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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대피" 핵 동력 미사일 의심되는 러시아 폭발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

지난 목요일에 있었던 일이다

  • 박세회
  • 입력 2019.08.14 14:53
  • 수정 2019.08.14 14:59
러시아군 주둔지인 뇨녹사에 있는 길거리 보드판. 러시아어로 '러시아 중앙 해군 훈련장'이라 적혀 있다. 
러시아군 주둔지인 뇨녹사에 있는 길거리 보드판. 러시아어로 '러시아 중앙 해군 훈련장'이라 적혀 있다.  ⓒStringer . / Reuters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의 발달로 인류 역사상 전례 없이 다양한 소식이 빠르게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아직이다. 지난 목요일(8일) 러시아의 한 지역에서 거대한 폭발이 있었으나 아직 전 세계가 이 폭발의 정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12일 기사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12일 되어서야 ”지난주에 작은 원자로가 군사 실험 중 폭발했다”고 밝혔다. 아직 비밀 엄수 상태인 이 폭발은 지난 8일 러시아 북부 백해 인근의 뇨녹사(Nyonoska) 인근에서 있었다. 최초에는 2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도되었으나 이후 러시아 당국은 최소 7명이 사망했다고 정정했다. 이 중 5명은 러시아 원자력 공사(로스아톰) 소속이다.

당시 러시아 국립핵연구센터(Russian Federal Nuclear Center)의 디렉터 뱌체슬라프 솔로비예프는 지역 티비와의 인터뷰에서 ”핵분열성 물질과 방사성 동위 원소를 포함한 방사성 물질을 원료로 하는” 소형 동력 무기의 프로토타입이라고 밝혔다. 쉽게 얘기하면 핵폭탄이 아니라 핵을 원료로 날아가는 발사체를 실험했다는 뜻이다. 핵을 원료로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사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라고 볼 수밖에는 없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들이 실험한 것이 나토에서 ‘SSC-X-9 스카이폴’이라 부르고 러시아어로는 ‘9M 730 부레베스트니크‘(Буревестник)이라 부르는 무기일 것으로 추측했다. ‘부레베스트니크’는 한국어로는 슴새를 뜻한다.이 매체는 슴새가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세계 전역을 타깃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든 크루즈 미사일(순항 미사일)이라고 봤다. 동력의 일부를 작은 핵 원자로를 통해 얻기 때문에 사실상 사거리 제한이 없다고 보면 된다.

인공위성 등의 원격 장비를 통해 조종하는 순항 미사일은 사실상 거의 무인 항공기와 비슷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륙과 탄도 미사일은 궤도를 계산해 높은 고도 혹은 대기권 밖에서 미사일을 차단한다. 

이 방식은 발사하는 순간부터 사실상 궤도가 결정되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경로를 예측하기 쉽고 경로를 예측할 수 있다면 요격이 가능하다. 그러나 순항 미사일은 상대적으로 낮은 고도에서 말 그대로 ‘항로를 바꿔가며’ 타깃을 향해 날아간다.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 격추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셈이다. 미사일 방어시스템으로 격추하기 힘든 순항 미사일의 사거리가 ‘무제한’이라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 

뉴욕타임스 역시 ”이 무기는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있는 미사일 방어용 시스템으로 막을 수 없다”라며 ”이 시스템은 대기권 밖을 통과하는 탄도 미사일의 예측 가능한 경로를 차단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위협을 의식한 듯 ”미국은 러시아의 미사일 폭발 사고에 관해 많은 사실을 알아내고 있다”라며 ”우리는 비슷하지만 더 발달된 기술을 가시고 있다”고 트윗에 쓰기도 했다. 

그러나 두 대통령의 미사일 싸움보다 중요한 건 방사성 물질의 유출이다. 폭발이 일어난 지역은 정확하게는 북부 아르한겔스크주 세베로드빈스크시 인근의 한 마을 ‘뇨녹사’에 있는 훈련장이다. 타스 통신은 세베로드빈스크시의 방사선 수치가 최대 16배까지 올라갔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 측은 배경 방사선 수치가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그린피스는 20배까지 올라갔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 기상청은 12일 방사선 수치가 4에서 16배가량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측정한 기관에 따라 수치는 갈리지만, 큰 배수로 상승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 등은 뇨녹사 지역 주민들에게 군사 훈련으로 인한 소개(혹은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타스통신에 따르면 뇨녹사 마을의 지자체장인 발레리 마셴코프가 같은 날 소개 명령을 취소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예정되어 있던 뇨녹사 지역의 군사 훈련이 취소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세베로드빈스크시의 대변인은 타스통신에 ”(뇨녹사의) 모든 게 침착하다. 일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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