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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러비드'의 작가 토니 모리슨이 세상을 떠났다

“그녀와 동시대를 살았다는 건 얼마나 대단한 선물인가”

ⓒASSOCIATED PRESS

흑인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 소설가 토니 모리슨이 향년 88세로 타계했다고 6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모리슨은 수많은 소설과 비평, 에세이를 통해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과 성차별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NBC는 부고를 전하며 ”모리슨은 미국의 정치적, 인종적, 문화적 변화에 대해 날카롭게 비평하는 양심의 목소리였다”고 평가했다.

대표작 ‘빌러비드’(Beloved)는 모리슨에게 1987년 퓰리처상과 1993년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소설이다. 노예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망쳤다가 잡힐 위기에 처하자 노예로 살지 않게 하기 위해 2살짜리 딸을 살해한 한 흑인 여성의 실화를 담고 있다.

자식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엄마는 그 전에 잡혀 다시 노예로 끌려간다. 소설 속에서는 죽은 딸이 유령이 된 모습으로 부모 앞에 나타나 끊임없이 괴롭힌다. 당시 이 소설은 미국에서 25주 동안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모리슨은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때 ”소설 속에서 통찰력 있고 시적으로 묘사된 캐릭터들은 모두 미국 현실의 본질적인 측면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흑인 페미니즘 소설의 선구자로도 불린다. 두 여성의 우정을 주제로 한 소설 ‘술라’(Sula)는 흑인 여성들을 전형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독특하고 개성적인 인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외에도 ‘연인’, ‘솔로몬의 노래’ 등 많은 작품을 남긴 모리슨은 짧은 에세이들에서도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숨김없이 표현했다.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 교회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는 ”그렇게 많은 백인이 백인우월주의라는 이름 앞에서 인간성을 내던질 준비가 돼 있다니”라며 분노했다.

이후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 ”트럼프 후보는 흑인에게 아파트를 임대하지 않은 회사의 주인이고, 버락 오바마가 미국에서 태어났는지 여부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선거 유세 때 흑인 인권운동 박해에 대해 침묵했던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로 ”토니 모리슨은 미국의 보물이었다. 독자를 사로잡는 이야기꾼이었고 인간으로서도 자신의 책 만큼이나 매력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이어 ”모리슨의 글은 우리의 도덕과 양심이 가진 상상력에 아름답고 뜻깊은 숙제를 던졌다”며 “잠시나마 모리슨과 동시대를 살았다는 건 얼마나 대단한 선물인가”라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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