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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인콜렉티브 진시우·이정민 작가 별세

도시 공간의 문제를 파고들었다

옥인콜렉티브의 작품 '바깥에서', 컬러 영상, 사운드, 24분 30초, 2018.
옥인콜렉티브의 작품 '바깥에서', 컬러 영상, 사운드, 24분 30초, 2018. ⓒ옥인콜렉티브

지난 10년간 도시 공간의 재개발 문제 등을 파고드는 사회비판적 작업으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던 작가그룹 옥인콜렉티브의 멤버 진시우(왼쪽)·이정민(오른쪽)씨 부부가 최근 갑자기 세상을 등진 사실이 18일 알려졌다.

미술계 지인들에 따르면, 진 작가와 이 작가는 지난 16일 숨진 채 발견돼 유족들이 경찰에 신고했으며 현재 사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작가는 생활고를 겪어왔고, 그룹 활동도 내부 문제로 차질이 빚어져 정신적인 압박을 크게 받았을 것이라는게 지인들의 전언이다.

옥인콜렉티브의 결성은 2009년 서울 인왕산 기슭의 옥인아파트가 철거될 당시로 거슬러올라간다. 진 작가와 이 작가가 아파트에 살던 김화용 작가와 비움과 사라짐에 대한 공공예술프로젝트를 벌인 것이 계기가 되어 이듬해 4월 세 사람이 새로운 형태의 작가그룹을 꾸렸다. 이들은 시공간을 주된 작업소재로 삼아 젠트리피케이션, 불평등, 시민적 삶 같은 현안문제들을 설치, 영상, 인터넷 라디오, 설명회 등의 색다른 작업틀로 풀어내 시선을 모았다.

지난해 1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 작가에 올라 초대기획전을 벌였으며,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열린 백남준아트센터 개관 10주년 전시에도 출품했다. 동료작가 임승률씨는 “지난 1년 사이 작가그룹 운영을 놓고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이달초까지도 일본 큐레이터와 만나 현지 전시안을 논의할 정도로 새 작업에 의욕을 보이던 참이어서 갑작스러운 작별이 믿기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고인들은 ‘마지막 인사’를 암시하는 편지를 일부 지인들에게 전자우편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두 작가와 가까왔던 박재용 기획자는 자신의 누리집에 “심신이 많이 지쳐 있지만, 마지막으로 인사를 드리기 위해 힘을 낸다”고 시작되는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편지에는 “…옥인 내부 문제를 전해 들은 분들에게 의도치 않은 고통을 나눠드려 죄송하다. 옥인의 전체 운영을 맡아온 저희 방식이 큰 죄가 된다면 이렇게나마 책임지고자 한다”고 적혀 있었다. 빈소는 따로 차리지 않았다. 장례식은 20일 낮 12시 서울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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