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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학 재학 중인 남학생이 '소녀상 퍼포먼스'를 진행한 이유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중단한 것에 항의하는 의미였다.

  • 김현유
  • 입력 2019.09.03 12:37
  • 수정 2019.09.03 12:38

도쿄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이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중단한 것에 항의하며 직접 소녀상으로 분장하는 퍼포먼스에 나섰다. 이 학생은 ”예술 작품마저 검열하는 일본의 후진성에 저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일, ‘거짓말하지 마‘라는 뜻의 ‘돈 텔미 어 라이(Don`t tell me a lie)’와 같은 발음의 아이디를 가진 트위터리안 ‘donttellmeARAI’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표현의 부자유와 싸우고 왔습니다[아이치 트리엔날레]”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고 밝혔다.

ⓒYouTube

도쿄대학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donttellmeARAI’는 유튜브 영상과 함께 ”이 영상은 제가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한 퍼포먼스”라고 설명했다. ‘donttellmeARAI’는 ”‘표현의 자유’가 일본에서 후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영상을 보고 느낀 점이 있으신 분은 저를 따라 행동으로 보여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영상에서 ‘donttellmeARAI’는 직접 의자를 준비하고, 소녀상과 같은 모습으로 분장을 한 뒤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열리는 아이치현 나고야시 아이치현 미술관 앞에 앉았다. 이어 지나가는 시민들은 ‘donttellmeARAI’에게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냐”고 질문했고, ‘donttellmeARAI’는 퍼포먼스의 취지를 설명했다.

영상이 게시된 뒤 일본 인터넷에서는 수많은 반응이 쏟아졌다. 응원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반대도 많았다. 이 중 ”일본 정부 자금으로 일본이 증오하는 작품을 전시해야 하느냐”는 의견에 대해 ‘donttellmeARAI’는 ”보기 싫다는 생각도 당신의 자유이니, 그 감정도 지켜져야 한다”면서도 ”그 감정을 움직이는 예술작품이 검열로 배제돼선 안 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8월 3일, 아이치현의 오오무라 히데야키 지사는 임시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테러 예고와 협박을 하는 전화나 메일이 오고 있어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예술계는 ”정치적인 이유”라며 전시 중단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 왔다.

한편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아이치현이 2010년부터 3년 마다 개최해온 일본 최대 규모의 국제 예술제다. 4번째 예술제인 올해에는 30개국 90여 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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