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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여성들도 이제 '남성 후견인'이 승낙 없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사우디 왕실이 새로운 칙령을 발표했다.

  • 허완
  • 입력 2019.08.02 16:11
  • 수정 2019.08.02 16:17
ⓒAMER HILABI via Getty Images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들의 해외여행을 제한하는 법령 일부를 2일 공식 해제했다. 이제 사우디 여성들은 남성 ‘후견인’의 승낙 없이도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게된 것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사우디 왕실은 이날 여러 건의 칙령을 발표해 21세 이상 성인이라면 누구나 다른 이의 승인 없이 여권을 발급 받아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여성에게도 자녀 출생신고 및 혼인신고, 이혼신고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다. 여성들도 미성년 자녀의 후견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금까지 사우디에서는 남성에게만 주어졌던 권리다.

그동안 사우디 여성들은 후견인법에 따라 아버지나 남편, 아들 등 가족 중 후견인으로 지정한 남성의 승낙 없이는 해외여행을 할 수 없었다.

ⓒASSOCIATED PRESS

 

여성들의 취업을 확대하기 위한 내용도 칙령에 포함됐다. ‘모든 사우디 시민은 젠더나 장애 여부, 나이에 따른 차별 없이 일할 권리를 갖는다’는 부분이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사우디의 여성 고용률(2018년)은 16.8%에 불과하다.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이자 왕위 계승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2030년까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를 30%까지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여성들이 남성들과 완전히 동등한 권리를 갖게 되는 건 아니다. 일례로 결혼을 위해서는 여전히 남성 후견인의 승인이 필요하다.

사우디는 세계 최악의 여성 인권 억압국 중 하나로 꼽혀왔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평생 주요 결정을 내릴 때마다 남성 후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사우디 여성들이 ‘2등 시민’ 취급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빈살만 왕세자는 2018년 1월 여성의 축구장 출입을 허용했고, 6월에는 여성 운전 금지 조치를 해제한 바 있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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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