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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투르크메니스탄 전의 진짜 '하이라이트' 장면 두 가지

나상호와 정우영의 골도 시원했지만, 다른 경기에서 볼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1차전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10일(한국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코테트다그(쾨펫다그)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이 경기에서는 나상호(도쿄)와 정우영(알 사드)이 전후반 각각 한 골씩을 넣어 한국의 승리를 견인했다.

한국의 승리도 기분 좋은 일인데, 이밖에 이날 경기에는 다른 경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재미있는 일들도 두 가지 벌어졌다.

골 대신 골키퍼

ⓒ뉴스1

대표적인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상하이 선하)은 이번 경기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김신욱은 지난 5일 조지아와의 평가전에는 출전하지 않았으나, 벤투 감독은 이후 김신욱을 훈련의 중심에 두는 등 활용 가능성을 키웠다.

그리고 김신욱은 이번 경기에서 그에 보답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강력한 공격력을 선보인 것은 물론, 다소 지루하게 이어지던 후반전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 것이다. 후반 47분, 김신욱은 왼쪽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슈팅했으나 득점이 나오지는 않았다.

이어진 한국의 공격에서 이용의 크로스를 받은 김신욱은 상대 골키퍼와 다시 한 번 경합하게 됐다. 이 가운데 김신욱은 장점인 장신을 이용한 점프를 시도했는데, 타이밍이 기막히게(?) 맞아떨어져 공을 잡은 골키퍼를 골문 안으로 집어넣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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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도 당황한 건지, 웃겼던 건지, 김신욱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골키퍼에게 다가갔다. 골키퍼가 고통을 호소하는 동안 심판이 달려오자 김신욱은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반칙이 선언돼 득점으로 인정되지는 않았으나, 흔치 않은 장면이 나온 것만은 분명했다. TV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신박한 방식의 골에 한 번, 그리고 두 손으로 입을 가린 김신욱의 표정에 한 번씩 터지고 말았다.

월클의 유니폼

손흥민(토트넘)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 중 하나다. 비교적 약체로 꼽히는 국가 선수들은 아시아 대회에서 손흥민과 맞붙은 뒤에는 승패와 상관없이 그의 유니폼을 받고 싶어하는데, 이는 투르크메니스탄 선수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경기 종료 후 손흥민에게 사진을 요청하는 투르크메니스탄 팬.
경기 종료 후 손흥민에게 사진을 요청하는 투르크메니스탄 팬. ⓒ뉴스1

그러나 손흥민의 유니폼은 선수가 아닌 의외의 인물에게 돌아갔다. 바로 투르크메니스탄 대표팀을 이끄는 안테 미셰 감독에게.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양 대표팀 선수들이 악수를 하는 가운데 미셰 감독은 돌연 손흥민에게 다가가 유니폼을 달라고 요구했다. 손흥민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으나, 락커룸에 들어가서 주겠다는 듯 바로 유니폼을 벗지 않았다. 하지만 손흥민 유니폼을 향한 그의 마음은 집요했다. 결국 손흥민은 유니폼을 벗어줬고, 미셰 감독은 손흥민의 유니폼을 손에 들고 그라운드를 나섰다.

ⓒ뉴스1

이밖에도 투르크메니스탄 팬들은 손흥민을 향한 팬심을 숨기지 않았다. 스포츠조선에 따르면 한 팬은 관중석에 ‘손흥민, 팀북 주실 수 있나요’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든 채 서 있었고, 경기 후에는 손흥민에게 사진 촬영이나 사인을 요구하는 팬들이 몰려들었다.

한편 이번 경기 승리로 벤투호는 무패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벤투호는 다음 달 10일, 스리랑카와 홈에서 예선 2차전을 치른 뒤 15일에는 평양에서 북한과 3차전을 치른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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