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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데이팅'은 짝짓기 앱에서 일어나는 참사를 막아줄 수 있다

미국에 드디어 출시됐다

  • 박세회
  • 입력 2019.09.06 17:52
  • 수정 2019.09.06 17:59
페이스북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19개 국가에서 실험 기간을 거친 ‘페이스북 데이팅’이 드디어 미국에 출시됐다. 프라이버시 보호에 애를 썼다는 평이다. 

데이팅 앱에는 근원적인 아이러니가 있다. 내가 데이트 상대를 구하고 있다는 걸 주변에 알리지 않고 데이트 상대를 구할 수 있을까? 개인 정보를 감추면서도 나와 딱 맞는 상대를 고를 수 있을까? 

일단 작동 방법을 보자. 페이스북 데이팅은 또 다른 앱을 깔 필요가 없다. 다만 페이스북 앱에서 데이팅 기능을 사용하려면 구애의 바다에 뛰어들겠다는 동의 의사를 표해야 한다. 동의 의사를 표한다고 바로 자신의 친구 리스트 중에 싱글인 사람과 매치해 주는 기능이 아니다. 페이스북의 메인 프로필과는 완전히 다른 ‘페이스북 데이팅 프로필’을 따로 작성하면, 페이스북이 공통점이 많은 사람을 골라 맺어준다.

페이스북에서 하는 모든 행동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관심사가 당신과 비슷하다고 판단하면 페이스북은 그 상대를 당신에게 ‘추천‘한다. 물론 이때까지 추천받은 사람은 모르는 상태. 추천받은 사람을 그냥 넘길 수도 있고 ‘좋아요’ 버튼을 누르거나 직접 대화를 시작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페이스북 데이팅은 ‘친구가 아닌 사람’과만 매칭을 해준다는 사실이다. 틴더 등의 앱이 국내에서 널리 퍼지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과장님이 틴더 가입해서 틴더 못 해요”라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틴더는 사용자가 지정한 프로필 중 가까운 사람과 매칭을 해주기 때문에 같은 건물이나 같은 회사의 사용자가 뜨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과장님이나 부장님이 한번이라도 뜨면 사용자는 앱을 지운다. 

페이스북 데이팅은 이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페이스북 친구가 아닌 사람과만 맺어 준다. 당신이 애정이 굶주린 채 소셜미디어의 바다를 어슬렁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굳이 세상에 알릴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친구의 친구마저 숨길 수 있다.

이 기능은 LGBTQ 중 자신의 친구들이나 회사나 가족에게 커밍아웃하지 않은 사람에게 매우 유용할 수 있다. 연이 닿지 않는 사람과만 맺어지기 때문에 성정체성이 드러날 위험이 적다.

그러나 연애를 항상 모르는 사람과만 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친구 사이에서 사랑을 찾아주는 사랑의 작대기와 매우 비슷한 기능도 새로 생겼다. ‘시크릿 크러시‘라는 기능이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팔로워 중 9명까지 가장 관심 가는 사람으로 지정할 수 있는데, 만약 상대방도 당신을 가장 관심 가는 사람으로 지정하면 ‘시크릿 크러시’가 완성된다. 정말? 네가 날 좋아하는 줄은 몰랐어,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 신입생 중에도 시크릿 크러시를 하나도 받지 못해 좌절하는 영혼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데이팅은 지난해부터 콜롬비아를 포함한 5개 국가에서 실험해왔으며 14개 국가를 추가했다. 아직 한국 출시 일정은 밝혀지지 않았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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