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브라질 아마존 화재: 규제 완화가 기후변화를 악화시킨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향해 국제적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Ueslei Marcelino / Reuters

올해 집권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아마존 우림을 산업계에 개방하겠다고 약속했고, 환경 및 원주민 보호를 철회하고 기후변화가 마르크스주의자들의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는 이데올로그들로 내각을 채웠다.

그러나 지금 아마존을 태우고 있는 기록적인 규모의 들불은 목장주, 벌목업자, 채굴업자들이 세계 최대 규모의 숲이자 이산화탄소 저장고를 유례없는 속도로 파괴하도록 한 보우소나루의 정책이 어떤 위험을 불러오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주의 불로 피어난 연기는 남동쪽으로 3천 킬로미터 가까이 떨어진, 서반구 최대 도시 상파울루의 하늘을 검게 물들였다. 미나스 제라이스주의 파탁소족 보호구역이 불꽃에 휩싸이는 가운데 원주민 여성이 소리지르는 영상이 바이럴되기도 했다.

올해 아마존 들불은 사상 최악의 규모다. 브라질 국립 우주연구소(INPE)의 영상 데이터에 의하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4% 증가했다.

보우소나루와 비교되곤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환경 규제를 공격하고 파리 기후협약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던 2017년에 역대급 태풍과 들불이 미국을 뒤흔들었던 것과 묘한 비교를 이룬다.

건기에는 아마존에 들불이 흔히 일어나지만, 올해는 평소보다 더 건조하거나 바람이 심하지도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즉 농장주와 농부들이 불을 지른 경우가 많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여러 환경운동가들은 숲이 빠른 속도로 파괴되어 불이 더 잘 번진다고 지적했다.

“이건 자연의 복수가 아니다. 인간의 영향이 아주 크다.” 환경보호와 원주민 인권을 지지하는 브라질리아의 비영리단체 사회환경 연구소(Instituto Socioambiental)의 누리트 벤수잔의 말이다. “더 나쁜 일들이 일어날 것이란 징후다.”

ⓒASSOCIATED PRESS

INPE 데이터는 작년 동기간에 비해 올해 6월에 우림 파괴가 88% 증가했음을 감지했다. 주목할 만한 역전 현상이다. 브라질은 매년 8% 안팎의 경제 성장을 이루던 2000년대 말에 환경 보호를 강화했고 우림 파괴를 크게 줄였다. 그러나 경제 성장이 둔화되자 줄어드는 숲의 면적이 매년 늘어났다. 특히 중도우파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집권한 2016년 이후에 크게 늘었다.

우파 보우소나루는 이를 더욱 가속화했다. 영향력이 큰 농업 기업들의 지원을 받아 2018년 대선에서 승리한 보우소나루는 아마존 환경 보호를 완화했고, 아예 없애려는 시도도 했다. 현재 브라질에서는 1분에 축구장 하나 정도의 숲이 없어지고 있다. 7월까지 아마존에서는 로스 앤젤레스 정도 면적의 숲이 사라졌다. 8월초에 보우소나루는 우주 기관장을 해임했는데, 행정부의 목표와 반대되는 데이터를 발표한데 대한 복수로 보인다.

보우소나루의 과격한 행동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취임 전에 그는 좌파의 ‘기후주의 이데올로기’를 욕하는 에르네스투 아라우주를 외교부 장관으로, 인간의 탄소 배출이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에 의문을 제기하고 살해된 환경보호가들을 조롱한 리카르두 살레스를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취임하자마자 원주민 보호구역 관리 부서를 부족 복지 담당 기관에서 농업부로 바꾸었다. 농업부 장관은 기업형 농업의 든든한 협력자다. 환경 관련 기관들을 억누르고 새로운 살충제 승인을 서둘렀다.

우림 파괴 속도가 빨라져 아마존이 회복 불가능한 ‘티핑 포인트’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해왔다. 보우소나루가 대선에 승리하여 공약을 추진한다면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우려했다.

“보우소나루가 우림 파괴를 멈출 법 집행을 막는 것은 아마존 파괴에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브라질 하원 야당 원내대표 알레산드루 몰롱 연방의원이 21일에 왓츠앱 메시지로 밝혔다. “보우소나루는 과학적 데이터와 팩트를 무시하고 자신의 개인적 믿음에만 매달린다. 정말 무책임하다! 대통령의 행동이 전세계에 영향을 줄 것이다.”

