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9월 04일 17시 06분 KST

바닷속 메탄 덩어리는 기후변화의 시한폭탄일까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더욱 강력한 온실 가스다

BOLOGNA SANDWICH FOR HUFFPOST
Alvin

 

대서양 해저 - 노스 캐롤라이나 해변에서 64킬로미터 떨어진 바다에서 84미터 길이의 해양조사선 아틀란티스가 어둡고 텅 빈 바다를 일정한 간격으로 항해하며 바닷속으로 음파를 쏜다. 400미터 아래에서 강력한 온실 가스인 메탄이 해저로부터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아우터 뱅크스에 있는 피 아일랜드에서 이름을 딴 이 수중 지역은 2012년 이후 대서양 해변에서 발견된, 메탄이 새어나오는 곳 수백 군데 중 하나다. 인간이 이 수중 세계를 탐구한 적은 없었다. 해양학자이자 미생물학자인 사만다 조이가 여기에 도전하고 있다.

오전 6시, 조이는 차가 들어있는 보온병을 가지고 아틀란티스의 컴퓨터 랩에 들어갔다. 소나 결과를 확인하는 조이는 불안해 보였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해양 지질학자 제이슨 체이터는 밤에 몇 시간 동안 대양저 매핑을 했다. 무지개 색깔 이미지에서 보이는 거품 기둥을 가리킨다. 가장 큰 거품 기둥은 해저에서 250미터 정도까지 올라왔다. 해수면까지 절반 정도의 깊이다.

체이터는 조이에게 “여길 먼저 가게 될 거야.”라고 말했다.

보라색 테 안경을 쓴 조이는 그의 어깨 너머로 바라본다. 미친 과학자 같은 웃음이 조이의 얼굴에 번진다.

이런 곳은 냉용수(cold seep) 지역이라 불린다. 메탄 등 탄화수소들이 해저에서 자연적으로 배출되는 곳이다. 냉용수 지역에는 다양한 유기체들이 서식한다. 조이는 그중에서 크고 길쭉한 사상균 베기아토아를 좋아한다.

베기아토아는 유독한 황화수소 가스에서 에너지를 얻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물 같은 군락을 형성해 메탄을 섭취하는 미생물들이 모이게 한다. 이 미생물 집단은 생물학적 필터 작용을 하여 냉용수를 가리고 물기둥과 대기에 들어가는 기체의 양을 줄인다.

DEEP SEARCH IVAN HURZELER/ERIN HENNING
해양학자 사만다 조이와 심해 생태학자 에릭 코데스가 아틀란티스호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년 8월

대서양 대륙 근처 부분에 냉용수 지역이 있다는 사실은 예전부터 알려져 있으나, 최근 소나 이미징 기술이 발전하여 위치를 찾아낼 수 있게 되었다(최근 몇 년 동안 북미 북서부 태평양 해안 근처에서 수백 곳이 새로 발견되었다). 새로운 기술이라 현재 배출되는 메탄의 양이 20년 전, 200년 전에 비해 어떤지를 파악할 기준 자료는 없다.

메탄은 가장 강력한 온실 가스 중 하나다. 메탄의 여러 발생원들이 잘 파악되어 있으나, 전세계 배출량이 최근 늘어난 이유는 아직 과학계에서 토론의 대상이다.

2주에 걸친 아틀란티스호 원정은 ‘딥 서치’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미 정부가 자금을 대는 5년짜리 연구로, 아직까지 거의 연구된 바 없는 대서양 깊은 곳의 냉용수 지역, 협곡, 산호초 생태계 등을 탐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매사추세츠주 우즈 홀에서 20명 이상의 과학자로 구성된 팀이 2018년 8월 중순에 미국 남동부 해안에서 대서양에 십여 명이 탄 잠수정으로 이제까지 거의 관측된 바 없는 지역을 탐사하려는 계획을 시작했다.

