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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일본' 배너를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보여줬다(인터뷰)

한국인들의 반응은 강경론과 신중론으로 나뉘었다

 

서울 중구청이 세종대로 일대에 일본 보이콧 배너 100개를 설치한 가운데 한국을 찾은 일본인 방문객들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인터뷰에 응한 일본인 관광객들은 대부분 중구청이 설치한 ‘보이콧 일본’ 배너를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배너는 세종대로 일대에만 설치되었을 뿐, 관광객이 자주 다니는 명동 일대에는 설치되지 않았다. 일본인 관광객 스즈키씨에게 중구청이 설치한 배너를 사진으로 보여주자 그는 “스고이(엄청나다). 정말이네”라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옆에 있던 다카하시 씨는 반일 배너가 한국 시내에 붙은 데 대해 ”일본인으로서는 슬프다”며 ”(자신은)한국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다. (양국의) 사이가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명동 일대에는 일본 보이콧 배너가 설치되어있지 않다
명동 일대에는 일본 보이콧 배너가 설치되어있지 않다 ⓒ허프포스트코리아

또 다른 관광객 요시자와 씨는 ”‘노 재팬’ 배너는 아직 보지 못했다”며 ”그런 게 설치되었다니 안타까운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행을 와서 갈등 분위기를 느끼거나, 안 좋은 대접을 받은 적은 없다”며 ”양국이 대화를 통해 되도록 좋은 관계가 됐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면세점을 쇼핑하던 다나카씨는 ”배너가 없었으면 좋겠다”면서도 “정부 차원의 문제 때문에 한국인이 싫어진다거나 하지 않는다. 양국이 대화로서 풀어나갈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은 최근 경색된 양국 간의 관계에 대해 우려를 했다면서도 막상 와보니 별문제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요시자와씨는 “(한국을)오기 전에는 반일 감정이 격화됐다는 소식을 듣고 조금 무서웠다”면서도 ”막상 와 보니 현지 가이드도 가게 점원들도 모두 친절해서 걱정이 사라졌다”고 이야기했다. 다나카씨 역시 “한국에 오기 전 다소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와 보니 매우 안전했기 때문에 크게 신경이 쓰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반응은 강경론과 신중론으로 나뉘었다. 일본 보이콧 배너를 본 한 시민은 ”한국이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불매운동도 일본을 반대하는 배너를 거는 것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은 ”자발적인 불매운동은 괜찮지만 저렇게 배너를 걸 필요가 있느냐”며 ”굳이 일본 관광객에게 불쾌감을 줄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긍정적인 입장을 표한 사람들도 있었다. 시청 근처에서 배너를 바라보던 시민은 ”최근 한일간의 갈등은 무역분쟁처럼 보이지만 결국 역사문제가 그 뿌리”라며 ”(저 배너를) 일본인들이 불편하게 느낄 수 있겠지만 그들도 한일 간의 갈등이 무엇 때문에 벌어졌는지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동 일대 상인들은 한일 간의 무역분쟁으로 관광객 수에 큰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명동 내 로드숍 직원들은 ”원래 혹서기에는 관광객들이 줄긴 한다”면서도 ”한일 간 무역분쟁으로 인한 일본 관광객 감소는 체감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면세점에서 일본 관광객을 응대하는 안내원도 ”일본 관광객이 줄지 않았다. 방문객 수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한편 배너를 건 서울 중구 측은 강경한 입장을 보이다가 결국 시민들의 반발을 이기지 못하고 배너를 내렸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지자체가 나서서 반일운동에 나선다는 지적에 대해 ″왜 구청은 나서면 안되나? 왜 명동이면 안되냐”며 ”지금은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라는 경제보복, 즉 경제판 임진왜란이 터져서 대통령조차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비상한 때”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대가 이어지고 ‘서울 한복판에 NO Japan 깃발 설치를 중단해달라’는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오자 중구청장은 결국 항복을 선언했다. 서 구청장은 ”중구청의 NO재팬 배너기 게첨이 일본 정부와 일본 국민을 동일시해 일본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와 불매운동을 국민의 자발적 영역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비판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배너기를 내리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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