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ATM으로 가서 달러 뽑아라" 홍콩 시위대가 자본주의의 칼을 뽑아 들다

자산의 가치를 지키는 수단이기도 하다

홍콩 시위 세력이 인증한 달러. 
홍콩 시위 세력이 인증한 달러.  ⓒlihkg.com

홍콩의 시위대가 매우 평화적이면서도 자본주의적인 ‘돈의 칼’을 빼 들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16일 홍콩의 시위대 일부가 각자가 가진 최대한 많은 돈을 뽑아 미국 달러로 바꾸는 일종의 전략을 시행 중이다. 이 전략이 기발한 이유는 자산 가치를 지키면서 동시에 중국 본토에 홍콩이 더는 ‘캐시 카우’(돈줄)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홍콩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미국의 레딧과 비슷한 게시판 형태의 웹사이트 ‘LIHKG’에 ATM에서 인출한 홍콩 달러나 미국 달러 뭉치 인증사진과 ATM에 인출 가능한 돈이 떨어졌다는 인증 사진 등이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자본주의 시위의 명칭은 ‘홍콩 달러를 미국 달러로(Cashout HKD to USD)’이며 공식 게시일은 16일이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이미 돈을 뽑기 시작했다. 하루 인출 한도가 미화로 2만 달러(약 2400만원)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미리 뽑아두려는 심산이다.

이를 주도한 대학생들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목요일(16일)까지 이미 400명 이상이 참여해 9백만 달러(약109억원)의 돈이 인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운동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해당 텔레그램 채널에는 1500명이 가입되어 있다. 이들은 인증 사진을 찍어 올리고 구글 문서에 원장을 만들어 자신들이 인출하고 바꾼 돈을 모두 기록하고 있다.

이는 중화인민공화국과 공화국을 등에 업고 시위대를 진압 중인 행정장관 캐리 람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방편이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학생 측은 중국과 캐리 람 장관에게 ”범죄인 중국 송환법의 완벽한 철회, 시위대를 폭도로 칭한 발언의 철회, 시위대에 대한 모든 법적 기소의 철회,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면밀한 조사, 행정명령에 따른 홍콩입법회 해산, 보통선거 즉각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홍콩에서는 중국의 무력이 개입되면 외국 자본이 유출되고 홍콩 달러의 가치와 법적 지위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예측이 돌고 있다. 이번 전략은 불복종의 표현일 뿐 아니라 불확실성 속에서 자산의 가치를 지키는 수단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만약 인출 운동이 홍콩 주민 전체의 인출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면 국지적 지급불능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중국 #홍콩 시위 #홍콩 시위대 #캐리람 #캐리람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