조지아 대학교 교수인 조이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메탄이 나오는 곳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과 이곳의 복잡한 미생물 생태계를 알아나갈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조이가 2006년에 참여했던 멕시코 만 탐사팀은 거대한 메탄 수화물 덩어리를 발견했다. 메탄 가스가 단단하고 얼음 같은 형태로 굳어져 깊은 해양 퇴적물에 대량으로 널려 있었다. 용 머리를 닮은 모양이라 ‘잠자는 용’(sleeping dragon)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조이가 보기엔 적절한 비유다. 메탄이 지구 대기에 대량 유출되는 사태가 생긴다면 재앙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메탄 용을 깨우고 있다. 꼭 가둬두고 싶은 용이다.” 조이의 말이다.

NOAA OFFICE OF OCEAN EXPLORATION AND RESEARCH
미국 대서양 해변의 여러 냉용수 지역의 메탄 수화물. 이는 메탄이 얼어붙은 형태로 심해에 흔하며, 지구 틴소의 20% 가까이가 이런 형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메탄(CH4)은 지구의 자연적 탄소 순환의 일부다. 습지, 흙, 화산, 들불, 논, 심지어 흰개미 등도 메탄을 배출한다. 바다에서는 미생물계나 지각 깊은 곳의 지질 작용이 해저의 죽은 물고기, 크릴, 박테리아 등 유기물을 분해할 때 메탄이 생성된다.

메탄은 아주 강력한 오염 물질이기도 하다. 대기 중에 있을 경우 한 세기에 걸쳐 열을 가두는 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약 30배 강력하다. 지구의 보호막에서 메탄의 양은 이산화탄소에 비하면 훨씬 적지만, 인간이 일으킨 지구 온난화 중 메탄의 영향은 약 5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1750년 이후 메탄 농도는 150% 이상 상승했다. 화석 연료 생산, 농업, 삼림 감소가 원인이었다.

심해와 북극 영구동토층에는 방대한 양의 메탄이 수화된 상태로 갇혀 있다. ‘메탄 얼음’, ‘파이어 아이스’라고 불리는 이 수화물은 메탄이 저온 고압 상태에서 물과 결합하여 만들어진다. 지구에서 가장 많은 탄소가 갇혀 있는 곳으로, 전지구 탄소의 16~20%가 여기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탐사의 수장인 템플 대학교 심해 생태학자 에릭 코데스는 우즈 홀에서 아틀란티스호가 출항할 때 “전세계 숲과 생명체를 다 합친 것보다 메탄 수화물에 든 탄소가 더 많다.”고 말했다.

아주 차가운 심해와 같은 곳에서는 수화물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더 높은 온도에 노출되거나 압력이 떨어지면 부피가 약 180배 커지며 기체로 변할 수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전세계 기후변화가 북극 영구동토층을 녹이고 해수 온도를 높이면 이런 수화물들이 분해되어 재앙을 초래하는 악순환이 시작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바다에 메탄이 많아지면 해수 속의 산소를 감소시키고 해양 생물들에게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대기중 메탄이 급격히 증가하면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엄청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 조이는 밤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이다. 20년째 메탄 유출과 열수 분출공을 연구해온 조이는 이런 시스템이 현재 바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빠른 변화에 반응할 것이라고 한다. 기후에 의한 수화물 붕괴는 가설이 아니라고 조이는 말한다.

“사람들에게 겁을 주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이게 시한폭탄이라고 말하기는 싫다. 하지만 나는 굉장히 겁이 난다.”

NOAA OFFICE OF OCEAN EXPLORATION AND RESEARCH
버지니아주 앞바다 해저에서 메탄이 배출되고 있다

처음으로 ‘잠자는 용’을 기록한 것은 2006년이었다. 10년 뒤엔 2016년에 조이는 BBC 촬영진과 함께 당시 장소를 다시 찾아갔다. 기록된 중 가장 큰 규모에 속했던 수화물 더미는 완전히 사라지고 없었다. 근처의 다른 수화물 더미도 사라졌고 크레이터만 남았다. 해저에서 폭발한 메탄이 얼어붙었던 덩어리들이 사라진 것이다. 해저 수온은 정상 수치에 비해 몇 도 높았다.

