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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LGBTQ에 대한 전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존중하는 척하는 멘트를 가끔 날린다

ⓒSOPA Images via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한지 11일만인 2017년 1월 31일에 당시로서는 훌륭한 행동으로 여겨지는 일을 했다. 백악관이 LGBTQ 인권을 지키겠다고 약속하는 보도자료를 낸 것이다. 신임 대통령이 연방 도급업체의 LGBTQ 고용인들이 직장내 차별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2014년 오바마 행정부의 행정명령을 뒤집지 않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은 LGBTQ 커뮤니티를 포함한 모든 미국인들의 인권을 단호히 보호할 것이다.”라고 당시의 메모는 선언했다.

트럼프는 그 이후 LGBTQ 인권에 대해 미국을 가스라이팅해왔다. 행정 명령, 정부 기관 규칙, 트윗 등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는 처음부터 LGBTQ 커뮤니티를 공격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 가을에 대법원에 가게 될 중요한 LGBTQ 인권 사건들에 대한 변론 취지서를 내며(지난 주에 하나 냈고 8월 23일에 하나 또 낼 예정이다)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10월 8일에 대법원은 인종, 종교,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1964년의 연방 민권법 제7조(Title VII of the Civil Rights Act of 1964)가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까지 아우르는지에 대한 세 건을 두고 구두 변론을 열 예정이다.

보스톡 v 클레이튼 카운티, 조지아와 앨티튜드 익스프레스 주식회사 v 자다 사건에서 게이 남성들은 성적 지향 때문에 해고 당했다고 말한다. R.G. & G.R. 해리스 장례식장 주식회사 v 평등고용기회위원회 사건은 에이미 스티븐스라는 장의사가 여성으로 성전환한 뒤 해고된 일을 다룬다.

간단히 말해, 법원은 ‘게이나 레즈비언이나 양성애자나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해고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답해야 하는 것이다.

8월 16일에 트럼프 행정부는 그 답이 ‘그렇다, 얼마든지 가능하다’라는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법무부는 해리스 사건 변론 취지서에서 제7조는 성적 지향이나 젠더 정체성을 보호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제7조가 입법되었던 1964년에 의원들은 ‘성차별’이 여성 인권에만 제한된다고 생각했다는 논리인데, 보수층에게 어필하기 위해 짜인 논리다.

법원도 법무부와 같은 입장이라면 직장 뿐 아니라 주택 공급, 의료, 교육에서도 LGBTQ에 대한 차별이 쉬워질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러한 영역에서도 조치를 취하고 있다.)

게다가 법무부의 주장은 여성과 남성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정관념에 들어맞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보호도 흔들 수 있다고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의 상근변호사 체이스 스트란지오는 말했다.

“사람들은 트랜스와 LGB 커뮤니티 뿐 아니라 성적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모든 사람들이 위험해진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바지를 입고 출근하고 싶어하는 여성들, 육아를 더 많이 책임지고 싶어하는 남성들.”

법무부 변론 취지서가 ‘성차별’이 젠더 고정관념을 포함한다고 판결한 1998년의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v 홉킨스 사건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앤 홉킨스는 컨설팅 회사 프라이스 워터하우스에서 파트너로 승진하지 못했다. 너무 공격적이라는 이유였다. 프라이스 워터하우스는 남성이 공격적인 성향을 가졌을 때는 긍정적으로 보았다. 법원은 이런 고정관념이 성차별의 정의에 들어간다고 보았다.

그 이후 너무 여성적이라는 이유로 차별 받은 남성들에 대해서는 6 대 3으로 판결이 났고, 오바마 정권 당시 법무부는 제7조의 정의를 넓혀 트래스젠더도 포함하도록 했다.

(앤 홉킨스는 작년에 사망했지만, 홉킨스의 딸은 대법원에서 LGBTQ 인권 지지를 밝힌 수천 명 중 하나였다. 프라이스 워터하우스도 1980년대 이후 입장을 바꾸어 법정 조언자로서 LGBTQ 인권을 지지하는 의견서에 서명했다.)

성적 지향이나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것은 젠더 고정관념의 한 형태라는 결론이 나려면 이번 세 사건 모두 홉킨스 사건의 판례에 의지해야 한다.

