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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9월 04일 14시 02분 KST

유튜브의 달라진 '노란달러 시스템'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일부 콘텐츠에 광고가 붙지 않게 하는 시스템이다.

#1.

구독자 수 4500여명에 이르는 유튜브 채널 ‘직진TV’ 운영자 이선행(27)씨는 요즘 유튜브 ‘노란달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노란색 달러는 유튜브가 광고주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영상에 붙이는 아이콘이다. 이씨는 자신의 채널에 주로 군 관련 이슈에 대한 영상을 올리는데, 지난 6월부터 광고 수익 창출을 제한하는 노란달러가 붙기 시작했다. 이씨의 영상에는 ‘여군 대위 부사관 폭행사건에 대한 생각’, ‘군대 내 여군 성 관련 문제 무엇이 문제일까’, ‘여군으로서 경험했던 성차별 이야기’ 등에 노란달러가 붙어 있다. 이씨는 “제목이나 태그에 ‘여군’ ‘성’ ‘차별’ 등의 단어가 있으면 내용은 보지도 않고 무조건 노란달러 제재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2.

구독자 수가 12만8천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 ‘법알못 가이드’ 운영자 박남주(34)씨도 비슷한 호소를 했다. 박씨가 올린 191개 영상 가운데 26개에 노란달러가 붙었다. 아동·청소년 보호법이나 ‘조두순 사건’ 관련 이슈를 다룬 영상에도 노란달러가 붙었다. 지난 7월에는 6살 아이가 유튜브 방송으로 95억원 상당의 건물을 매입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박씨가 사실관계를 해설하는 내용을 담아 ‘보람튜브 정말 배 아픈 게 전부일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는데 변함없이 노란달러가 붙었다. 박씨는 “이 영상의 조회 수가 2만2천회가 넘는데, 추정 수익은 노란달러가 붙지 않았을 때의 10분의 1 정도”라고 말했다.

구독자 수 4500여명인 유튜브 채널 직진티브이TV 운영자 이선행(27)씨의 영상에 지난 6월부터 ‘노란달러’가 부착되기 시작했다. 직진TV 수익 창출 체크 리스트.

최근 유튜브가 일부 콘텐츠에 광고가 붙지 않게 하는 이른바 ‘노란달러 시스템’을 강화하면서 유튜버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유튜브의 ‘광고주 친화적인 콘텐츠 가이드라인’을 보면, 부적절한 언어, 폭력, 성인용 콘텐츠,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 및 민감한 사건 등 11개 항목에 해당하는 영상은 노란달러 부착 대상이 된다. 유튜브는 구독자 수가 1천명 이상이며 최근 1년 동안 동영상 시청 시간이 4천 시간을 넘긴 이들에게만 수익 창출을 신청할 기회를 부여한다. 하지만 노란달러를 받으면 영상 앞뒤로 붙는 광고의 종류가 제한되거나 광고가 아예 붙지 않는다. 추천 영상에 해당 영상이 뜨는 횟수도 줄게 되면서 유튜버는 자연스레 수익이 줄게 된다.

2017년 8월 도입된 노란달러 제도는 지난 6월 유튜브가 콘텐츠 품질 가이드라인을 강화하면서 더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유튜버들은 우선 대상 영상의 범위가 너무 넓은 점에 불만을 표시한다. 역사 이슈를 다루는 한 유튜버가 올린 ‘김상옥 종로경찰서 의거 이야기’ 영상에는 제목에 ‘폭파’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는 이유로 노란달러가 붙기도 했다.

특히 시사 이슈나 뉴스를 설명하는 성격의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들은 고민이 깊다. 이들은 유튜브가 ‘광고주에 적합하지 않은 콘텐츠’로 판단하는 ‘민감한 사안을 다룬 영상’이라는 기준을 문제로 삼는다. 유튜브는 ‘민감한 주제 또는 사건을 다루거나 이에 집중하는 콘텐츠는 일반적으로 광고가 게재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규정하고 이런 영상에 노란달러를 붙이고 있다. 해설만으로 이루어진 콘텐츠에도 이 정책이 적용된다고 유튜브는 설명하고 있다.

근거가 불투명한 점도 문제다. 유튜버들은 자신의 영상에 노란달러 아이콘이 붙어도 어떤 기준을 위반했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유튜브가 노란달러 아이콘을 붙일 때 ‘대부분의 광고주에게 적합하지 않다’고만 통지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노란달러를 받고도 이유를 알 수 없는 유튜버들 사이에선 ‘노딱(노란달러 딱지) 안 달리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유하면서 유튜브의 의도를 추정하고 있다. 한 유튜버는 “노란달러는 영상의 섬네일과 제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데, 영상에 노란색이 많으면 ‘피부색이 많이 노출된 선정적인 콘텐츠’라고 유튜브가 판단해 노란달러가 달린다”고 말했다. ‘법알못 가이드’ 운영자 박남주씨도 “섬네일 자막의 색깔을 바꾸거나 특정 단어를 빼면 다시 노란딱지가 떨어질 때가 있다”며 “문제없는 영상인데도 인공지능(AI)의 기계적인 판단 때문에 수익 창출 기회도 뺏기는 건 잘못”이라고 말했다. 직진TV 운영자 이선행씨는 “법을 어겼다고 통지하고선 스스로 법전에서 그 이유를 찾아보란 식”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쪽은 이에 대해 콘텐츠 품질 관리 차원에서 노란달러는 어쩔 수 없는 조처라고 설명했다. 유튜브 관계자는 “지난 6월 증오성 콘텐츠에 관한 정책을 강화했고, 정책을 위반하는 영상을 삭제하는 것뿐 아니라 문제가 될 여지가 있는 콘텐츠가 추천 동영상에 나타나는 것을 제한하는 시스템을 업데이트했다”며 “유튜브 광고주는 광고가 게재되는 플랫폼을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강아지를 학대하는 영상이나 잔혹한 살인 범죄를 다룬 영상 앞에 애견용품 광고나 상조 광고를 붙이기는 어렵다는 게 유튜브의 판단이다. 선정 기준 불투명성과 관련해서는 “유튜브는 부적절한 콘텐츠를 찾아내기 위해 머신러닝 기술과 인력을 함께 활용해오고 있다”며 “개별 영상의 노란달러 부착 이유에 대해 하나하나 해명할 수는 없지만, 유튜버들은 항소 절차를 통해 ‘검토 요청’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