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8월 21일 17시 23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8월 21일 17시 28분 KST

과학자들이 생태계를 파괴하는 가장 위협적인 동물 중 하나로 개를 꼽는 이유

남미 쪽은 문제가 심각하다

MARTIN BERNETTI via Getty Images
2013년 3월 28일. 칠레의 길거리 개들이 경찰차를 쫓아가고 있다. 칠레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칠레 인구의 40%가 1년에 한 번 개에 물린다고 한다.

주의 : 이 글은 절대 당신의 거실에 있는 반려견이 생태계에 위협적이라고 경고하는 글이 아닙니다. 특히 이 기사에서 언급하는 집 밖을 자유롭게 오가는 가정견과 한국의 가정견은 생활 환경이 다릅니다. 이 기사는 개의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세계적인 상황을 놓고 고찰해보려는 목적임을 밝힙니다. 

우리는 간혹 사람과 가장 친한 친구인 개가 사실 야생의 상태에서는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군림할 수 있는 포식자라는 사실을 잊곤 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브라질의 과학자들은 지금 도회지 인근 숲에서 군집 생활을 하는 개들의 습성을 연구 중이다. 브라질에서는 현재 버려진 개들이 가장 파괴적인 포식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15마리씩 몰려다니는 대형견 무리가 야생동물들을 사냥한다. 이미 개체 수 면에서 다른 포식자들을 압도한다. 개의 개체비는 퓨마 1마리당 25마리, 오셀롯 한 마리당 85마리다. 브라질 정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의 개 개체 수는 5천200만 마리다.

브라질에 개가 얼마나 많은지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다. 미나스제라이스 연방 대학교의 생물학 연구자 마리아 파스코알은 2012년 브라질 남동쪽 대서양림 약 2400에이커 너비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어떤 개체가 가장 자주 출현하는지를 조사했는데, 카메라의 잡힌 17종의 동물 중 개의 출현율이 가장 높았다.

Ricardo Moraes / Reuters
2010년 사진. 브라질 네그루 강 산타 이자벨에 있는 한 성당에 미사 전에 들어와 앉아 있는 길거리 개. 

또한 이 개들은 야생에서 사는 개가 아니라 모두 주인 또는 삶의 손을 탄 개였다고 한다. 개는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여러 단계로 나뉜다. 야생 개, 길거리 개, 풀어 기르는 개 등은 활동 반경과 생활 환경이 다르다. 풀어 기르는 개부터 사람에게 완전 의존적인 개(반려견)까지를 가정견으로 본다.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산야 인근의 가정에서 풀어 기르는 개와 길거리 개다.

칠레의 정부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59%의 사람들이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개가 걱정거리라고 답한 결과도 있다. 복수 응답이 가능했던 해당 조사에서 빈곤한 거주환경(50%), 주택 절도(50%), 길거리 강도(49%), 쓰레기 문제(49%)보다 길거리의 개가 문제라고 답한 사람이 더 많았다. 특히 77%가 길거리 개 문제가 ‘심각하다’ 또는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개 개체수의 폭발적인 증가는 브라질이나 칠레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기도 하다. 전 세계 개의 개체 수를 정확하게 측정할 방법은 없으나 대략 9~10억 마리 정도로 본다. 산업 혁명을 거치며 폭발적으로 늘어난 세계 인구에 비례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도시에서는 개를 집 안에서 생활하는 반려동물로 여기지지만, 전 세계 있는 개 중 다수는 집 밖에서 자유롭게 풀러 길러지고 있다.

세계침습종 데이터베이스(Global Invasive Species Database)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는 길거리 개(feral dogs)들이 멸종 위기에 처한 마운틴가젤의 주 위협이며, 동아프리카에서는 길거리 개들이 옮기는 개홍역바이러스가 세렝게티 마라 생태계에 치명적인 전염병 유행을 일으키기도 했다. 길거리 개가 아닌 사람이 풀어 키우는 개 역시 거주지여 인근의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 2017년 생물보존 국제학술지에 실린 한 논문은 ”개가 야생동물에 미치는 전 지구적인 영향은 극도로 저평가됐다”라며 개에 의해 멸종된 동물이 11종, 멸종 위험 위기에 처한 종이 188종이라고 파악했다.

개들의 생태계 교란에 대한 논문을 쓴 생물학자 이자도라 레사는 워싱턴포스트에 “사람들은 개를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듣기 싫어한다”고 밝혔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PRESENTED BY 호가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