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페니스 이상형태증에 대한 모든 것

페니스가 더 컸으면 하고 바라는 것 이상으로 삶에 영향을 준다

  • 이원열
  • 입력 2019.09.02 17:41
  • 수정 2019.09.02 18:14
Michelangelo's David
Michelangelo's David ⓒumbertop_100 via Getty Images

로스앤젤레스의 용접공 스티븐(30)의 페니스 크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발기 상태의 평균 페니스 길이가 13센티미터라는 최근 연구를 본다면, 스티븐은 평균보다 큰 편이다.

그러나 십대부터 20대 초반까지 그는 ‘페니스 이슈’를 겪었다고 한다.

“나는 늘 평균 중에서 작은 편이라고 생각했고,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내가 기분 좋으라고 하는 것이거나 나를 조종하려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스티븐은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성은 밝히지 않고 허프포스트에 털어놓았다.

신체의 다른 부분에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정기적으로 짐에 다니며 잘생겼다는 말도 듣는다. 그러나 그에게 있어 그건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가 여러 해 동안 봐왔던 인터넷 포르노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그는 육체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쉽게 포르노를 접할 수 있는 인터넷 시대에서 자라다 보니, 나를 제외한 모든 남성들이 거대한 페니스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사고방식은 그의 성생활에 큰 영향을 주었다.

“당신이 만나게 되는 여성이 나중에 아주 작은 성기를 가진 남성을 만났다고 이야기하고 다닐 것이다, 또는 다음에 만나는 남성에게 지난 번 남성보다 훨씬 크다고 말할 것이다, 같은 잘못된 인상을 받기가 쉽다.”

비교는 기쁨을 앗아간다. 특히 성기 크기의 경우 그렇다. 동시에 스티븐은 섹스 전문가들이 성기 이상형태증(혹은 페니스 신체기형성장애 penile body dysmorphic disorder, 페니스 PDD)라 부르는 증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페니스 PDD는 정신 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에 등제되어 있지는 않다. 신체기형성장애(BDD)의 하위 범주에 속하며, 페니스에 초점이 맞추어진 경우를 말한다.

성기 이상형태증은 페니스가 더 컸으면 하고 바라는 것보다 훨씬 큰 문자라고 팟캐스트 ‘릴레이션십 닥터’를 진행하는 섹스 상담가 스티븐 스나이더는 말한다.

전반적인 이상형태증과 마찬가지로, 페니스 BDD를 지닌 남성은 자신이 생각하는 외관상의 결함(페니스의 경우는 크기)에 너무나 사로잡혀 괴로움을 겪는다. 회피성 사교적 행동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페니스 이상형태증을 겪는 남성들은 강박적으로 페니스 크기를 자꾸 재거나, 데이트를 피하거나, 인터넷에서 본 페니스 확대 방법을 혼자 시도하거나, 심지어 확대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스나이더의 말이다.

다른 이상형태증과 마찬가지로, 크기 차이가 타인이 보기에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알아볼 수 없다고 해도 본인에겐 중요하지 않다. 크든, 평균적이든, 작든, 발기했을 때와 아닐 때의 차이가 얼마나 나든 상관없이 누구나 이를 겪을 수 있다. (영국 비뇨기과 저널의 한 연구에 따르면 페니스 확대 수술을 받는 남성들 대부분의 페니스는 보통 크기라고 한다.)

그러나 BDD를 겪는 사람들이 정신과를 찾지 않는 경우가 많아 페니스 이상형태증이 얼마나 흔한지는 알기 힘들다고 스나이더는 말한다.

“심한 고통을 받거나 삶에 큰 피해가 있다면, 데이트를 피하거나 쉴새없이 페니스 크기를 재는 등의 부적응행동을 한다면 이상형태증을 겪는 것이다.”

최근 미국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85.9%는 자신의 성기에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페니스 이상형태증을 겪고 있다면 크기가 아주 중요해진다. 절대 만족할 수가 없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는다 해도 무시하게 된다.

“내가 만나던 여성이 사진을 보내달라고 했다. ‘맙소사 정말 굵다’라는 답이 왔다. 대부분은 그걸 칭찬으로 받아들이겠지만 나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번에도 거짓말을 듣고 있구나 싶었다.” 스티븐의 말이다.

 

포르노가 페니스 이상형태증에 미치는 영향

통계적으로 소수에 속하는 큰 페니스를 가진 배우들이 주로 등장하기 때문에 기대치가 왜곡된 것이 일부 남성들이 페니스 이상형태증을 겪는 이유 중 하나다.

비뇨기과 전문의 아론 스피츠는 저서 ‘페니스 북’에서 페니스 확대를 고려하여 비뇨기과를 찾는 남성들 중 약 40%는 정상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포르노를 보고 자신의 페니스가 작다고 생각하게 된 경우라고 썼다.

“포르노의 큰 문제는, 대부분의 남성들은 본능적으로 ‘진짜’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스스로를 비교할 다른 대상이 있는 남성들이 드물다는 것이다. 나처럼 비뇨기과의가 아닌 이성애자 남성이라면, 페니스의 형태와 크기가 정말 다양하다는 걸 거의 이해하지 못한다.” 스피츠의 말이다.