“수화물이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이걸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걸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조이는 자신을 비롯한 연구자들이 장기 연구 자금 모금에 실패했다고 한다.

대기 중 메탄 농도 상승은 과거의 지구 온난화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모든 종의 90% 정도가 죽었던 2억5천만년 전의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량절멸이 가장 심각했던 경우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과학계에서도 논란이 있으나, 수화물 분해가 주요 원인이라는 설도 있다. 2014년에 MIT 연구진이 발표한, 메탄을 생성하는 미생물이 급증했다는 설도 있다.

1억 년 전 이상의 과거에 급격히 온난화가 일어났을 때 북극 해저에서 대규모 메탄 가스 방출이 갑자기 일어났다는 징후도 발견되었다. 수화물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5천5백만 년 전의 극심한 온난화 시기였던 팔레오세 최대온난기(Late Paleocene Thermal Maximum)에는 세계 온도가 무려 8도 올랐다.

과거 기후변화와는 달리, 현재의 위기는 단 한 종의 생물, 즉 인류의 행동에 의해 일어나고 있으며 전세계 어디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화석 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가장 즉각적 위협이지만, 인류는 기후변화의 진행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여러 복잡한 시스템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메탈 유출 지역에서 발견되는 미생물군은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

500미터 깊이에 있는 피 아일랜드는 수화물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한계에 아슬아슬하게 머물러 있다. 해수 온도 상승에 굉장히 민감하며, 이와 같은 유출 지역이 전세계에 얼마나 많은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메탄에 있어 피 아일랜드는 해양 변화의 상징인 셈이다.” 조이의 말이다.

IVAN HURZELER AND DEEP SEARCH 2019 - BOEM
블레이크 릿지 유출 지역의 문어

메탄 수화물이 기화되는 상황이 곧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 보는 과학자와 메탄 전문가들도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기체 수화물 프로젝트를 이끄는 캐롤린 러펠은 ‘메탄 시한폭탄’에 대한 두려움을 부정하는 전문가들 중 하나다. 러펠의 연구에 따르면 알려진 메탄 수화물의 대다수(95%)가 수심 1천 미터 이상의 심해에 있으며, 수백 년, 수천 년 동안 온난화가 진행되어야 대규모 메탄 방출이 일어날 것이라고 한다.

러펠은 또한 해양물리학으로 인해 대기까지 배출되는 가스의 양이 크게 적다고 전화 인터뷰 중 설명했다. 메탄은 물기둥을 타고 올라가는 동안 해수에 용해되며, 미생물은 메탄을 이산화탄소로 분해한다. 수화물이 있는 곳에서 나오는 거품이 해수면까지 메탄을 간직하고 올라갈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러펠은 말한다.

2016년의 기념비적 논문에서 러펠과 뉴욕 로체스터 대학교 해양학자 존 케슬러는 “수화물에서 나온 메탄이 현재 대기에 들어가고 있다고 결론 내릴 근거는 없다.”고 썼다. 그러나 온난화에 취약한 메탄 얼음이 있는 지역들이 많으며, 특히 북극과 대륙 북부 경사지는 “파멸적 상황이 일어나면 대기 중 메탄의 주요 방출원이 될 수 있으나 그런 상황이 생길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메탄 수화물이 대중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이유는 명확하다. 그러나 러펠은 지구 대기에 메탄을 더 많이 배출할 수 있는 곳은 대륙 북쪽의 수심이 얕은 유출 지역이며 수화물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나는 요즘은 젊은이들에게 커리어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면 심해 유출 지역은 크게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메탄이 지층에서 나오고 있는 곳을 걱정하라고 한다.”

과학계에서 이 분야는 아직 초기 단계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메탄 수화물을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실행될 경우 메탄 가스 방출이 더욱 늘어날 위험이 있다.

