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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제1저자' 논문, 나랏돈 2500만원 지원받아 작성됐다

한국연구재단 “조사 결과 지켜본 뒤 조치 취할 것”

ⓒ뉴스1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이 나랏돈 2500만원이 지원된 신진교수 연구사업의 결과물로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진학자의 연구를 지원하는 사업비가 고교생 ‘스펙 쌓기’에 활용된 셈이다. 한국연구재단은 “단국대 윤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22일 한국연구재단 등 취재 결과, 조씨가 제1저자로 기재돼 2009년 대한병리학회 학회지에 등재된 영어 의학논문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은 한국연구재단에서 ‘기초과학 분야 신진교수 지원’ 목적으로 연구비 2500만원을 지원한 연구 과제의 성과물 2건 중 하나로 먼저 제출됐다. 준정부기관인 한국연구재단은 당시 매년 교원으로 임용된지 5년 이내 연구자에게 2000여만원의 신진교수 연구지원비를 지급했다.

구비는 조씨 논문의 저자로 함께 이름을 올린 단국대 의대 김아무개 교수가 신청해 받았다. 연구비는 2006년 7월부터 1년 동안 지급됐다. 김 교수는 연구 성과물을 결과물 제출 기한을 석 달 앞둔 2009년 3월 제출했다.

나랏돈이 투입된 신진교수 연구지원비가 고교생인 조 후보자 딸이 대학 진학에 도움을 받기 위한 논문에 활용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씨 논문의 교신저자였던 장영표 단국대 교수는 전날 CBC <김현정의 라디오쇼>를 통해 “(논문을) 외국 저널에 실으려고 계획을 했는데, 얘(조 후보자 딸)가 와서 일을 하고, 대학 가는 데 써야 되잖아요. …그래서 빨리 싣는 쪽을 택해 국내 저널로 (등재)했다”고 말했다. 논문의 용도가 조 후보자 딸의 대학 진학에 도움을 주는 쪽으로도 활용됐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생명과학 연구자들 커뮤니티인 생물학연구정보센터 ‘브릭’에서 한 연구자는 “혈세로 이루어진 연구비가 개인의 욕망에 사용됐다”며 “한국연구재단은 단국대에 연구부정 등에 대한 조사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씨 논문이 애초 연구비 신청 때 제출한 연구주제와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교수는 2006년 연구사업에 지원하면서 연구 주제로 ‘흰 쥐의 뇌 활동 관련 연구’(LPS로 감작된 신생 흰쥐에서 스테로이드가 뇌의 백색질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발생학적 연구)를 하겠다고 했는데, 연구 결과물로 제출된 조씨 논문은 동물실험이 아닌 신생아에서 혈액을 체취해서 유전자를 분석한 것으로 관련성이 적다는 것이다. 복수의 의학계 연구자들은 “연구 과제와 조씨 논문이 서로 관계가 없는 연구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엄격히 따지면 연구 주제로부터 파생된 연구로는 보기는 애매하다”고 말했다. 다만 김 교수는 논문 제출기한이 지난 2009년 12월 대한체질인류학회지에 발표한 흰쥐 관련 논문(덱사메타손이 신생 흰쥐의 O1 혹은 O4 면역 반응성 희소돌기아교세포의 발달에 미치는 효과)을 추가 제출했다.

한국연구재단 관계자는 “단국대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국가 연구개발 사업의 참여를 제한하거나 연구비 환수 조치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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