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8월 06일 10시 57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8월 06일 11시 05분 KST

트럼프가 백인우월주의를 규탄했다.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는 않았다.

트럼프는 자기 자신과 총기를 뺀 나머지 모든 것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지난 주말 텍사스주 엘패소와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을 ”모든 인간성에 대한 범죄”로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우월주의, 인터넷, 비디오 게임, 정신질환 등을 탓했다. 그러나 총기 또는 자기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지는 않았다. 

이날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난사 공격을 ”사악”하고 ”야만적”인 행태로 규정하며 ”악독한” 총격범을 맹렬히 비난했다.

″긴급 대책을 마련해 행동에 나서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다.

그는 엘패소 총격범이 범행 직전 작성했다는 ‘선언문’을 언급하며 ”인종주의적 증오에 사로잡힌” 문서로 규정했다. 그리고는 인종주의와 백인우월주의를 다함께 규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나라는 인종주의와 극심한 편견, 백인우월주의를 한목소리로 규탄합니다. 이같은 사악한 이데올로기들은 사라져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이데올로기를 부추겼다는 자신을 향한 오랜 비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SAUL LOEB via Getty Images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업체들에게 ”공격을 하기 전에 총기난사범을 식별할 수 있는 툴을 개발”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유해성을 외면해서는 안 되며,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일상적으로 트위터를 통해 혐오 발언음모론을 퍼나르곤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을 미화하는 문화”, 즉 비디오 게임과 정신건강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총이 아니라 정신질환과 증오가 방아쇠를 당긴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9년 컬럼바인 총기난사 사건 이후 미국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반복되어 왔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는 이 사악한 전염을 멈출 수 있고,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총기 규제 방안은 언급하지 않은 채 모호한 ”초당적 협력”을 주문했다.

″우리가 분열되어 있다면 벌어져 있는 상처는 치유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제대로 된, 초당적인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날 연설에 앞서 올린 트윗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 구매자에 대한 ”강력한 백그라운드 체크”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연설에서는 관련 내용이 사라졌다.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지난 2월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공화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원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증오범죄와 대량살상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사형이 선고되고, ”쓸 데 없이 몇 년 동안 지연되지 않고 신속하고 단호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할 것을 법무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프롬프터에 뜬 원고를 읽어내려가던 트럼프는 실수로 지난 토요일(3일) 밤 총기난사가 벌어진 오하이오주 데이턴이 아니라 약 241km 떨어진 도시 털리도(Toledo)에 위로를 보내기도 했다.

Leah Millis / Reuters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대국민 기자회견에 앞서 의원들유명인사들은 지난 주말에 미국 도시 두 곳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에 대한 그의 반응이 미온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인종주의와 폭력을 조장하는 선동적 발언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백인우월주의자에 의한 공격으로 보이는 엘패소 총기난사 사건에 대한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보느냐는 단도직입적 질문에 엘패소 출신이자 민주당 대선주자인 베토 오루크 전 하원의원(민주당, 텍사스)은 주저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엘패소 총격범은 쇼핑객들로 북적이던 월마트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하기 직전 백인우월주의적 내용이 가득 담긴 ‘선언문’을 극단주의 웹사이트 8chan에 올렸다.

이 문서에서 그는 히스패닉을 텍사스의 ”점령자들”로 지칭했으며, 그들을 ”돌려보내야 한다”는 표현을 썼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유색인종 의원 네 명에게 썼던 것과 유사한 표현이다.

지난 일요일(4일) 트럼프 대통령은 ”증오는 우리나라에 설 자리가 없다”며 총격범들을 규탄했다. 그러나 백인우월주의를 특정해 언급하지는 않았으며, ”정신 건강 문제”를 모호하게만 언급한 바 있다.

 

 * 허프포스트US의 Trump Blames Everything But Guns And Himself For El Paso And Dayton Mass Shooting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