심지어 포르노 배우들도 현실에서 보는 것과 포르노에서 보는 것의 차이에 놀란다.

성인물 배우 테오 포드4월에 허프포스트에 “업계에서 평균적 페니스 크기는 20센티미터가 넘곤 한다. 우습지만 나는 그걸 자주 까먹고, 평균적인 크기의 남성을 만날 땐 거의 놀랄 뻔한다.”고 말했다.

“포르노에서는 나 역시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아주 큰 남성들만 보면 대중들이 스스로에 대해 어떻게 느낄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들 역시 포르노는 그저 판타지에 불과하다는 걸 기억하길 바란다.”

포르노에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커야 한다는 압박은 일부 남성들에게 특히 강하게 적용된다. 포르노 사이트에는 ‘큰 흑인 성기’(big black cock, BBC)라는 검색어가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흑인 남성들은 크기 문제에 더욱 고민한다. (유색인종 남성들의 페니스가 포르노에서 묘사되는 방식에 대해 한탄하는 서브레딧들이 잔뜩 있다. 포르노 업계에서 그들의 페니스가 엄청 크다고 과장하고, 흑인의 섹슈얼리티를 편견 가득한 방식으로 다루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이다.)

인디애나주 사우스 벤드에서 흑인 십대로 자란 루크(24)는 자신의 페니스 이상형태증이 포르노 중독과 함께 일어났다고 한다.

“BBC에 대한 잘못된 믿음 때문에 페니스 사이즈를 너무 의식하게 되어서, 여성들이 내게 특별한 걸 기대한다면 실망시키기만 할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여성을 실망시킬 상황을 만들지 말자고 생각했다.” 루크는 프라이버시를 위해 성은 밝히지 않았다.

크기에 대한 불안 때문에 루크는 불과 몇 달 전까지 성관계를 가진 적이 없었다.

“내 페니스 길이는 18센티미터 정도 되지만, 그동안 봐왔던 포르노 때문에 나는 내가 기껏해야 평균이고 흑인치고는 분명 작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상형태증에 사로잡혀 오랫동안 성관계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패배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가졌다.”

 

페니스 수술을 받지 않고 페니스 이상형태증에 대처하려면

스피츠는 어떤 종류의 수술이든 받기 전에는 의사나 상담사를 만나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당신의 신체가 건강하고 잘 기능한다면,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영역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한다.

“당신이 타고난 몸을 받아들이고 최대한 건강하게 유지하며 즐겨라. 또한 타인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계속 페니스 크기를 재는 것도 좋지 않다.

“강박적인 관찰과 길이 재기는 불안감을 더 크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강박적 확인을 확 줄이는 게 중요하다.” 스나이더의 말이다.

수술을 고려하고 있지 않더라도, 데이트를 피하거나 계속 길이를 재고 있다면(이 두 가지는 페니스 BDD의 큰 위험 징후다) 세라피스트나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눠보는 게 좋다.

루크와 스티븐은 섹스를 피하는 시기는 이제 지났다고 한다. 크기에 덜 집착한다. 같은 경험을 했던 남성들과 레딧에서 페니스 이상형태증에 대한 대화를 나눈 것이 도움이 되었다. 포르노를 보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보고, 때로는 포르노 시청을 줄이는 것 역시 효과가 있었다.

“물론 모든 남성은 포르노 같은 반응을 원한다 … 아무도 누가 페니스를 보고 ‘응, 저 정도면 아마 될 것 같네.’라고 말하길 바라지는 않는다. 하지만 잘 알아보면 포르노가 얼마나 과장된 것인지 깨닫게 된다.” 스티븐의 말이다.

실제 데이트를 한 것이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그는 말한다.

현실에서는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성기 길이에 훨씬 덜 집착한다는 걸 스티븐은 깨달았다. (사실 여성들이 관심을 가진 게 있다면 그것은 굵기다. 굵은 페니스가 클리토리스 전체를 더 잘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페니스를 쓰지 않고도 여성을 만족시키는 방법이 있다. 입과 손가락을 쓰는 것이다.)

물론 퀴어 남성도 마찬가지다. 어떤 남성들은 ‘클수록 좋다’는 말을 드러내놓고 하기도 하지만, 모든 남성들이 똑같은 종류의 성적 파트너, 똑같은 종류의 섹스를 찾는 것은 아니다.

이제 스티븐은 페니스 크기와 상관없이 제대로 된 사람과 관계를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만난다.

“타인들이 섹스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가장 먼저 걱정해야 할 것은 페니스 크기, 평균보다 얼마나 긴지가 아니다. 누군가와 데이트를 할 때 친절하고, 매력적이고, 재미있고 진심을 다하는 사람이 되는 데 집중하라.”

루크도 이제 이해한다.

“내 페니스가 크든 작든 간에, 인간 관계에는 페니스 크기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내 성격이 탄탄하다면 크기는 문제가 아니다.” 루크의 말이다.

 

* HuffPost US의 Yes, Penis Dysmorphia Is A Real Thing 번역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페니스 #콤플렉스 #이상형태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