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수감된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66)이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되어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조사에 나섰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이날 오전 6시30분께 뉴욕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교도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 보석이 기각된 후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가 발견되어 집중 감시를 받아온 가운데 벌어진 일이다.
빌 바 법무장관은 감찰국장에게 이 사태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엡스타인의 죽음은 반드시 답해야 할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고 말했다.
그의 사망은 뉴욕 법원이 엡스타인의 성매매에 관한 새로운 세부사항이 담긴 법률 서류들을 공개한 지 하루 만에 일어났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20여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한 혐의로 지난 7월 초 체포됐다. 성매매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최고 45년의 징역형이 예상된다.
맨해튼에 있는 연방 시설인 메트로폴리탄 교도소는 재판 중 또는 재판을 기다리는 용의자들을 수용하는 시설로, 미국에서 가장 보안이 투철한 교정시설 중 하나로 여겨진다.
엡스타인에 대해 최초로 쓰인 기소장과 보석 메모의 주요 내용들은 아래와 같다.
기소장:
- 엡스타인의 피해자들은 대부분 미성년자들이며, 14세에 불과한 피해자도 있었다. 엡스타인은 그들 중 상당수가 미성년자임을 알고 있었다. 스스로 자신의 나이를 말한 피해자들도 있었다.
- 피해자들에게 수백 달러를 주며 강제로 다른 피해자들을 끌어오게 시켜, 학대할 새로운 소녀들을 계속 데려왔다.
- 엡스타인은 미성년자들을 찾고 성적인 만남을 주선하는 네트워크를 두고 있었다. 고소장에 의하면 뉴욕의 ‘고용자-1’과 팜 비치의 ‘고용자-2’와 ‘고용자-3’은 엡스타인과 미성년자들의 만남을 주선했다.
- 피해자들에게 처음에는 엡스타인에게 마사지를 해주라고 했다. 이 마사지에는 성행위가 종종 포함되었다. 엡스타인이나 직원 중 하나가 매번 만남 이후에 수백 달러를 현금으로 주었다.
- 엡스타인은 뉴욕 시와 플로리다주 팜 비치에 학대할 수 있는 미성년자 여성들의 네트워크를 두고 있었고, 전용기로 두 곳을 오가며 성폭력을 저질렀다.
- 기소장은 엡스타인이 성매매를 위해 사용한 모든 부동산을 정부가 압수하도록 하고 있다.
보석 메모:
- 검찰은 막대한 재산, 개인 비행기, 국제적 인맥을 지닌 엡스타인의 도주 위험이 아주 높다고 본다.
- 엡스타인은 그가 주로 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진 미국 버진 제도의 개인 소유 섬을 포함해 6곳에 집을 가지고 있다. 또한 차량 15대와 비행기 2대를 소유하고 있다.
- 엡스타인의 자택을 수사한 결과 막대한 증거를 발견했다. 피해자 연락 정보, 메모, 전화 통화 녹음 등이었다.
- 막대한 양의 젊은 여성과 소녀들의 누드 사진이 발견되었는데, 2008년 기소 후에도 계속 지니고 있었다.
- 엡스타인은 ‘증인 매수, 괴롭힘 등의 방해 행위’를 했다고 버먼은 밝혔다. 엡스타인은 수사 방해를 위해 극단적인 수단까지 쓴 혐의를 받는데, 사설 탐정이 위협 운전을 하여 누군가의 차량이 도로 밖으로 이탈하게 만들었다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