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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원이 "강간과 근친 없었다면 인류 전멸"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은 이유

리즈 체니도 이를 비판했다

  • 박세회
  • 입력 2019.08.15 18:03
  • 수정 2019.08.15 18:13
ⓒASSOCIATED PRESS

미국 공화당 소속 스티브 킹(아이오와) 하원의원이 낙태 전면 금지 법안을 옹호하기 위해 ”강간과 근친이 없었다면 인류는 전멸”이라는 궤변을 늘어놨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디모인레지스터의 최초 보도에 따르면, 스티브 킹 하원의원은 지역구인 아이오와주 어반데일에서 열린 한 보수단체의 조찬 행사에 참석해 ”만약 우리가 가계를 거슬러 올라가서 강간과 근친상간의 산물(product)들을 솎아낸다면 어떻게 되겠는가?”라며 ”그렇게 하면 이 세상에 남아있는 사람이 있겠나?”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여러 국가에서 벌어진 그 수많은 전쟁과 강간 그리고 약탈을 생각해보면 나는 나 역시 그런 행위(강간이나 근친상간)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죄는 아비나 어미의 것이지 아기의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강간과 근친상간으로 임신하는 경우 죄는 남성의 것이며 희생자는 아기가 아닌 여성이라는 사실을 흐리는 발언이다. 특히 강간과 근친상간을 지지하는 맥락으로도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위험하다. 

그의 위험한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킹은 앞서 ”진짜 강간이라면 여성의 몸은 임신이 안 되도록 모든 걸 닫는다”는 토드 에이킨 전 의원의 발언이 옳을 수도 있다고 찬동한 바 있다. 

아이오와주가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일명 ‘태아 심박 낙태 금지법’은 미국 내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낙태 금지법이다. 아이오와는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면 강간이나 근친상간의 경우를 예외로 두지 않고 사실상 모든 낙태를 금지한다. 태아의 심박은 대략 6주 때 감지되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지난 1월 아이오와주 대법원은 해당 낙태 금지법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폐기를 명령했다. 스티브 킹은 이 법안과 유사한 낙태 금지 법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 14일의 조찬 모임 역시 이런 행사 중 하나였다.

같은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자 공화당 소속 와이오밍주 하원의원인 리즈 체니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늘 스티브 킹이 한 말은 끔찍하고 괴이하다”라며 ”말해왔듯이 이제 그가 떠날 때가 왔다. 아이오와 4선거구의 사람들에겐 더 나은 의원이 어울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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