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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8월 01일 19시 00분 KST

북한이 쏜 발사체의 정체를 두고 굉장한 혼란이 일어났다

미사일이냐 방사포냐.

뉴스1
지난 7월 25일 북한 노동신문이 공개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장면 

31일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이냐 ‘대구경 조종 방사포’냐를 두고 한국과 북한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북한이 발사체 두 발을 발사했다

2. 합참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다”

3. 북한 (사진을 공개하지 않은 채) ”대구경 조종 방사포”다.

4. 합참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5. 북한이 사진을 공개했다

6. 합참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라는 평가는 변함 없다”

북한이 발사체 두 발을 발사했다

7월 31일 오전 5시 6분. 북한 원산 갈마 일대에서 발사체 한 발이 동북방 해상을 향해 날아갔다. 이어 북한은 5시27분경 한 발을 더 발사했다.  

합참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발사된 북한의 발사체 두 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이번에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고도는 약 30km, 비행거리는 약 250km로 추정하고 있으며, 정확한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에서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말했다. 

북한 ”대두경 조종 방사포다”

하루가 지난 8월 1일. 북한 매체들은 합참의 발표와는 다른 내용을 보도했다. 7월 31일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이 아니라 ‘대구경 조종 방사포’라는 내용이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은 ”김정은 동지께서 7월31일 새로 개발한 대구경조종방사포의 시험사격를 지도하셨다”라고 밝혔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시험사격을 지켜본 뒤 ”정말 대단하다”면서 감탄했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 무기의 과녁에 놓이는 일을 자초하는 세력들에게는 오늘 우리의 시험사격결과가 털어버릴 수 없는 고민거리로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 매체들은 이날 시험사격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다. 

동북방을 향해 날아간 발사체 두 발. 합참이 발표한 대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일까. 아니면 북한이 밝힌 것처럼 ‘대구경조종방사포’일까. 북한이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과 북한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합참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북한 매체가 31일 발사체를 두고 ‘대구경조종방사포‘라고 발표한 뒤에도 합참은 1일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기존 평가를 유지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합참 관계자는 ”현재까지 한미 정보당국은 새로운 형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비행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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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가 1일 공개한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발사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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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가 1일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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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가 1일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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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가 1일 공개한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발사대 모습.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다.

북한이 방사포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1일 오후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 현장 사진’ 15장을 공개했다.뉴스1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TV는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을 진행하셨다”고 보도했다. 중앙TV가 공개한 사진 속에서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오른손에 담배를 든 채로 활짝 웃고 있다. 김 위원장이 발사체를 지켜보고 있는 뒷모습도 공개했다. 중앙일보는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방사포 가운데 구경이 제일 큰 KN-09(300㎜)와 달라 보인다. 좀 더 큰 구경의 방사포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합참 ”북 발사체는 신형단거리 탄도미사일” 입장 변함없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사진을 공개한 뒤에도 31일 발사체가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평가를 유지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합참은 ”현재까지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는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라는 한미 정보당국의 평가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며 북한이 공개한 사진은 추가적으로 정밀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번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방사포가 진화한 ‘유도미사일급 방사포’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전히 이 발사체의 정체에 대한 논란의 여지도 있다. 북한이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라면서 공개한 사진에선 발사대가 모자이크 처리되어 있기 때문이다.방사포에 유도장치와 GPS를 장착해 미사일과 방사포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일각에선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방사포 사진을 공개하는 기만 전술을 구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탄도미사일과 방사포는 어떤 차이가 있나

엄청난 혼란 속에서 31일 발사된 북한 발사체의 정체에 대해 현재 가능성은 두 가지로 좁혀졌다. 단거리 탄도미사일이거나 대두경 조종 방사포이거나. 그렇다면 탄도미사일과 방사포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탄도미사일은 사거리에 따라 단거리/준중거리/중거리/대륙간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의 사거리는 1000 km 이하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지만 사거리가 짧다. 그렇다면 합참이 31일 북한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파악한 근거는 무엇일까. 초기 속도와 궤적이다. 한겨레는 군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발사체의 성격을 규정하는 데 초기 속도가 중요한데, 이 발사체의 초기 속도는 빨랐다”라고 전했다.

방사포는 다연장 로켓포를 뜻하는 북한의 군사용어다. 여러 개의 로켓 탄두를 연발로 한꺼번에 발사하는 형식의 포화력을 가지고 있다. 한 지점을 정밀타격하는 방식이 아니라 수십 발의 로켓탄을 발사해 타격목표지점 주변이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된다. 31일 발사된 북한 발사체가 ‘방사포’일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피해는 어느 정도일까.

북한의 방사포 가운데 구경이 제일 큰 KN-09(300㎜)의 사정거리(200㎞)가 가장 길다. 육ㆍ해ㆍ공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까지 타격권에 들어간다. 지난달 31일 발사체가 250㎞를 넘어갔으니 KN-09를 개량했다는 분석이다. - 중앙일보, 8월 1일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1일 보도에서 ‘조종‘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에 주목한다. 노동신문이 보도한 “7월31일 새로 개발한 대구경조종방사포의 시험사격을 지도하시였다”라는 문장 중에서 대구경‘조종’방사포라는 단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31일 북한의 발사체는 목표물에 유도됐음을 시사한다. 한겨레에 따르면 ”지난 5월4일에도 동해상에서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가 동원된 화력타격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조종이라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한국과 북한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미국은 합참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31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 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 미사일의 발사는 김정은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와 한 약속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존 볼턴도 북한의 발사체를 ‘미사일’이라고 언급하면서 한국과 같은 판단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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