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8월 23일 16시 35분 KST

그린란드의 얼음이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전세계에 보내는 경고다

전세계 국가들이 기후변화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 암울한 미래가 예상된다

ASSOCIATED PRESS

그린란드 헬하임 빙하(AP) - 그린란드는 지구의 냉장고 문이 열려있는 곳이다. 빙하는 줄어들고 해수면은 상승하고 있다.

그린란드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트래킹해온 뉴욕 대학교 대기해양학자 데이비드 홀랜드는 이를 ‘지구의 종말’이라고 부른다. 미래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지리에 대한 말이다. 그러나 여러 모로 보았을 때, 여기는 더 뜨겁고 물이 많아지는 지구의 미래가 쓰여지는 곳이다.

올해 8월 하루는 북극권 한계선 바로 안쪽에 있는 이곳의 온도가 너무나 올라가서 홀랜드와 동료들은 코트와 장갑을 벗어두고 녹아내리는 얼음을 만져가며 작업했다. 가까운 도시인 쿨루수크의 아침 기온은 무려 10.7도까지 올라갔다.

홀랜드는 수천 년 된 얼음 위에 서 있다. 이 얼음은 일이년 안에 사라져 전세계 해수면을 더욱 높일 것이다.

올 여름은 그린란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이미 역대 최고온을 기록했으며 엄청난 양의 얼음이 녹았다. 여름이 끝날 무렵까지는 그린란드의 거대한 빙상에서 4400억 톤 혹은 그 이상의 얼음이 녹거나 떨어져나갈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나 그리스를 35cm의 물로 덮을 수 있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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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헬하임 빙하의 뉴욕대학교 베이스

7월 31일부터 8월 3일까지 녹은 지표 얼음의 양만도 530억 톤이 넘는다. 평년치를 400억 톤 웃도는 양이다. 따뜻해진 바닷물이 해수면 아래에서 얼음을 녹이는 양은 포함하지 않은 수치인데, 그렇게 사라지는 얼음도 엄청날 수 있다.

더워진 그린란드의 여름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 중 하나는 남동쪽의 헬하임 빙하다. 그린란드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사라져가는 이 빙하는 과학자들이 2005년에 도착한 이래 약 10킬로미터 정도 줄어들었다.

그린란드에 있는 NASA 해양학자 조시 윌리스 등의 과학자들은 녹아내리는 얼음을 지상에서 연구했다. 그들에 따르면 이 현상은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와 자연적이지만 기묘한 기상 패턴의 조합 때문이다. 그린란드의 빙하는 여름에는 줄어들었다가 겨울엔 자라곤 하지만 올해 같았던 적은 없었다.

훨씬 북쪽에 위치한 고도 3,200미터 지점의 연구 캠프인 서밋 스테이션의 기온은 올해 두 번이나 영상으로 올라갔다. 총 16.5시간 동안이나 영상 기온이 유지된 것은 처음이다. 올해 이전에 이곳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간 것은 2012년(총 6.5시간), 1889년, 중세시대가 전부다.

현대에 들어 그린란드의 얼음이 가장 많이 녹았던 것은 2012년인데, 올해는 그에 육박하나 더 심하지는 않은 해가 될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기후 모델 추정을 보면 한 해중 더 긴 기간 동안 더 넓은 지역의 빙상이 녹으리라고 예상할 수 있다. 올해 같은 해가 더 흔해질 거라고 믿을 이유가 충분하다.” 조지아 대학교의 빙하 과학자 톰 모트의 말이다.

NASA 위성 관찰 결과 그린란드의 빙하는 2003년부터 2016년 사이에 매년 약 2550억 톤씩 줄어들었고, 이 기간 동안 소실율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덴마크 기후과학자 루스 모트람이 측정한 그린란드 빙하 28곳은 거의 전부 다 줄어들었고, 특히 헬하임이 타격이 컸다.

