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트럼프가 허리케인 도리안 브리핑에서 꺼낸 '가짜 지도'가 수상쩍은 이유

자신이 올렸던 부정확한 트윗에 짜맞추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9.09.05 22:26
  • 수정 2019.09.05 22:4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길 싫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4일(현지시각) 벌어진 사건을 보면 누군가 트럼프의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 좀 무리를 한 것 같다.

트럼프는 허리케인 브리핑 도중 ‘도리안’이 플로리다로 가고 있다는, 업데이트 되지 않은 허리케인 지도를 보여줬다.

여기에는 한 가지 수상한 흔적이 있었다. 허리케인 진행 경로가 앨라배마 남부 지역을 포함하도록 검정색 매직펜으로 슬쩍 그려넣은 것처럼 어색한 곡선이 들어가있던 것. 트럼프가 지난 토요일(8월31일) 저녁에 올린, 도리안이 앨라배마 남부로 가고 있다는 잘못된 트윗에 짜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당시 국립기상국은 이를 정정하는 트윗을 올려야만 했다.)

플로리다 뿐만 아니라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앨라배마도 예상보다 (허리케인의)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역대 가장 큰 허리케인으로 보인다. 이미 카테고리 5다. 조심하라! 모두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앨라배마는 도리안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앨라배마 전역에서는 허리케인 도리안으로 인한 영향이 없을 것이다. 동쪽으로 너무 멀리 치우쳐있다.

트위터에서는 즉각 수상쩍은 이 지도에 대한 반응이 나왔다. 

잠깐만... 트럼프가 그렇다고 말한 것처럼 앨라배마가 정말로 (허리케인의) 위협에 놓여있는 게 맞다는 걸 입증하려고 백악관이 목요일 오전 11시에 나온 국립허리케인센터의 공식 지도를 슬쩍 고쳐서 ‘트럼프 허리케인 예상도’를 그렸다.

미국 대통령이 국립 허리케인 센터 지도에 펜을 대 공식 예보가 앨라배마 방향이라고 잘못된 정보를 전했다. 자신이 쓴 트윗이 잘못이었다고 인정하지 않기 위해서다.

 

물론 대통령의 연약한 자아를 달래는 데는 대가가 따른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했듯 국립기상국의 예보를 위조해서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연방법 위반이다.

 

언론인들은 미국해양대기관리처(NOAA)에 이 지도에 대한 문의를 보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더 섬뜩한 반응만 받았다.

NOAA 대변인은 트럼프가 손댄 도리안 지도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모든 질문은 백악관으로 하라고 한다.

NOAA 대변인은 앨라배마가 도리안의 예상 경로에 포함된 적이 있긴 한지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자료가 내 앞에 없다.”고 한다.

지금 미국 대통령이 생명을 위협하는 허리케인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데 미국 정부는 잘못을 바로잡으려 하지 않고 있다.

 

허프포스트는 백악관 언론 담당 부서에 연락했으나 즉시 답을 받지 못했다.

한 언론인이 트럼프에게 앨라배마를 포함하도록 기상 지도를 바꾸었는지 묻자, 트럼프는 이를 전적으로 부인하지는 않았다.

한 기자가 방금 트럼프가 오늘 백악관에서 보여준 지도에 대해 질문했다. 트럼프가 펜으로 앨라배마가 들어가도록 고친 것 같아 보인 지도였다.

트럼프는 … 아니라고 하지 않았다.

“모르겠다. 모르겠다. 모르겠다.”라고 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후 새로운 이미지를 첨부한 트윗을 올리며 ‘내 말이 맞았다!‘고 주장하는 한편, 이 의혹을 보도한 언론들을 ‘가짜뉴스’로 매도했다.

CNN의 백악관 기자 애비 필립은 여전히 납득할 수 없었다.

이 지도에 대해 몇 가지만. 

1) 이건 플로리다 남부수도사업소 웹사이트에서 일주일 전에 가져온 것 같다. 대통령이 왜 이걸 인용하는지 잘 모르겠다.

2) 이 지도는 국립허리케인센터에서 나오는 정보가 이것보다 우선시된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realDonaldTrump : 이게 바로 초기에 허리케인의 애초 예상 경로였다. 보다시피 거의 모든 모델에서 허리케인이 플로리다를 지나고 조지아와 앨라배마도 타격할 것이라고 예측됐다. 가짜뉴스들의 사과를 받아들이겠다!

 

* 허프포스트US의 Trump’s Hurricane Dorian Map Looks Mighty Suspiciou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백악관 #허리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