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바가지요금’ 관련 항의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릉시는 논란을 전면 부인했다.
14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기영 강릉시 보건소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8일부터 82개 숙박업소를 점검해본 결과, 위반사항을 적발한 게 없다”라며 ”숙박시설 공실 정보 안내 시스템의 가격과 비슷했고 가격은 표시한 대로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8월 초부터 강릉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피서철의 ‘바가지’에 대해 항의하는 글이 이어졌다. 한 관광객은 항의글을 통해 ”여름 휴가 때 4인 가족이 방 1개에 바비큐 비용을 포함해 총 41만원을 냈다”라며 “5성 호텔도 아니고 음식 맛은 형편없고, 가격은 바가지에 완전히 망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소장은 ”본인이 예약 사이트를 통해 확인한 것이고, 비록 바비큐가 가격 대비 부실할 수 있으나 그것 역시 본인이 선택한 것인데 바가지 천국이라고 한 것”이라며 ”아무나 글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을 캡처해 ‘바가지 온상’이라고 퍼 나르면 강원 관광 이미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강릉 전체 숙박업소 가운데 61%가 가입된 ‘숙박시설 공실 정보 안내 시스템’ 자료를 분석해보면 올해 성수기 숙박요금은 지난해와 비슷했고, 비수기보다는 50~60% 높게 형성돼 있었다”라며 ”다른 지역도 바가지요금은 마찬가지인데 강릉만 바가지요금이라고 하니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이 소장이 말한 ‘공실 정보 안내 시스템’은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바가지요금이 성행하자 강릉시가 업소별 희망 가격을 공개하겠다며 도입한 것이다. 그러나 이 소장의 언급대로 40%에 가까운 강릉시내 숙박업소는 이 시스템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이고, 가격 변동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중앙일보가 경포해수욕장 인근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여름 성수기 숙박요금은 평소의 2~3배가량 높았다. 2인실이 있는 한 펜션은 비수기에는 요금이 3만~6만원 사이였으나 성수기에는 12~16만원으로 올랐으며, 8명이 함께 잘 수 있는 방이 있는 또 다른 펜션은 비수기엔 15~20만원을 받았으나 성수기에는 45만원을 받았다. 여기에 기준인원을 초과할 경우 추가 요금이 붙었다. ”비수기 요금 대비 50~60% 높게 형성돼 있다”는 발언이 무색한 수준이다.
올 여름 강릉시를 찾은 피서객은 전년 동기 대비 51만명이 줄었다. 강릉시는 몇 차례 내린 비 때문에 피서객이 줄었다고 판단했으나, 일각에서는 바가지요금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 소장의 해명이 나온 뒤에도 인터넷에는 ‘강릉으로 가지 말기를 권한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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