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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소설가 아디치에 “페미니즘은 남성혐오운동 아니다”

아디치에는 실제로 페미니즘과 관련한 글로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왔다.

ⓒ뉴스1

″페미니즘이 성공하면 데이트할 때 (남성들이 여성들과) 더치페이 할 수 있잖아요.”

나이지리아 출신 소설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42)의 말이다. 반농담식으로 꺼낸 그의 말에는 페미니즘의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깨고 싶어 하는 희망이 담겨 있었다.

아디치에는 1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보라색 히비스커스’(민음사) 출간 간담회에 참석해 페미니즘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아디치에는 ‘엄마는 페미니스트‘(민음사·에세이),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창비·강연집) 등으로 세계적인 페미니스트 작가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아디치에는 이날 ”여성은 너무 오랫동안 억압 받아왔고 소외 받아왔다”며 ”페미니즘이란 이런 불평등한 상황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정의구현운동’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어떤 나라도 성평등을 완벽하게 취한 나라는 없지만 법과 제도, 정책을 바꾸고 태도나 인식도 바꿀 수 있게 사람들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면 대응할 수 있다”라며 ”그러기에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스토리텔링”이라고 강조했다.

아디치에는 실제로 페미니즘과 관련한 글로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왔다. 이번에 한국에 출간된 그의 데뷔작 ‘보라색 히비스커스’도 나이지리아 상류층 가정의 10대 소녀가 가부장제에 억압당하다 서서히 정신적 독립을 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아디치에는 페미니즘에 안 좋은 고정관념이 있다는 것을 언급하며 언젠가는 이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급진적인 페미니즘에 대해 불만을 가진 많은 사람들은 ‘문제가 있다’라며 성이 아닌 인권 문제로 다가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양측은 서로 충돌하며 새로운 남녀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아디치에는 이에 대해 ”페미니즘은 불의에 맞서는 운동이기에 갈등은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지만 남혐이 아니라 대화를 원하는 운동”이라며 ”남성들도 페미니스트가 되면 성별이 아닌 개인적 인격체로 존중받을 수 있기에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페미니즘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디치에는 미투 운동과 한국에서 인기를 얻은 탈코르셋 운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미투 운동은 최초로 여성들이 하는 성폭력 관련 이야기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가히 혁명적이지 않았나 싶고 유행이 아니라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운동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탈코르셋 운동이 ”여성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선택권을 회복시켜주는 운동”이라며 훌륭하다고 평했다. 아디치에는 평소 패션, 화장 등에 관심이 많은 작가이지만 여성들에게 엄격히 적용되고 있는 외모 기준을 벗어나려 하는 여성들의 움직임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여성들도 외모가 아니라 능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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