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콜마가 결국 두번째 사과를 했다. 이번엔 윤동한 회장이 직접 나섰다. 윤 회장은 이날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피해를 입게 된 고객사와 우리 제품을 사랑해줬던 소비자 및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죄드린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윤 회장은 11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국 콜마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7일 회사 내부 조회 시 참고자료로 활용했던 동영상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특히 여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드린다”며 “그동안 불철주야 회사를 위해 일해 오신 임직원분들께도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윤 회장이 ‘특히 여성을 향해 사과’를 한 이유는 자사의 월례조회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긴 영상을 직원들에게 강제 시청하게 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윤 회장은 서울 내곡동 신사옥에서 직원 7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월례조회에서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책과 관련한 한 유튜브 영상을 보여줬다. 이 영상에는 “아베는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임이 틀림없다”, “김정은하고는 케이크를 또 잘만 X먹었다. 그 XX을 떨면서도 한일 관계가 최악이라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담겨있었다. 해당 유튜버는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다. 그리고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이라며 여성혐오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발언이 알려지고 논란이 번지자 한국 콜마 측은 지난 9일 ”대외적 환경과 현상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최근 인터넷에서 유포되고 있는 특정 유튜브 영상 일부를 인용했다”면서 ”해당 유튜버처럼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되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윤 회장은 역사적 인물인 문익점 선생님과 관련된 책을 출간했다. 최근에는 이순신의 조력자 정걸 장군이라는 책도 직접 출간하는 등 나라 사랑과 역사 의식을 직접 실천하는 기업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진정성 없는 해명에 여론의 불만은 사그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불매운동으로 번졌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효과적인 한국콜마 불매운동’이라며 중소기업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한국콜마가 인수한 CJ헬스케어 제품을 불매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불매운동이 고조되면서 윤 회장은 결국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윤 회장은 이날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면서 제 개인의 부족함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모든 책임을 지고 이 시간 이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과오는 무겁게 꾸짖어 주시되 현업에서 땀 흘리는 임직원과 회사에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