DEEP SEARCH 2018 - BOEM, USGS, NOAA
아틀란티스호에서 퇴적물 코어를 살피는 사만다 조이

조이는 자신이 본 것과 그에 대한 의견을 미화하지 않는다. 진지한 접근 때문에 조이는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으며, 강력한 세력의 미움을 사기도 했다.

2010년 4월에 멕시코만에서 BP 딥워터 호라이즌 석유 시추선이 폭발해 2억 갤런 이상의 원유가 유출되었을 때 조이는 이미 해당 지역의 자연적 유출 지역과 미생물들을 15년째 연구하고 있었다. 재앙이 일어나고 몇 주 뒤, 조이는 샘플 수집을 위한 연구팀을 조직해 이곳에 처음으로 파견된 과학 연구선 펠리칸에 올라탔다.

첫 탐사에서 석유와 메탄의 거대한 기둥들이 멕시코 만 깊은 곳에 형성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BP가 밝힌 것보다 상황이 훨씬 나쁘다는 징후였다. BP는 기름 기둥은 없다고 우겼다. 당시 BP의 최고 경영자였던 토니 헤이워드는 “석유는 표면에 있다.”고 말했다. 후에 다른 연구자들이 조이의 발견이 옳음을 확인했다.

조이는 오바마 행정부와도 맞섰다. 2010년 8월, 백악관은 석유의 76%가 분해되었거나 제거되었다고 추정된다는 정부 보고서를 발표했다. 2주도 되지 않아 조이는 80%에 가까운 석유가 아직 바닷속에 있으며 멕시코 만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공동 작성했다. 정부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발표한 숫자가 맞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석유 유출 사고였다. 그후 조이는 과학 슈퍼 히어로 같은 존재가 되었다. 정부와 BP가 숨기려는 데이터를 공개하는 똑똑한 내향적 인물로 비춰졌다.

조이는 이 사건을 계속 파헤쳤다. 5년 뒤, 수습팀이 멕시코 만에 투하한 180만 갤런의 화학 석유 분산제상황을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높다는 논문을 공동 저술했다. 분산제는 석유를 먹는 박테리아가 쉽게 먹을 수 있도록 작게 분해하기보다는 오히려 미생물의 석유 분해력을 저하시켰다고 조이는 밝혔다.

당시 조이는 AP에 “분산제는 해수면의 석유에는 효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동료 과학자들은 조이가 ‘자연의 힘’이며, ‘과학을 일반 대중에게 전하려고 영웅적 노력을 한’ 연구자라고들 한다.

코데스와 조이는 2001년에 처음으로 같이 항해한 이후로 계속 협력하고 있다. 코데스는 조이의 에너지 수준에 맞출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내가 아는 과학자 중 가장 창의적인 사람에 속한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동시에 해석하며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그리고 놀라운 능력이 있어 틀릴 때보다는 맞을 때가 더 많다.” 코데스의 말이다.

오전 8시가 되기 조금 전, 조이와 미 지질조사국의 미생물학자 크리스 켈로그는 아틀란티스의 선미에 있는 좁은 계단 꼭대기로 올라가 스니커를 벗었다. 켈로그는 갑판에서 바라보는 동료 연구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조이는 가볍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두 사람은 작은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 3인승 잠수정 앨빈에 탑승한다. 1986년에 타이타닉호 잔해를 조사할 때 쓰였던 것으로 유명한 잠수정이다. 앞부분에는 로봇 팔 두 개, 여러 개의 카메라, 샘플을 채취하여 담을 수 있는 바구니가 있다.

앨빈의 해치가 닫히자 거대한 유압식 크레인이 잠수정을 바다에 넣었다. 탑승자들은 어둠 속으로 내려갔다.

