 종합하면,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은 지난 9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취임식이 끝난 뒤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윤 총장이 관여하지 않는 특별수사팀 구성을 제안했다고 한다. 같은 날 열린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이임식에서도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강남일 대검찰청 차장에게 같은 취지의 이야기를 전달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윤 총장에게 보고되고 이후 언론을 통해 ‘윤 총장이 이를 거절했다’는 내용이 알려지자, 법무부 쪽은 “장관과 상의한 내용이 아니고 단순히 법무부 참모들의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법무부 고위간부가 동시에 같은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을 두고는 뒷말이 무성하다. 

더구나 조 장관에 대한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가 검찰총장을 배제한 수사팀을 꾸리자고 한 것은 ‘수사를 방해하려고 한다’는 오해를 받을 만하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일부에서 ‘강원랜드 특별수사팀’ 사례를 거론하긴 하지만, 사례가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강원랜드 사례는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이 수사과정에서 부당하게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자 먼저 관련 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사안이다. 반면 이번 조 장관 수사는 수사지휘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총장이 지휘라인에서 빠질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게 검찰 쪽 주장이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민주당은 공식 논평을 내지 않고 있는데, 과거 유사한 일이 벌어졌을 때 민주당은 매우 강하게 반발한 적이 있다. 지난 2013년 10월18일 당시 윤석열 검사가 수사했던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국정원 대선개입 특별수사팀이었던 윤 총장이 검찰 내부 보고를 무시하고 국정원 직원에 대한 압수수색 및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는 이유로 그를 업무에서 배제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어 “더 이상 수사와 공소유지를 불가능하게 하려는 권력의 부당한 수사외압”이라고 반발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국정원 사건 관련 채동욱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이은 특별수사팀의 사실상 해체 시도로 국민적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청와대가 나서서 진실을 다시 콘크리트 장막 아래 가둬두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무부 패싱’ 논란도 마찬가지다.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압수수색을) 사후에 알게 됐다”며 “(사전에) 보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사건 내용을 자세히 보고받는 등 과도한 개입을 한다고 문제를 삼은 바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채널에이 <김진의 돌직구쇼>에 출연해 “수사받는 쪽에서 수사하는 쪽에 전화하는 건 부적절하다. 인사권이 법무부에 있기 때문에 수사팀에서는 영향을 받는다. (검찰국은) 예산·인사를 다루는 핵심부서고 거기 국장이 (이번에 전화를 건) 이성윤 검찰국장”이라고 법무부의 부적절한 처신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