숲을 없애는 큰 이유는 세계적으로 육류, 특히 붉은 고기(red meat)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양의 소고기를 생산한다. 보우소나루가 취임하기 전에도 대규모 육류 기업들은 보호구역에서 소를 키우면서도 비교적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가디언, 헤포르테 브라질, 탐사보도국(Bureau of Investigative Journalism)은 올해 발표한 공동 조사에서 밝혔다.

2001년부터 2015년 사이에 전세계에서 일어난 삼림 파괴의 4분의 1이상이 소고기, 콩, 목질 섬유 등을 생산하기 위해서 이뤄졌다고 미국 연구자들은 2018년 논문에서 밝혔다.

브라질에서 진행 중인 위기는 유엔이 이번 달에 낸 보고서에서 재앙에 가까운 전세계적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한 견제없는 개발 형태이다. 지구에서 얼음이 없는 토지의 무려 76%가 인간에 의해 변화를 겪었다. 농업과 임업 등의 토지 사용은 현재 인간의 온실 가스 배출에서 약 23%를 차지한다.

아마존과 같은 숲은 미래의 온난화를 줄이는데 핵심적이라고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유엔 회의)의 작년 보고서는 밝혔다.

“아마존은 탄소를 어마어마하게 저장할 뿐 아니라 해당 지역의 기후를 다스린다.” 야생동물보호협회의 과학 연구 디렉터 제임스 왓슨이 최근 허프포스트에 보낸 이메일이다. “숲이 줄어들면 가뭄, 화재, 탄소 배출이 더 많아진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는데, 이런 악순환이 시작되고 나면 되돌릴 수 없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도 기후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지만, 아마존이 빠른 속도로 파괴되자 보우소나루는 국제 환경 운동의 가장 큰 악당이 되었다. 8월에 노르웨이와 독일은 아마존 우림 파괴를 제한하기 위해 브라질에 지급하던 수백만 달러의 보조금을 유예했다.

보우소나루는 4월에 뉴욕 자연사박물관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환경과 인권 활동가들이 반대 시위를 벌였다. 박물관에 비난이 쏟아져 행사는 취소되었다.

ⓒASSOCIATED PRESS

그러나 보우소나루는 국제적으로 브라질에게 영향을 주려는 모든 시도를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돌리려 해왔다. 아마존 보호 노력이 브라질의 주권을 침해할 수도 있다는 브라질인들의 오래된 우려를 이용했고, 기후변화와 아마존을 좌파, 환경보호운동가, 국제사회를 공격하는 무기로 사용한다. 반세계주의자들을 내각에 일부 기용한 보우소나루가 자주 표적으로 삼는 대상들이다.

“대통령의 여러 믿음의 핵심인 것 같다. 기후변화 뿐이 아니다. 세계주의, 주권, 경제 발전도 관여되어 있다.” 상 파울루 제툴리우 바르가스 재단의 국제관계 교수 올리버 스투엔켈의 말이다. “대통령이 보기에 만약 당신이 [기후변화를] 믿는다면, 그건 브라질의 발전을 막으려는 음모론이다. … 그리고 이게 전세계에서 그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고통과 분노를 일으킨다는 걸 그도 알고 있다.”

독일과 노르웨이의 조치 후, 보우소나루는 각국 정상을 비난하더니 아마존 기금 운영위원회를 갑자기 닫아버렸다. 전 환경장관 8명은 올해 보우소나루의 정책이 아마존 파괴를 증가시켰다는 서한에 서명했다. 보우소나루는 아마존에 대한 국내외 보도와 전 환경장관들의 비판이 ‘가짜 뉴스’라고 매도했다. 과격한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은 이런 메시지들을 널리 퍼뜨린다.

보우소나루는 7월 해외 기자들 앞에서 “아마존은 우리 것이다. 세계 어떤 나라도 아마존에 대해 이야기할 도덕적 권리는 없다. 당신들은 자신의 생태계를 파괴했다.”고 말했다.

21일에는 해오던 대로 아마존에 대한 음모론을 들먹였다. 환경 단체들이 자신을 음해하기 위해 불을 지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전 환경장관이자 대선 후보였던 마리나 실바는 트위터에 “아마존이 불타고 있다. 대통령은 NGO들의 소행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진실을 외면하는 건 만성적 병리 증상이다. 이런 무책임한 태도는 브라질의 환경 재앙을 악화시킬 뿐이다.”라고 썼다. 

 

* HuffPost US의 Brazil’s Amazon Fires Highlight The Threat Of Deregulation Amid Climate Change를 번역한 것입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환경 #화재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브라질 #아마존 #산불 #보우소나루 #들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