1990년대 중반에 건조된 아틀란티스호는 미국 해군 소유다. 50명 이상이 탈 수 있으며 선상에 실험실 6개가 있고 앨빈을 보조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아틀란티스호와 앨빈은 음성 전화로 늘 연결되어 있다. 앨빈이 잠수 중일 때 갑판 아래로 내려가면 앨빈에서 보내는 무선 연락이 아틀란티스호의 강철 선체를 뚫고 울리는 것이 들린다.

CHRIS D’ANGELO/HUFFPOST
연구선 아틀란티스호에서 3인승 잠수정 앨빈을 입수시키고 있다

8시간 후 앨빈은 이번 항해의 첫 샘플을 가지고 천천히 수면으로 올라왔다. 신이 난 과학자들은 갯지렁이, 불가사리, 탄산연암, 진흙 같은 퇴적물, 베기아토아 등을 풀어냈다. 앨빈의 선체 밖에는 죽은 오징어가 붙어있다. 호기심 탓에 생명을 잃은 녀석이다.

잠수는 성공적이었다. 가시성도 좋았고, 해류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으며 샘플을 많이 얻었다. 그러나 조이는 실망했다. 레이더에서 보았던 메탄 기둥을 볼 수 없었으며, 코어(core)라 불리는 진흙 샘플들이 수면으로 올라오는 도중 가스가 사라져 안의 침전물을 파악하기가 어려워졌다. 조이는 샘플들이 가스를 확 내뿜은 것으로 보아 수화물이 들어있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다행히 샘플들이 다 망가진 것은 아니었다. 추운 심해와 비슷하게 만들어둔 대형 냉장실에서 하루를 보낸 베기아토아는 산소를 찾아 진흙 위로 기어올라 아름다운 기하학적 흰 구조를 이루었다. 냉장실에서 일하느라 우주복 같은 점프수트를 입은 조이는 현미경 아래에 접시를 놓고 내게 들여다 보라고 했다. 가까이서 보니 베기아토아는 속이 빈 스파게티 같은 모양이었다. 몇몇 베기토기아 안에는 노란 황 분자가 튀는 것이 보였다. 반투명한 벌레가 밑으로 들어가서 베기아토아가 몸을 굴리고 뒤집었다.

“바다 바닥에서 온 금과도 같다. 흰 금이다.” 조이가 말했다.

NOAA OFFICE OF OCEAN EXPLORATION AND RESEARCH, WINDOWS TO THE DEEP 2019
대서양 유출 지역에서 흰 베기아토아 박테리아가 해저를 덮고 있다

이 박테리아가 사는 메탄 유출 지역의 환경은 잔혹하다. 다양하며 중요한 생태계이기도 하다. 수억 명의 인간들이 식량과 수입을 얻는 해양 먹이그물의 기반의 일부다.

미 지질조사국의 심해 해저 생태학자 아만다 데모풀로스는 해저와 인간과의 관계를 알리길 바란다.

데모풀로스는 항해 중 대부분의 저녁 시간을 실험실에서 해저 퇴적물 샘플을 다루며 보낸다. 진흙의 코어를 정확히 측정해 자르고, 나중에 분석하기 위해 퇴적물을 깔대기로 조심스럽게 작은 병에 담아야 하는 등 지루한 작업이다. 코어 하나에 수백 마리의 미생물이 있을 수 있고, 연구팀은 이들을 식별하고 기록한다. 이 작은 생물들은 생태계의 건강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며, 해저로 순환되는 유기 물질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이 사라진다면 유기물질은 아무 생물도 살 수 없는 환경을 만들 수도 있다고 데모풀로스는 말한다.

“정원에 건강한 지렁이들이 살길 바라듯, 바다에도 건강한 동물들이 필요하다.”

DAN FORNARI, WOODS HOLE OCEANOGRAPHIC INSTITUTION/NOAA OFFICE OF OCEAN EXPLORATION AND RESEARCH
대서양 해저

항해 10일째, 나는 조이와 함께 ‘용 사냥’에 따라갔다. 노스 캐롤라이나 해변에서 2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 수심 2.5킬로미터 정도 지점으로 내려갔다.

