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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중요하긴 하지만 '지구의 허파'는 아니다

따질 건 따지고 넘어가자

  • 박세회
  • 입력 2019.08.27 17:53
  • 수정 2019.08.27 17:54
ⓒASSOCIATED PRESS

아마존의 산불이 예년보다 증가했다는 기사가 쏟아지면서 ‘지구의 허파‘라는 표현이 자주 쓰이고 있다. 허프포스트 US를 비롯해 허프포스트 코리아 역시 ‘지구의 허파’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이 표현을 쓰던 중, 중고등학교 때 배운 식물의 광합성과 호흡의 보상점 개념이 떠올랐다. 

굳이 이해하지 않아도 되는 식물의 광합성과 호흡

녹색 식물은 낮에 태양에너지(햇빛)를 받으면 물과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포도당을 합성하고 산소를 배출한다. 또 광합성을 하는 와중에도 다른 모든 생물처럼 호흡을 계속한다. 호흡은 흡수한 산소로 포도당을 분해해 에너지를 만들고 물과 이산화탄소를 내뱉는 과정이다. 한편 태양에너지를 흡수할 수 없는 밤에는 광합성을 하지 않고 호흡만 한다. 결국 녹색 식물은 낮에는 이산화탄소보다는 산소를 더 많이 배출하고 밤에는 이산화탄소만 배출한다. 식물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양과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같은 점을 보상점이라고 한다.

혹시 아마존 우림이 만들어낸 산소는 아마존 우림이 다 호흡하는 건 아닐까? 쉽게 얘기하면 녹색 식물은 산소를 내뱉는 만큼 산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아마존 우림이 지구 산소의 20%를 생산한다’는 말이 틀린 건 아닐까? 

콜로라도주립대학의 대기과학 교수 스콧 데닝은 PBS에 기고한 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이 ”아마존은 지구 산소의 20%를 배출하는 지구의 허파”라고 한 말을 언급하며 ”이는 오해에 근거한다”라고 단언한다. 스콧 데닝에 따르면 아마존 우림을 비롯한 대부분의 숲은 산소를 배출하지만, 이 산소는 식물과 삼림에 공존하는 미생물들이 호흡하는 데 사용된다.

식물이 생장하며 죽은 이파리나 가지가 땅에 떨어지면 미생물들이 이를 분해한다. 이 과정을 우리는 ‘썩는다’고 말한다. 이 미생물들이 호흡하는 산소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스콧에 따르면 결국 식물이 광합성으로 내놓는 산소의 양은 식물과 미생물이 호흡하는 산소의 양과 거의 같다. 순산소 배출은 0에 가까운 셈이다. 스콧 데닝은 우리가 숨쉬는 산소의 대부분은 조류(藻類: 물속에 사는 하등 식물의 한 무리)에 의해 바다에서 생성되며 수백만 년을 버틸 만큼 충분하다고 말한다.

아마존의 우림이 불타는 건 막아야 하지만, 지구의 허파가 사라지고 있다는 식의 비이성적 비관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스콧 데닝은 아마존의 산불로 사라진 산소의 양은 전 지구적으로 보면 측정할 수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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