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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9월 09일 17시 30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9월 09일 17시 52분 KST

박상기 법무장관이 퇴임하면서 검찰에 쓴소리를 남겼다 (전문)

"몇몇 성과는 있었으나, 검찰개혁이라는 목표는 아직 미완으로 남아있다."

뉴스1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치고 박수를 받으며 차량에 오르고 있다.

2년여 간의 임기를 끝내고 물러나는 박상기 전 법무장관이 9일 이임사에서 ”법무·검찰은 국민을 위한 정부조직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오만한 정부조직이 국민의 신뢰를 받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또 자신의 임기 동안 ”몇몇 성과는 있었으나, 검찰개혁이라는 목표는 아직 미완으로 남아있다”며 ”국민의 법무·검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직 여러분께서 이루어야할 과제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법무장관으로 임명됐던 박 전 장관은 이날 이임식에서 이처럼 검찰을 향한 쓴소리로 읽힐 수 있는 메시지를 내놨다. 

박 전 장관은 ”국민을 지도하고 명령하는 기관이 아니라 국민을 위하여 봉사하는 기관이라는 겸손한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법무·검찰의 변화 필요성을 언급하며 ”수사과정에서 피의사실 공표, 포토라인 설정, 심야조사 등의 문제점은 인권의 관점에서 하루 속히 개선되어야 할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그는 ”법집행은 불편부당함과 함께 균형감과 형평성이 유지되어야 함을 당부드린다”고도 했다. 

조국 신임 장관 임명 과정에서 검찰의 이례적이고도 전격적인 수사 착수로 청와대·여당과 검찰 간 충돌 양상이 빚어진 상황에서 검찰을 비판적으로 겨냥한 메시지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개혁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박 전 장관은 ”수사권과 공소권의 중첩은 무리한 기소를 심리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위험한 제도”라며 ”검찰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공정한 공소권 행사기관으로 재정립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부분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발언이다. 정부가 발표했고 국회가 입법을 논의중인 현행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특수 분야 수사에 대한 수사권은 검찰에 계속 남겨두도록 한 바 있다.

그밖에도 박 전 장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가 담긴 법무부안 마련,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 마련, ▲법무부의 탈검찰화 추진, ▲과거 인권침해 및 검찰권 남용 의혹 사건 재조사, ▲과거사 반성재발방지 약속 등을 임기 내 성과로 꼽았다.

다음은 박 전 장관의 이임사 전문.

 

사랑하는 법무가족 여러분 !

 

저는 오늘 여러분과 동고동락한 법무부를 떠납니다.

그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저와 함께 묵묵히 같이 걸어 온 법무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지난 2년여의 기간 동안 법무행정의 책임자로서, 법무·검찰 개혁을 실현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인권이 존중받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몇 몇 성과는 있었으나, 검찰개혁이라는 목표는 아직 미완으로 남아 있습니다.

 

법무가족 여러분 !

취임 당시 저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법무부의 존재근거인 국민의 신뢰를 하루빨리 회복하기 위해, ‘법무·검찰의 변화’를 당부하였습니다.

법무·검찰의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원하는 국민들의 열망에 부응하여, 모든 것을 국민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하면서, 하나하나 법무·검찰의 변화를 강조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새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권력기관 개혁의 토대를 굳건히 하고자 하였습니다.


검찰에 집중된 권한은 검찰권의 남용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권한분산 차원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를 위한 법무부안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리고 수사기관 간의 견제와 균형, 과잉수사와 이중수사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검·경수사권조정 합의안’을 마련하여, 모두 국회에서 논의 중에 있습니다.

또한 법무정책의 연속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하여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추진하였습니다.

 

사랑하는 법무가족 여러분 !

법무행정의 변화는 검찰청의 일반 형사사건 처리 현장, 교정기관, 범죄예방을 위한 구체적 노력, 출입국과 외국인 정책 현장에서 체감합니다.

또한 수사과정에서 피의사실 공표, 포토라인 설정, 심야조사 등의 문제점은 인권의 관점에서 하루 속히 개선되어야 할 대표적인 예입니다.

사건관계인의 인권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기존의 관행을 전면 재검토해야만 합니다.

제도나 직무수행의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국민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를 느낄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법무가족 여러분 !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거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난 2년 동안 법무·검찰은 역사상 처음으로 과거 인권침해 및 검찰권 남용 의혹이 있었던 사건들을 조사하고, 국민 앞에 잘못된 과거에 대한 반성과 유사사례의 재발방지 등을 약속하였습니다.

그 과정은 매우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이러한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였습니다.

국가기관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국민을 향해 법의 존중을 요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만이 법무·검찰이 진정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법무가족 여러분 !

국민의 법무·검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직 여러분께서 이루어야할 과제들이 너무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법무·검찰은 국민을 위한 정부조직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명심하는 것입니다.

국민을 지도하고 명령하는 기관이 아니라, 국민을 위하여 봉사하는 기관이라는 겸손한 자세가 중요합니다.

오만한 정부조직이 국민의 신뢰를 받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검찰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공정한 공소권 행사기관으로 재정립되어야 합니다.

수사권과 공소권의 중첩은 무리한 기소를 심리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위험한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법무가족 여러분 !

그 동안 제가 가는 길에 뜻을 같이 하여, 열심히 동참해 주시고, 제가 맡은 바 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법집행은 불편부당함과 함께 균형감과 형평성이 유지되어야 함을 당부드립니다.


그간 여러분과 함께 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여러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9. 9. 9.

법무부장관 박 상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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