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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수출 규제 품목'을 또 승인했다

이번에도 포토레지스트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한국에 대한 ‘무역 제재’ 품목 중 하나로 꼽은 반도체 핵심소재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의 수출을 추가로 승인했다. 8월 들어서만 두번째 수출 승인이다. 하지만 여전히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다른 2개 품목에 대한 수출은 승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1

 

20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전날 삼성전자에 대한 현지 업체의 포토레지스트 수출 신청을 허가했다. 지난 7일에 처음으로 자국 기업의 개별 수출 신청을 승인한 이후 이번이 두번째에 해당된다.

수출을 요청한 기업은 삼성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에도 일본 정부의 승인을 받아 EUV용 포토레지스트를 들여온 바 있다. 이번에는 수입 물량이 종전보다 거의 2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수출 승인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최대한 많은 재고를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4일 경제산업성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에 사용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개 핵심소재에 대해 한국에 수출할 때마다 건별로 매번 허가를 받도록 규제를 강화한 이후 내려진 수출 허가 결정인 셈이다.

이번에 허가를 받은 일본 기업이 어느 곳인지는 밝혀지진 않았으나 JSR, 신에츠, TOK 등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토레지스트가 에칭가스에 비해 사용목적이 명확한 데다가 군사전용의 우려가 없다는 일본 정부의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감광제로도 불리는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 표면에 회로 패턴을 그리는 필수 소재다. 포토레지스트가 없으면 반도체 자체를 생산할 수가 없다는 얘기다. 빛에 노출되면 화학 변화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것이다.

특히 일본 정부가 이달 들어서만 2번이나 수출을 승인한 품목은 메모리용이 아닌 EUV(극자외선) 공정용 포토레지스트다. EUV 공정은 반도체 산업이 고도로 발전하며 ‘미세화’라는 한계에 부딪힌 현재 주목받는 차세대 기술이다.

현재 10나노대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에는 193㎚(나노미터) 파장의 불화아르곤(ArF) 광원이 활용된다. 그러나 기존의 노광 장비를 10나노 이하에 적용할 경우 공정 수가 늘어나 비용이 급격히 증가한다.

EUV 기술은 13.5㎚ 광원을 활용해 이론적으로 5나노대의 미세 공정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EUV 공정을 활용해 7나노 이하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은 대만의 파운드리 1위 업체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일본이 지난달 소재 수출 규제 품목 중 하나로 EUV공정용 포토레지스트를 선택한 것을 두고, 일본 정부가 삼성전자를 노골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해석했다. 2000년대 메모리 ‘치킨게임’에서 생존해 세계 1위가 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팹리스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앞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란 분석이다.

8월에 두차례나 규제 품목에 대한 수출을 승인한 것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일본 정부가 ‘양면 전술’을 앞세워 유화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보고 있다. 포토레지스트를 제외하고 규제 품목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은 여전히 1건도 수출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에도 국내 기업이 개별 신청한 수출 요청에 대해 일본 정부가 한달여간 검토끝에 승인을 내린 것으로 보아 완전히 수출이 막힌 것은 아니다”면서도 ”여전히 과거에 비해 수입 절차가 늦어지고 여전히 일본 정부가 노골적으로 소재를 무기화삼은 것을 보면 해결 국면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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