잠수정을 타고 바다로 들어가는 것은 머나먼 은하계에 슬로우 모션으로 떨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8센티미터 두께의 티타늄 벽 밖에는 새우, 해파리, 달걀이 길게 이어져 있는 것 같이 생긴 살프(salp 피낭류의 생물) 등 생체 발광하는 생물들이 마구 번쩍이며 돌아다닌다. 앨빈의 로봇 팔을 피해 달아나고, 부딪혀서 터지기도 한다. 조이는 이것이 자연 최고의 불꽃놀이라고 한다.

해저로 내려가며 조이는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는 잠수정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완전한 어둠까지 내려가는데는 70분이 걸렸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어떤 동물들이 도사리고 있을지 온갖 상상이 들 수 밖에 없다. 며칠 전 흐린 협곡에 잠수했을 때는 길이가 6미터인 여섯줄아가미상어가 잠수정 정면을 들이받았다.

조종사 제퍼슨 그라우가 외부 조명을 켜서 처음으로 해저를 보게 되었다. 생경하고 아름다우며, 놀라우며 넋을 잃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그라우가 우주 같은 분위기의 음악을 틀어서 더욱 강렬했다. 이 정도 깊이로 내려오면 외부 압력이 1제곱인치(약 6.45제곱센티미터) 당 약 1.5톤 정도가 되기 때문에 앨빈은 조금 줄어든다. 여기서 해치를 여는데 필요한 힘은 사람이 꽉 찬 747 제트기를 띄우는데 드는 힘과 거의 맞먹는다.

WOODS HOLE OCEANOGRAPHIC INSTITUTION
3인승 잠수정 앨빈은 1964년부터 지금까지 5천 번 이상 잠수를 수행했다

우리가 찾아온 블레이크 릿지는 비교적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 곳이며 메탄 수화물이 많고 유출구도 많다. 조이는 그라우에게 지시를 내린다. 그라우는 잠수정을 몰면서 로봇 팔을 조종한다. 두 사람이 일하는 동안 나는 외부 카메라들을 움직이는 작은 조이스틱으로 최대한 잘 촬영해본다.

해저에는 홍합이 잔뜩 깔려있고, 그중에는 신생아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큰 것도 있다. 유령처럼 하얀 조개가 쌓여있다. 갯민숭이의 일종인 밝은 빨간색 ‘스패니시 댄서’가 지나간다. 불가사리 한 마리가 모개를 튀기며 도망간다. 우리의 존재가 보라색 문어, 게, 민태(눈이 튀어나오고 꼬리가 길며 등에는 상어 같은 아가미가 있는 괴상한 물고기다)를 당황하게 만든 것 같다. 이 생물들이 빛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일 가능성이 크다.

메탄과 황화수소 등 무기 화합물을 에너지로 바꾸는 화학 합성(광합성과도 비슷하다)을 하는 박테리아군이 심해 생물들을 지탱한다. 홍합과 조개는 이 박테리아와 공생 관계로, 안전한 살 곳을 제공하고 먹이를 얻는다.

조이와 나는 열심히 거품을 찾는다. 운이 좋으면 수화물 덩어리, 즉 용을 찾을지도 모른다. 용은 보통 바위 아래에 매달린 형태로 형성된다.

홍합이 많은 곳을 찾은 조이가 비명을 지른다. 홍합이 많다면 메탄 수화물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조이는 “곧 열반에 이를 것 같다!”고 말하고, 그라우는 잠수정을 그쪽으로 몬다.

홍합들은 죽어있었다. 그곳의 메탄 공급이 끊겼기 때문일 수 있다. 냉용수는 계속 변화하는 시스템이다. 러펠에 따르면 해저에 나무가지를 닮은 배수 시스템이 있고, 각 출구로 나오는 가스의 양은 달라질 수 있다.

조이는 잠수 일지에 ‘임종’이라고 쓰고 수심 2.169미터 지점이라고 기록해둔다.