헬하임을 보면 얼음, 눈, 물이 끝없이 이어져 있다는 인상이다. 군데군데 얼음 없는 황량한 산들이 있지만 겨울에는 눈에 덮인다. 스케일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것은 홀랜드의 팀이 탄 헬리콥터다. 헬하임 얼음 절벽앞을 지나는 헬리콥터는 거의 알아볼 수도 없는 빨간 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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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SA 과학자들이 탄 비행기에서 촬영

얼음 절벽의 높이는 70~100미터에 달한다. 그 앞에는 헬하임에서 떨어져 나온 다양한 모양의 흰 해빙, 눈, 빙산들이 넓게 펼쳐져 있다. 흰 눈과 얼음 곳곳에는 물이 고여있는데, 거의 형광색에 가까운 푸른 물은 유리 세정제를 떠올리게 한다.

파일럿 마르틴 노레고르가 빙하가 곤죽처럼 부서져 있는 곳에 착륙을 시도하며 흙이 섞인 얼음이 있는 곳을 찾는다. 헬리콥터가 내려앉을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한 곳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새하얀 얼음 밑에는 깊은 크레바스가 숨어있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추락하여 싸늘한 죽음을 맞게 된다.

홀랜드 팀은 내려서 레이더와 GPS를 설치한다. 얼음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빙하의 취약한 부분을 공격하는 따뜻한 열대 바닷물이 왜 표면으로 올라오고 있는지를 밝히기 위해서다.

“빙하가 만들어지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 수천 수만 년이 필요하다. 하지만 부서지거나 파괴되는 속도는 상당히 빠르다.” 홀랜드의 말이다.

홀랜드는 NASA의 윌리스와 마찬가지로 북미의 멕시코 만류 등에서 흘러오는 따뜻한 바닷물이 그린란드 얼음을 녹이는데 있어 생각했던 것보다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게 사실이라면 지구에게 있어 좋지 않은 소식이다. 과거 추정보다 얼음이 더 빨리, 더 많이 녹고 해수면 상승폭도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윌리스는 2100년까지 그린란드의 얼음만으로도 1미터 이상의 해수면 상승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해수면 위의 공기, 해수면 아래의 물이 어떤 역할을 얼마나 하는지를 꼭 알아야 한다.

“우리는 빙하 예보를 원한다.” 홀랜드의 말이다.

외진 이 곳에서는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의 소리도 들린다. 몇 분마다 천둥소리와 비슷한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는데, 그건 천둥이 아니라 얼음이 갈라지는 소리다.

헬리콥터로 40분 정도 떨어진 작은 도시 쿨루수크의 무구 우투아크는 자기가 어렸을 때는 겨울이 10개월씩 지속되기도 했지만 이젠 5개월만에 끝나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린란드 4위의 개썰매 선수인 그로선 중요한 일이다. 23마리의 개를 달리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경주를 할 수 없지만 개들에게 먹이는 주어야 한다. 그래서 우투아크와 친구들은 소총을 들고 작은 배 몇 척으로 고래 사냥에 나선다. 성공하면 개들은 고래고기를 먹을 수 있다. 오늘은 사냥에 실패했다.

“겨울이 없어져서 사람들이 개들을 없애고 있다.” 율린의 말이다. 그는 인근 도시 타실라크의 호텔에서 관광객들을 위한 개썰매 팀을 운영했지만 이젠 불가능해졌다.

유스투스 파울센(58) 쿨루수크 시장은 빙하가 많이 녹고 얼음이 줄었으며 기온이 올라갔고, 자신이 어렸을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배 연료가 더 많이 들어가지만 그건 괜찮다고 한다.

“우리도 여름을 가질 수 있어서 좋다.” 파울센의 말이다.

그러나 베이스캠프에서 헬하임 빙하를 바라보는 홀랜드는 더 큰 그림을 보고 있다. 좋지 않다고 한다. 이곳을 위해서도, 지구 전체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

“행성에는 여기저기 빙하가 있는 편이 좋다.” 홀랜드의 말이다.

 

* HuffPost US의 Greenland’s Fast-Melting Ice Is A Warning To The Rest Of The World를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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