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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으로 만든 장난감은 반려동물에게 해로울까?

뭐든 씹어대는 개와 함께 사는 나의 고민이었다

  • 이원열
  • 입력 2019.09.06 10:53
  • 수정 2019.09.06 13:16
Portrait of Jack Russell Terrier with toy in mouth
Portrait of Jack Russell Terrier with toy in mouth ⓒalexei_tm via Getty Images

우리 집 개 거시는 뭐든 씹어댄다. 내가 주는 장난감을 물어서 망가뜨리고, 플라스틱 뼈다귀를 끝까지 잘근잘근 씹고, 천으로 된 장난감은 갈기갈기 뜯는다. 나는 거시가 이 장난감들에서 나오는 조각들을 먹는지에 대해서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똥에서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플라스틱은 우려의 대상이다. 연구에 의하면 플라스틱 생산과 폐기가 기후변화를 악화시키고 있으며, 야생동물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고 인간의 건강에도 나쁠 가능성이 있다.

반려동물 장난감 중에는 플라스틱 제품이 많은데, 우리 반려동물들에 대해서도 걱정해야 할까?

반려동물에게 근사한 새 선물을 사주는 것을 참기란 힘들다. 미국에서 반려동물 장난감은 10억 달러짜리 산업이고, 연구에 의하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인간 아이를 대하듯 반려동물을 대한다. 아이에게 장난감을 사주기 전에 철저히 알아보는 부모들도 있으니, 개나 고양이한테도 그러는 건 어떨까.

플라스틱과 반려동물 건강의 관계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많지 않다. 하지만 장난감 재질에 대해 알아보고, 반려동물이 얼마나 거칠게 다룰지를 생각하는 건 구매 전에 생각해 볼 중요한 요소들이다.

필자의 개 거시
필자의 개 거시 ⓒKATE BRATSKEIR

플라스틱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도 아직 많이 부족한 형편이니, 플라스틱이 반려동물에게 주는 영향에 대한 확실한 정보는 많지 않다. 반려동물 제품 기업들은 어린이 장난감 기업에게 적용되는 안전과 품질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다. 그래도 프레시펫의 수의사 케이티 넬슨은 품질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존재한다고 말한다.

국가별로 기준이 다르니 미국 등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국가 제품을 사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한 ‘물빨래 가능’(washable) 제품이 좋은데, “안전한 재질로 만들어졌다는 의미이며, 깨끗이 만들어 집에 세균이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한다.

플라스틱 생산에 흔히 사용되는 화학 물질 중 반려동물 주인이 조심해야 할지도 모를 것은 비스페놀 A(BPA)이다. “번려동물 용품엔 BPA가 들어가지 않아야 하지만, 모든 제품이 그런 것은 아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다르면 실험실에서 BPA는 동물들의 불임 이슈와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혀졌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려면 연구가 더 필요하다. 미 식약청은 BPA 노출은 대부분 안전하다고 하나(태아와 아기들에겐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독립 전문가들도 전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텍사스 공대 연구자들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낡고 닳은 개 장난감은 BPA와 프탈레이트(플라스틱을 더 유연하고 튼튼하게 만드는 화학물질들) 농도가 높았다고 한다. 프탈레이트도 불임과 관련이 있다는 우려가 있다.

“반려동물의 건강과 환경 화학물질 사이의 관계는 연구가 부족하다.” 논문 저자 중 하나인 킴벌리 우튼의 말이다. “한 종에게 안전한 양이 다른 종에게도 늘 적용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범퍼(리트리버 훈련에 자주 사용되는 플라스틱 장난감)에서 발견된 BPA와 프탈레이트의 양이 어린이 장난감에서 발견되었다면 최고 수준으로 많다고 간주되었을 것이다.”

Cute baby tabby kitten playing with ball on white background
Cute baby tabby kitten playing with ball on white background ⓒEEI_Tony via Getty Images

BPA가 없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장난감도 개나 고양이에게 위험할 수 있다. 특히 거시처럼 장난감을 부수는 동물이라면 그렇다.

“단단한 플라스틱으로 만든 장난감을 마구 씹으면 잇몸이 상할 수 있고, 부드러운 장난감은 삼킬 위험이 있다.” 넬슨은 개의 씹는 습관과 놀이 스타일을 알면 장난감을 고르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삑삑 소리가 나는 플라스틱 플라밍고는 귀엽긴 해도, 너무 쉽게 부서지거나 삼키게 된다면 동물에게 위험할 수도 있다.”

플라스틱이 들어있지 않은 것 같은 장난감에도 플라스틱이 들어있을 수 있다.

봉제 인형 속에 들어가는 삑삑 소리를 내는 장치는 플라스틱인 경우가 많다. (내 개가 턱으로 봉제 동물 인형을 집요하게 물어뜯어 이 장치를 빼내는 걸 본 적이 있다.) 인형 속을 채우는 재료 역시 폴리에스터 섬유가 많이 쓰이는데, 이건 인간 어린이를 위한 장난감도 마찬가지다. 독성 물질이 있는지 없는지는 원재료가 무엇이냐에 달려있다. 그러나 독성 물질이 없어도 반려동물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소화 관련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단단한 플라스틱 조각은 소화관을 해칠 수 있다고 넬슨은 말한다.

반려동물이 놀게 할 때 플라스틱을 아예 쓰지 않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마, 캔버스, 천연고무, 대나무, 양털 등 천연재료로 만든 장난감을 찾아보라고 원 그린 플래닛(One Green Planet)은 권한다. 이 사이트에는 친환경적인 개 장난감들의 리스트가 올라와 있다. 직접 개 장난감을 만드는 방법도 알려준다. (낡은 양말을 냉동실에 넣어보는 방법도 있다. 경험상 개들은 얼린 양말 씹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넬슨에 따르면 플라스틱이 없는 제품을 고를 때도 개의 씹는 습관을 고려해야 한다. “공격적으로 씹는 개들에겐 더 튼튼한 제품이 좋다.”며, 콩(Kong)의 단단한 고무 장난감과 터피(Tuffy)의 장난감을 예로 들었다.

“정신적 자극이 필요한 머리가 좋은 종에겐 퍼즐 장난감과 피더도 고려해 보라. 장난감만 가지고 노는 것보다는 당신과 함께 노는 걸 언제나 더 좋아한다는 사실도 알아두라. 당신이 함께 가지고 놀 수 있는 인터랙티브한 장난감을 골라라.”

플라스틱이 없는 고양이 장난감도 있다! 아마 집에 있는 물건들을 활용해 스크래처와 고양이 텐트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의 개 거시. 다 자란 거시의 씹는 힘을 견딜 수 있는 건 소뼈 뿐이다
필자의 개 거시. 다 자란 거시의 씹는 힘을 견딜 수 있는 건 소뼈 뿐이다 ⓒKATE BRATSKEIR

* HuffPost US의 Are Plastic Dog Toys Harming Your Pet?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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