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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의 안대는 어떻게 자유의 상징이 되었나?

경찰의 폭력이 시위대의 분노를 일으켰다

  • 박세회
  • 입력 2019.08.13 10:54
  • 수정 2019.08.13 10:58
ⓒThomas Peter / Reuters

검은색으로 통일한 복장을 한 홍콩 시위대 중 일부가 한쪽 눈에 안대를 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안대에 붉은 안료로 핏자국을 내기도 했다.

시위대의 일부가 안대를 하고 나선 건 수천 명의 시위대가 공항을 점거한지 나흘째 되던 지난 12일. 전날인 11일 침사추이 지역에서 있었던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한 여성이 경찰이 쏜 ‘빈백 건(beanbag gun, 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에 맞아 오른쪽 눈에 부상을 입은 데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한 방식이다. 현재 이 여성은 실명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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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경찰이 쏜 빈백에 맞아 치료 중인 시위 참가 여성. 
지난 11일 경찰이 쏜 빈백에 맞아 치료 중인 시위 참가 여성.  ⓒANTHONY WALLACE via Getty Images

이 여성은 침사추이 지역에서 시위대와 진압대가 격렬하게 충돌하던 중 이러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 측은 경찰이 쏜 빈백이나 고무총알이 그녀의 안전 고글을 뚫고 눈에 맞았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경찰 측은 경찰의 폭력에 의해 부상을 입은 증거가 없다며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당시 진압대는 최루가스를 메트로(열차 형태의 운송수단) 역에 직접 살포하기도 했다.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을 이끌었으며 현재 홍콩 저항 운동의 중심축 중 하나인 조슈아 웡(黃之鋒)은 11일 새벽에 이 여성이 빈백 총에 맞아 피를 흘리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주의 : 잔인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분노가 타올랐다.

이 사건은 시위 진압대의 무리한 무력 사용과 함께 홍콩 공항이 폐쇄에까지 이르게 한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블룸버그의 보도를 보면 지난 11일 시위대의 나흘간의 공항 점거는 예정대로라면 마지막이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여성의 부상 소식을 비롯한 경찰의 과잉진압 사례들이 전해지자 11일 시위대가 공항으로 몰려가 수천 명이 입국장과 출국장을 메우면서 공항이 폐쇄된 것으로 보도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안대가 자유의 상징이 되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밤 폭력이 확대된 흔적 - 눈에 직격탄을 맞은 여성, 메트로 역에 직접 투하된 최루탄 등을 알리는 것들이 여기저기 붙어 있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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