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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된 한일관계에도 “한국이 좋다” 목소리 낸 일본인들이 있다

‘#좋아요_한국’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이어지고 있다.

ⓒTwitter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우대국)에서 제외하면서 한일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부 일본인들은 ‘외교적 문제와 관계없이 나는 한국을 좋아한다’는 뜻의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일 양국 간 갈등으로 확산된 반일·반한 감정을 불식시키고 민간 차원의 교류와 협력은 계속돼야 한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께부터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는 한국 여행기나 한국인 친구와의 사연, 좋아하는 한국 음식·영화·고궁 사진 등과 함께 ‘좋아요_한국’이란 해시태그가 걸린 게시물이 잇달아 등장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좋아요_한국’으로 검색된 게시물을 보면, 작성자는 일본인들로 이들은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과 감정을 알리며 최근의 외교적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따금 문법에 어긋난 표현들도 보이지만, 직접 한국어로 글을 남긴 경우도 적지 않다.

이들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한국을 사랑해요. 길을 잃거나 개찰구를 잘 통과하지 못할 때, 물건을 떨어뜨릴 뻔했을 때 항상 도와주는 친절한 나라입니다. 9월에 또 놀러갑니다”(@MIOJ****), “제가 한국어를 공부하는 이유. 한국을 좋아하니까. 큰 문제가 일어나도 이 마음은 변하지 않아요”(@hanna_****), “이 상황이 하루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제게 있어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국 좋아해요! 한국에 콩국수 먹으러 가고 싶다”(@91sh1nb0vn****), “지금도 앞으로도 (한국은) 내 제2의 고향. 내 꿈은 한국어 강사가 돼서 한국의 매력, 문화 등을 널리 알려주는 것. 국적은 그냥 기호야”(@arswizlu****) 등과 같이 한국에 대한 애정이 담긴 글을 일주일 가까이 게재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소셜미디어에서 일본인들의 ‘#좋아요_한국’ 해시태그 운동을 본 한국인들은 대체로 ‘고맙다’, ‘감동적이다’라는 반응이다. 한국인들 역시 일본인들에게 화답하며 “일본 분들의 #좋아요_한국이 너무 좋고 고맙습니다. 한국 분들도 #좋아요_일본으로 화답하면 좋겠습니다”(@rara****), “저도 정치적인 거 빼고 #좋아요_일본 친구들 사랑합니다. 한국에서 불매운동을 하지만 일본인을 싫어하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우리 함께 극복해요”(@Begin_Sprin****) 등의 글을 남겼다.

해시태그 운동에 참여하는 이들은 이런 작은 움직임이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좋아요_한국’ 운동을 지지하는 글을 쓴 여행작가 전명윤(45)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일부는 이번 운동에 대해 비판적이기도 하다. 이들은 ‘어쨌든 일본인들은 과거사와 관련해 가해자의 입장에 서 있기 때문에 문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며 “하지만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선거를 통해 아베 정부를 바꿀 수 있는 건 결국 일본인들인 만큼 좀 더 다양한 층위에서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대면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런 맥락에서 일본인들이 먼저 손을 내민 데 대해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도 “지난 주말 일본 도쿄의 번화가 신주쿠에서 ‘노(NO)아베’ 시위가 있었던 것처럼 일본 내에서도 아베 정부의 우경화와 개헌 드라이브를 경계하는 시민들이 존재한다”며 “이러한 시민들의 목소리와 일본 시민사회의 건전성이 이번 해시태그 운동으로 나타난 것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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