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여성은 왜, 남성은 왜 자기 누드 사진을 보낼까?

자신감을 얻는다는 여성들이 많았다

ⓒAleksandarNakic via Getty Images

야한 문자나 자신의 누드 사진을 주고받는 섹스팅(sexting)은 굉장히 흔하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도 하고(“사랑해, 살아있는 소녀”라는 괴상한 문자를 보낸 게 화제가 되었다), 리아나도 하고, 십대들도 한다(그러나 흔히들 생각하는 것만큼 높은 비율로 하지는 않는다).

야한 이미지와 문자를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지 않다. 그저 성욕이 가득해서 그런 걸까, 아니면 더 깊은 곳에 숨은 동기가 있을까?

애리조나 대학교의 모건 존스턴보우는 젊은이들이 노골적인 문자를 보내는 동기가 무엇인가, 남성과 여성의 동기가 서로 다른가를 알아본 연구를 발표했다.

사회학 박사 과정 중인 존스턴보우는 일곱 개 대학교의 1천 명 이상의 학생을 대상으로 섹스팅을 하는 이유를 묻는 온라인 조사를 진행했다. 두 가지 주요 동기를 살폈다. 사진을 보내라는 외부 압력과 섹스팅을 통해 힘을 얻는(empowerment) 것이었다. 즉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누드 사진을 보낸다는 것이다.

누드나 세미 누드 사진을 보내는 가장 흔한 이유는 상대를 흥분시키기 위해서였고, 남녀간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여성 73%, 남성 67%). 마찬가지로 남녀의 40%는 상대가 보내달라고 해서 보내주었다고 답했다. 남성들도 여성과 마찬가지로 부탁에 잘 응한다는 사실에 존스턴보우는 놀랐다. “남성들 역시 사진을 보내라는 외부 압력을 느끼는 것 같았다.”고 허프포스트에 밝혔다.

그러나 상대가 흥미를 잃거나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보는 것을 막기 위해 자기 누드를 보냈다는 답변은 남성보다 여성이 4배 더 많았다.

존스턴보우는 이것이 오래된 성적 이중 잣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친밀한 관계와 섹스팅에 대한 기존 연구에 기반해, 자기 사진을 보여달라는 압박을 남성보다 여성이 평균적으로 더 많이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 사회에서 흔히 이어지곤 하는 성적 이중 잣대와 같은 것이다.”

그러나 섹스와 관련된 대부분의 것들이 그렇듯, 섹스팅과 여성의 관계는 “그가 누드 사진을 보내달라고 해서 하나 보내줬어.”보다 훨씬 복잡하다. 존스턴보우는 섹스팅을 하면 힘을 얻는다고 말하는 비율이 남성에 비해 여성이 4배 높았다고 한다. 여성은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섹시한 사진을 보낸다는 응답도 남성보다 2배 높았다.

“여성은 스스로의 섹슈얼리티를 표현하고 신체를 탐구할 안전한 공간을 만들었다고 느껴 정말로 섹스팅에서 힘을 얻을 수도 있다.” 존스턴보우의 과거 보도자료다.

그래서 누드 사진을 보내는 것은 성적 자주성을 행사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섹스팅의 부정적인 결과를 강조하는 기사들만 나왔음을 생각할 때, 이 결과는 생각해볼 만하다.

“바이럴되는 섹스팅 이야기에서 여성들은 보통 피해자로 간주되기 때문에, 여성들이 신체와 섹슈얼리티를 탐구하기 하는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AleksandarNakic via Getty Images

게다가 섹스 상담가들은 많은 여성들에게 있어 욕구란 ‘호응적’(responsive)이라고 말한다. 즉 욕구의 대상이 된다는 느낌이 가장 흥분을 준다는 뜻이다. 욕구가 섹스의 기대보다는 상대의 욕구에 대한 반응으로 생겨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연구를 보면 잘 들어맞는다.

누드를 보내서 힘을 얻을 때도, 다른 것을 얻기 위해 의무적으로 보내야 할 것 같은 때도 있다고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이성애자 코미디언 스카우트(23)는 동의한다.

“지난 번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내게 말을 하거나 예전 문자에 답을 하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 야한 문자를 바치는 것일 때가 있었다. 헤어진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내게 인간으로서 열렬한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상대도 적절한 열정을 가지고 반응한다면 힘을 얻는 기분도 든다.”

남성이 누드 사진을 당연히 받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사진을 보내는 것이 거래 같고 천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남성이 누드를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그런 행동에 따라오는 신뢰의 수준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맥이 빠지고 모욕적으로 느껴진다.” 스카우트의 말이다.

 

퀴어 여성과 이성애자 남성은 이성애자 여성과는 섹스팅을 상당히 다르게 생각한다

흥미롭게도 이번 연구 결과 퀴어 여성은 좀 달랐다. ‘요구를 받아서’, ‘흥미를 잃지 않게 하려고’라는 대답이 이성애자 여성은 더 많았던 반면, ‘힘을 얻었다고 느끼려고’, ‘자신감을 얻으려고’라는 대답은 양성애자, 레즈비언 등의 여성들에게서 더 많았다.

“이성애자 남녀의 성적 이중 잣대 때문일 수 있다. 또는 이성애자가 아닌 여성은 더 많은 제약을 경험하고, 섹스팅을 통해 자신의 신체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힘을 다시 얻는 것일지도 모른다.” 존스턴보우의 말이다.

존스턴보우는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퀴어 섹스팅과 이성애자 남성의 생각을 더 알아보고 싶어한다.

뉴저지주의 이성애자 남성 키넌(22)은 누드 사진을 보내본 적이 없으며, 남성의 신체는 여성의 신체만큼 통용되지 않기 때문에 보내야 한다는 의무감도 잘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여성의 신체는 연애 시장에서 상품화되는 반면 남성의 신체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똑같은 압력을 느끼지 않는다. 남성은 문자를 통해 돈을 자랑하거나 과하게 남성적으로 행동하기는 한다. 남성들은 그런 게 가장 가치있다는 말을 듣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에겐 거의 그렇지 않다. 안타깝게도 우리[사회]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걸 보여준다.”

별로다 싶은 누드를 보내줘야 한다는 압박을 덜 느낀다는 것은 분명 남성들에게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섹스팅의 단순한 기쁨을 놓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딕 픽(dick pic, 페니스 사진)을 보내는 남성들이 섹스팅하는 여성들 만큼 좋은 기분과 성적인 힘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존스턴보우는 이를 주제로 다음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남성들은 이미 힘을 얻었다고 느끼고 있거나, 남성성과 친밀감에 관련된 어떤 생각들 때문에 이러한 식으로 공유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

앞으로 누드 사진을 보낼 때는 보내는 이유에 대해 잠깐 생각해 보라. 당신의 이유가 사회과학 논문에 등장할 수도 있는 일이다.

 

* HuffPost US의 Why Do Women Send Nudes? Why Do Men? It’s Complicated, A New Study Finds.를 번역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누드 #섹슈얼리티 #섹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