그 날 우리는 메탄 거품이나 수화물을 보지 못했지만, 2주의 항해기간 중 거의 최대 수준의 진흙 샘플을 채취해 아틀란티스로 돌아갔다. 조이와 데모풀로스의 실험실에서 몇 달 동안 조사해야 할 정도의 양이었다.

DEEP SEARCH 2018 - BOEM, USGS, NOAA
사만다 조이와 에릭 코데스가 피 아일랜드 잠수 후 포옹하고 있다

아틀란티스 실험실에서 늦게까지 일하던 조이는 피 아일랜드 해수 샘플에서 놀라운 발견을 했다. 학생들은 해수에 녹아 있는 기체들을 추출해 성분을 분석하느라 바빴다. 조이는 혼합 기체를 따로 분리하는 복잡한 장비인 가스 크로마토그래프((유기 화합물 혼합체 분석기)에 돌린다.

‘버키’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기계가 데이터를 출력하자 조이는 입을 딱 벌렸다.

피 아일랜드와 그 위의 해수에 든 메탄이 엄청나게 많다는 샘플들이 쏟아져 나왔다. 조이는 학생들이 장난을 친 건 아닌지, 믿음직하던 버키가 고장난 건 아닌지 생각했을 정도였다.

샘플을 다시 돌려보았지만 수치는 똑같았다. 피 아일랜드 냉용수의 메탄 농도는 조이가 이제까지 본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조지아 대학교에서 시간을 더 들여 분석해본 결과는 더욱 우려스러웠다. 피 아일랜드의 미생물들은 멕시코 만에서 기록된 수치보다 10배 빨리 메탄을 먹어치우고 있지만, 메탄 공급이 갑자기 끊어진다 해도 다 먹어없애려면 618일이 걸릴 정도였다.

즉 피 아일랜드의 미생물이 없애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해저부터 수면에 이르기까지, 물기둥의 모든 지점의 샘플에서 메탄 농도는 ㅡ높았다.

“이중 일부는 대기로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 아주 무서운 일이다.” 조이의 말이다.

작년 동안 조이는 이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하려고 애써왔다. 심해의 메탄이 정상적인 조건에서 어떻게 활동하는지 우리는 알고 있지만, 현재 기후 조건은 결코 정상이 아니다. 산업시대 전에 비해 전세계 평균 온도는 거의 1.1도 올랐다. 전세계 바다는 늘어난 열의 93%를 흡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대서양 해류는 20세기 중반에 비해 15% 느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조이가 사전적으로 내린 결론은 해수 온도 상승과 해양 순환 약화로 인한 수화물 분해가 늘어나 대서양 가장자리에서 메탄 배출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곧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를 주장할 계획이다.

항해 이후 조이와 학생들은 메탄을 먹는 미생물들을 다양한 조건에 노출시켜 보았다. 무엇에 반응하는지, 미래 기후 변화에 어떻게 반응할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이 연구는 인간이 개입해야 할 경우 중요성이 증명될 것이다. 현재 과학자들은 인공 강우를 위해 구름 씨 부리기, 산호초가 백화되어 죽는 것을 막기 위한 지구공학 등을 탐구하고 있다. 박테리아를 변형시켜 메탄을 더 효과적으로 처리하게 한다든가, 성장과 활동을 촉진하도록 영양을 공급해줄 수도 있을지 모른다.

조이는 인간이 거들어주면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를 메탄 급증에 맞설 수 있는 자연 유기체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멕시코 만 연구 후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석유 유출 직후 메탄을 먹는 박테리아가 급증하여, 대양에서 기록된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메탄을 먹어치웠다.

“우리가 꿈꾸는 정도의 신진대사 능력을 가진 마법의 유기체를 찾아보자는 생각이 이 작업을 하는 동기다.”

 

* HuffPost US의 Chasing The Methane Dragon That Lurks In The Deep Sea를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