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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매운동'이 한 달을 맞이했다. 실제 업계에 미친 여파는 어느 정도일까?

맥주부터 자동차까지.

  • 김현유
  • 입력 2019.08.01 15:41
  • 수정 2019.09.16 14:18
ⓒ뉴스1

일본의 수출 규제 조처에 항의하는 시민 불매운동이 한 달을 맞이했다. 과거에도 독도를 둘러싸고 일본과의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불매운동이 진행되긴 했으나, 중간에서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러나 이번 불매운동은 다르다.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열기는 여전하며, 오히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가)’ 철회여부 결정을 앞두고 불매운동은 더욱 화력을 얻고 있다.

한 달 사이 불매운동은 실제 어느 정도의 타격을 미쳤을까? 아래 업계별로 정리했다.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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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불매운동으로 일본 맥주는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29일 일본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편의점 CU에서 49%, GS25에서는 40.1% 빠졌다. 같은 기간 이마트에서도 일본 맥주 매출은 전달 대비 62.7% 빠졌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수입맥주 판매순위 부동의 1위였던 아사히는 7위로 떨어졌고, 기린이치방과 삿포로는 10위권 밖으로 벗어났다. 편의점 업계는 수입 맥주 ‘4캔에 1만원’ 할인 행사에서 일본 맥주는 물론, 일본 기업이 소유한 유럽 맥주브랜드를 모두 제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본 맥주 매출액은 더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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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일본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도 직격타를 맞았다. 불매운동 초반, 유니클로 일본 본사 임원은 ”한국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한국 소비자들의 분노를 키웠다. 이후 유니클로가 두 차례나 사과했으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뉴스1에 따르면 불매운동 여파로 유니클로의 매출은 30% 가량 급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꼼데가르송과 이세이미야케 등 다른 일본 패션 브랜드 역시 불매운동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대부분의 일본 패션 브랜드는 10% 이상 매출이 감소했으며, SK-II나 시세이도 등 화장품 브랜드는 20% 가량 매출이 감소했다.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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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역 주부들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서는 먹거리 등의 원산지 공유를 통해 일본 제품 불매를 진행 중이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부터 29일까지, SSG닷컴의 일본 과자 20여종의 매출은 전월 대비 20% 감소했으며 일본 라면의 매출도 18% 줄었다.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롯데마트의 일본 과자류 매출과 일본 라면 매출은 전월 대비 각각 21.4%, 26.4% 감소했다.

이 가운데 민주노총 산하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지부 마트노조)은 ”고객에게 일본 제품 안내를 하지 않겠다”는 을 밝혔다. 마트노조는 대형마트 3사에 ”일본 제품 판매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온라인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주요 오픈마켓에서는 일본산 제품 검색횟수가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판매량 역시 20~30%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행

인천국제공항에서 오사카로 떠나는 국내 항공사의 체크인 카운터.
인천국제공항에서 오사카로 떠나는 국내 항공사의 체크인 카운터. ⓒ뉴스1

지난 한 달 동안 일본 노선 항공여객 감소세는 뚜렷했다. 뉴스1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29일까지 일본 노선 여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신규 예약도 대폭 감소했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일본여행 신규예약은 최대 70%까지 감소했다.

항공편만 줄어든 것은 아니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1일까지,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일본 입출국자수는 총 4만709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감소했다.

일본 매체도 ‘여행 보이콧‘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교도통신은 한국인들의 ‘일본 여행 보이콧’에 대해 ”서일본에서는 한국인 관광객들에 공들이는 지자체가 많아 지역경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산케이 신문 역시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방일 관광객 감소가 드러나고 있다”며 ”방일 외국인 관광객 4000만 및 소비액 8조원 달성에 차질 우려”라고 보도했다.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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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일본의 대표적인 대한국 수출품이다. 관세청이 잠정 집계한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의 수입 현황을 보면, 일본차 수입액은 4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일본 차를 기피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한겨레에 따르면 온라인 중고차 매매 서비스 ‘헤이딜러’를 분석한 결과, 중고차 딜러들이 일본 차를 입찰한 건수는 최근 한 달 새 30% 감소했다. 반면 중고차 시장에 일본차를 내놓는 경우는 차종별로 최대 100% 넘게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불매운동의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소비재는 전체 대일본 수입의 6.5%에 불과하다”며 ”불매운동이나 반일 정서 확산은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 해결에는 결코 도움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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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편에서는 이번 불매운동이 과거와는 달리 조직적이고 정교하다는 부분에서 ‘일종의 문화운동’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에 대한 불매운동이 이렇게 광범위하게 자발적으로 전개된 적은 처음”이라며 ”국민적 분노가 고조된 상황인 만큼, 과거처럼 흐지부지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는 이같은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31일 TBS 의뢰로 ‘제 4차 일본제품 불매운동 실태조사‘를 실시간 결과, 전국 19세 이상 국민 64.4%가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리얼미터는 현재 참여자와 향후 참여 의향자(68.5%) 규모를 고려했을 때, 앞으로 최대 4.1%p가 더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조사는 지난달 31일, 19세 이상 성인 9340명에 접촉해 최종 502명이 응답을 완료해 응답률 5.4%를 나타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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