스카이다이빙 강사 돈 자다는 클라이언트에게 전남편이 있었다는 말을 했다가 해고당했다. 자다가 여성 강사였는데 클라이언트에게 전남편이 있었다고 말했다면 해고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다의 변호사는 성별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자다는 남성은 여성과 결혼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따르지 않았다. (자다의 전고용주는 실적 때문에 해고했다고 말한다.)

스티븐스의 경우 장례식장의 드레스 코드를 어겼다는 비난을 받았다. 스티븐스가 시스젠더 여성이었다면 어길 일이 없었을 것이다. 이 건에도 성별 때문이다.

법무부는 장례식장 소유주 토마스 로스트가 트랜스젠더 남성에 대해서도 차별했을 것이므로 스티븐스에 대한 차별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엄격한 해석이라는 탈을 쓴 법무부의 변론 취지서에는 트랜스에 대한 적대감이 곳곳에 숨어있으며 종교적 독선이 가득 함축되어 있다. 로스트가 주장하지도 않은 로스트의 종교적 믿음까지 언급한다.

스티븐스가 여성으로 행동하도록 허락하는 것은 “[해리스 홈스의] 남성 장의사가 여성 유니폼을 입고 일하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의 명령을 어기는 행위일 것”이라는 로스트의 주장도 취지서에 들어있다. 

복음주의 비영리단체인 리버티 카운슬은 이 사건에 종교의 자유에 대한 주장을 넣으려고 대놓고 노력했다. LGBTQ에 대한 차별 금지는 종교집단에 대한 수정헌법1조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집권 후 노동부 역시 동성애혐오와 트랜스혐오를 종교로 포장하는 전략을 써왔다. 지난 주에 노동부는 종교를 구실로 들어 기업이 LGBTQ 노동자를 차별하기 쉽게 만드는 규칙을 제안했다.

남부 빈곤 법률 센터가 반 LGBT 증오 단체로 간주하는 리버티 카운슬은 이를 환영했으나, 거의 모든 시민권 단체는 규탄했다.

‘종교의 자유’라는 구실로 소수 집단을 차별하는 것은 ‘비뚤어졌다’고 무슬림 에드버키츠(Muslim Advocates)의 정책 담당자가 지난 주에 시민권 및 종교 단체 8개가 가진 프레스 콜에서 밝혔다.

미국 최대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nti-Defamation League, ADL)의 스티브 프리먼 부회장은 “종교의 자유를 또 한번 오용하고 있다. 우리는 종교의 자유가 방패가 아닌 칼로 이용되는 경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21일에 워싱턴 블레이드의 기자는 행정부가 직장에서 LGBT를 차별하기 쉽도록 하고 있는 게 괜찮다고 생각하는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물었다.

트럼프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그 커뮤니티와 아주 잘 지내왔고 내 가장 큰 지지자 중 일부는 그 커뮤니티다. 그들과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나는 그 커뮤니티와 아주 잘 지내왔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늘 나와 함께 하고,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한다. 로그 캐빈 그룹에서 최근 큰 지원을 보내주었다.”

그건 사실이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게이 및 레즈비언 단체 로그 캐빈은 이번 주에 2020년 대선 트럼프 지지를 밝혔다.

그러나 미켈란젤로 시뇨릴레가 워싱턴 포스트에서 지적했듯, LGBT 유권자 중 2016년에 트럼프를 찍은 이들은 14%에 불과했다. 트럼프가 게이 인권에 대해 대중에게 끊임없이 가스라이팅을 하는 것은 실제 시민권보다는 이성애자 유권자에게 어필하기 위함이라고 시뇨릴레는 주장한다.

“LGBTQ 친화적인 말을 가끔 하고, 로그 캐빈 등의 지지를 받는 것의 목표는 대놓고 반 LGBTQ 편견을 드러냈을 때 등을 돌릴 수도 있는 이성애자 유권자들을 누그러뜨리기 위함으로 보인다.”

속지 말자.

 

* HuffPost US의 Donald Trump’s War On LGBTQ Americans Is Ramping Up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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