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트럼프가 백인우월주의를 '극좌파'에 비교하며 초점을 흐렸다

트럼프는 백인우월주의를 콕 집어 말하는 대신 "모든 종류의 우월주의"를 우려한다고 했다.

  • 허완
  • 입력 2019.08.08 16:56
  • 수정 2019.08.08 16:59
ⓒMANDEL NGAN via Getty Images

7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백인 우월주의 폭력 증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즉석에서 ‘안티파’(antifa ; 파시즘에 반대하는 극좌파)와 ‘다른 종류의 우월주의들’ 역시 똑같이 우려스러운 증오 단체라고 답하며 초점을 흐렸다.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을 만난 트럼프는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백인우월주의 위기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그는 ‘어떤 증오 단체도’ 반대한다고 답했다. 백인우월주의자들과 반(反)파시스트들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나는 어떤 증오 단체의 부상도 우려한다.” 트럼프가 말했다. ”나는 이걸 좋아하지 않는다. … 백인우월주의든, 다른 어떤 종류의 우월주의든. 안티파든. 어떤 증오 단체든. 나는 크게 우려하고 있으며 조치를 취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나는 어떤 증오 단체의 부상도 우려한다. 좋아하지 않는다. … 백인 우월주의든, 다른 어떤 종류의 우월주의든. 안티파든. 어떤 증오 단체든. 나는 크게 우려하고 있으며 조치를 취할 것이다.”

2017년에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열렸던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우파 단결’(Unite the Right) 시위 중 네오나치가 시위에 항의하는 시민을 고의로 차로 치어 살해한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트럼프가 ‘양쪽 모두에 아주 좋은 사람들이 있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는데, 이번 언급은 그 때를 연상케 한다.

두 발언 모두 반 파시스트 시위자들(트럼프가 보기에는 정치적 좌파 전체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백인 우월주의자들 만큼 위험하다고 호도하려는 시도였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은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다음 트럼프의 레토릭, 우파 평론가와 음모론자들의 이름을 자주 들먹인다.

ⓒZach Gibson via Getty Images

 

어떻게 봐도 이 두 집단들은 똑같지 않다. 미국 최대 유대인단체이자 인권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nti-Defamation League·ADL)에 따르면, 2018년에 미국의 극단주의자들은 50명을 살해했고, 그 중 대부분 백인 우월주의자들이었다. 2019년에 현재까지 일어난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 역시 스스로를 백인우월주의자라고 공언한 범인이 지난 주에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22명을 죽인 일이었다. 허프포스트의 닉 로빈스-얼리가 지적한 것처럼,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전세계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독일 뮌헨, 캐나다 퀘벡, 영국 버스톨, 미국 피츠버그, 노르웨이 오슬로 등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에 의한 범죄가 일어났다.

트럼프 및 보수주의자들은 이러한 위험과 반파시스트 시위자들을 동등하게 놓으려고 여러 번 시도했다.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9명을 죽인 용의자가 반파시스트 성향 때문에 폭력적이 되었다는 주장이 최근의 사례다. 뉴욕포스트는 이 용의자가 ‘파시스트를 전부 죽여라’, ‘나치는 죽음 외에 그 무엇도 받아선 안된다’는 트윗을 올렸다고 지적하며 ‘안티파는 거리의 훌리건 행태로 악명이 높으나, 그들의 폭력은 그걸 훨씬 넘어선다’고 주장했다.

데이턴 사건이 정치적이나 인종적 동기에 의한 것이었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용의자는 총기난서범들을 우상화했으며 고등학교 때 죽이거나 강간하고 싶은 사람들의 목록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 허프포스트US의 Trump Echoes Infamous ‘Both Sides’ Quote By Comparing White Supremacy To Antifa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인종주의 #백인우월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