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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제해달라'는 한국의 요청에도 미국이 재차 지소미아 종료에 '실망과 우려'를 표했다

미국 국무부는 한국 정부의 결정에 대한 "강력한 우려와 실망"을 재차 표했다.

  • 허완
  • 입력 2019.08.29 11:44
  • 수정 2019.08.29 11:47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왼쪽)과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이 국방부 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었다. 알링턴, 버지니아주. 2019년 8월28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왼쪽)과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이 국방부 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었다. 알링턴, 버지니아주. 2019년 8월28일. ⓒAlex Wong via Getty Images

공개적인 불만 표출을 자제해달라는 한국 정부의 요청에도 미국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에 거듭 ‘실망‘과 ‘우려’를 밝히며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거듭 공개적으로 한국에 ‘실망과 우려‘를 밝혀왔다. 급기야 28일 외교부가 주한 미국대사를 불러 ‘공개적인 불만 표출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일도 벌어졌다.

그러나 이같은 요청은 별다른 소용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언론 브리핑에 나선 국방부 장관은 재차 ‘실망‘을 표했고, 국무부 관계자는 ‘실망‘과 ‘우려’라는 표현을 그대로 써가며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 차관보는 보다 직접적으로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언론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알링턴, 버지니아주. 2019년 8월28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언론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알링턴, 버지니아주. 2019년 8월28일. ⓒASSOCIATED PRESS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28일(현지시각) 지소미아 종료를 언급하며 ”양측이 이에 관여된 것이 실망스럽고, 여전히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과 함께한 언론 브리핑에서 ”도쿄와 서울에서 만난 카운터파트들에게 이것(실망감)을 표했고, 문제 해결을 독려하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나는 ‘우리가 마주한 북한과 중국이라는 공통의 위협, 더 큰 위협이 있다. 우리 모두(한국, 미국, 일본)가 함께할 때 우리는 더 강해진다’고 그들(한국과 일본)에 분명히 표현했다.” 에스퍼 장관의 말이다.

그는 한미일 3국이 ”이해관계와 가치, 공통점” 등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한 뒤 ”(현재의 갈등을) 신속하게 해소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을 ‘단기적’ 위협으로, 중국을 ‘장기적 위협’으로 분류한 뒤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우리의 파트너십을 어떻게 넓힐 것인지, 어떻게 동맹을 강화할 것인지” 등을 3국이 함께 고민하고 대응하는 경로로 ”복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2016년 11월23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한민구 당시 국방장관(오른쪽)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지소미아' 서명식을 갖는 모습. 
사진은 2016년 11월23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한민구 당시 국방장관(오른쪽)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지소미아' 서명식을 갖는 모습.  ⓒNurPhoto via Getty Images

 

앞서 미국 국방부는 ”문재인 정부”를 지칭하며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한 바 있다. 에스퍼 장관의 이번 발언은 ‘한국‘을 특정하는 대신 ‘양측’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점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다. 연합뉴스 등은 ‘처음으로 일본에도 실망을 표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그러나 한국 정부를 향한 미국 정부의 입장이 크게 달라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의 전날 대화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도 ‘우려‘와 ‘실망’이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하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문 정부가 일본과의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한 강력한 우려와 실망을 표한다.” 이 관계자가 28일 미국의소리(VOA)에 한 말이다.

그는 지난주에 낸 논평을 똑같이 인용하면서 ”미국은 이 결정이 미국과 우리의 동맹의 안보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고 동북아시아에서 우리가 직면한 심각한 안보적 도전에 대한 문재인 정부 일각의 심각한 오해를 반영한다는 점을 문재인 정부에 거듭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앞두고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보회의(NSC)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2019년 8월22일.
사진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앞두고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보회의(NSC)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2019년 8월22일. ⓒHandout via Getty Images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차관보도 같은 날 싱크탱크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공개 강연에서 한국 정부를 향해 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했다.

″즉각 단기적으로, 우리는 지소미아를 재확약하고 이 협정을 연장할 것을 한국에 촉구한다. 또한 우리는 양측이 의미있는 대화에 나서 서로간의 차이를 해소할 것을 촉구한다. 의미있는 대화라 함은 불만을 추가로 표출하려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문제해결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테이블에 나오는 것이다.” 슈라이버 차관보의 말이다. 

특히 그는 ”연장하지 않기로 한 (한국 정부의) 실제 결정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는 사전에 통고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소미아 종료 발표 당일 청와대는 미국과 ”거의 실시간으로” 소통했고, ”따라서 미국은 우리 정부의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우리는 우리의 안보 관계가 정치적 분쟁과 견해차에서 분리되기를 바란다”며 ”미국은 한국-일본 관계 다른 영역에서의 마찰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공통 안보 협력관계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던포드 합참의장은 ”나도 (에스퍼) 장관의 실망감을 같이한다”며 ”일본과 한국, 미국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공통의 이해관계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한미일 안보협력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강력한 양자 정보공유 협정만큼 효과적이지는 않”지만 ”(군사)정보를 공유할 다른 수단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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