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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 스탠리의 글로벌 최고 전략가의 질문 "그 저성장이 진짜 저성장인가?"

'후퇴'를 재정의할 때가 왔다

  • 박세회
  • 입력 2019.08.20 18:05
  • 수정 2019.08.20 18:08
ⓒMail Today via Getty Images

‘R의 공포’가 세계 경제를 지배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저성장의 늪이나 마이너스 성장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발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은 이런 공포가 드러난 현상 내지는 공포의 증거라 볼 수 있겠다. 그러나 공포의 증거는 공포의 원인이 되어 경기 후퇴(recession)를 다시 가속화한다. 경기 후퇴의 아이러니다. 경기가 후퇴됐다고 떠들 때마다 경기의 후퇴는 빨라진다.

모건스탠리 투자관리사의 글로벌 최고 전략가인 루셔 샤르마는 경기 성장의 지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샤르마는 지난 17일 뉴욕타임스에 ‘저성장에 대한 우리의 비이성적인 공포’라는 칼럼을 기고했다. 해당 칼럼에서 샤르마는 ”전후의 기적은 끝났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4개의 역풍을 맞고 있다”라며 “4개의 역풍이란 무역의 반(反)세계화, 인구감소로 인한 노동가능인구의 축소, 생산성의 감소 그리고 늘어나는 부채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세상의 거의 모든 국가에서 국가적 논의의 초점은 반드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데 맞춰져 있고, 그 누구도 경기 침체의 원인이 국가가 정부가 조절할 수 없는 원인에서 근거한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라며 ”결실 없는 경기 부양 정책의 연속에 실망하기를 그만두고 이제는 경제의 성공과 실패를 재정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 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독일이 경기 후퇴(일반적으로 연속 두 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을 말한다)에 빠지기 직전에 있다고들 하는데, 진짜 중요한 건 독일의 노동 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그런 정의가 말이 되는지를 다시 물어야 한다”라며 ”현재 일본, 러시아, 중국 등의 주요 경제국을 포함한 64개의 국가가 노동력이 줄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개발도상국이 아니고, 발전의 속도가 안정화된 국가에서는 노동 가능 인구가 줄어들면 경기 후퇴의 지표인 국민총생산(GNP) 역시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

그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한강의 기적’ 등으로 대표되는 초고성장의 트랙에서 10%대 성장을 우습게 여겼던 경험이 있어, 현재의 안정화 국면의 저성장에 대한 공포가 더욱 과장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샤르마는 ”이런 과잉 반응을 피하려면 경기의 상태를 측정하는 지표로 보상과 충족을 더 잘 반영하는 지표, 예를 들면 1인당 소득 증가 등을 사용할 것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라며 ”이는 일본이 더 큰 사회 불안에 직면하지 않고 있는지를 설명해 준다. 미국보다 성장률은 낮지만, 인구가 줄고 있어 1인당 소득은 미국만큼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9년 1/4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0.4%로 역성장을 기록했으나 2/4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1.1% 성장했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는 경기 후퇴의 위기에 있는 9개 국가 중 하나로 한국을 꼽기도 했다. 그러나 1인당 명목 GNI는 2015년 3095만원에서 2018년 3679만원으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 1인당 명목 GDP는 3만1937달러로 세계 31위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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