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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중단'된 소녀상이 일본에서 '작은 소녀상'으로 부활했다

“불행한 역사를 마주 보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기원한다”

ⓒHuffpost Japan

일본 최대 규모 국제 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트리엔날레)에서 ‘평화의 소녀상’(소녀상)이 개막 사흘 만에 전시 중지된 사태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일본 시민들이 미니어처 소녀상을 촬영한 사진을 에스엔에스(SNS)에 올려 공유하는 운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시민단체인 ‘한국병합(합병) 100년 도카이 행동’은 올해 초부터 ‘작은 평화의 소녀상을 확산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캠페인 참가자들이 미니어처 소녀상과 사진을 찍어 이 단체에 보내면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올린다. 지금까지 120여장의 사진이 모였다.

이 단체는 캠페인 참가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작품 비용만 받고 작은 소녀상을 보내주는 일도 하고 있다. 캠페인의 취지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일본인이 소녀상과 접하게 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니어처 소녀상은 가로와 세로 각각 13㎝로 휴대가 가능할 정도로 작지만,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놓인 평화의 소녀상과 같은 모양이다.

시민들은 집 앞에서, 여행지에서, 버스 안에서, 콘서트장에서 찍은 사진들을 이 단체에 보냈다. 소녀상이 출품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기획 전시 마지막 날이 된 지난 3일 소녀상 옆 의자에 미니어처 소녀상을 올려놓고 찍은 사진이 페이스북에 7일 올라오기도 했다. 이 단체는 홍보 영상에서 “다시는 (소녀상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혼자 두지 않겠다.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퍼지고 많은 사람이 연대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불행한 역사를 마주 보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기원한다”는 말도 담았다.

한편, 대중적으로 널리 사랑받는 일본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인 요시토모 나라(60)가 ‘평화의 소녀상’이 출품됐던 ‘표현의 부자유-그후’ 기획전이 중단된 것을 비판하는 뜻을 전하고, 대통령 탄핵을 관철시킨 시민의 힘을 언급하며 “한국은 좋은 나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트위터에서 자신을 “전쟁 반대, 핵무기 반대, 그리고 행복과 음악”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요시토모는 지난 3일 ‘표현의 부자유전’을 중단하기로 한 이래 ‘아이치현에서 전시가 중단된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잘 모르는 뉴스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은 필독’이라고 쓴 글이나, 표현의 부자유전에 협박 팩스를 보낸 혐의로 한 남자가 체포됐다는 기사도 리트윗하며 검열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요시토모는 천진하면서도 반항적인 표정을 짓는 어린 소녀나 고양이 같은 귀여운 동물을 그려 전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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