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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센 사람들이 술 약한 사람들보다 건강하다는 건 오해다

몸이 보내는 ”그만 마시라”는 신호가 안 오는 경우일 수 있다

  • 박수진
  • 입력 2019.08.01 14:19
  • 수정 2019.08.01 14:20
ⓒFrancesco Carta fotografo via Getty Images

누구는 술이 세다느니, 누구는 술이 약하다느니하는 등의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주량, 즉 알코올에 대한 내성을 평가하는 말들이다.

남들보다 술을 더 많이 마셔도 취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끝없이 마시면서도 취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와인 반 잔만 마셔도 취한 기분이 드는 사람이 있다. 개인마다 차이가 큰 이유는 이렇다.

 

1. 개인의 주량을 결정하는 4가지: 성별, 몸무게, 유전자, 그리고 평소 음주량

ⓒCabecaDeMarmore via Getty Images

개인마다 주량이 차이가 나는 이유를 알아본 연구는 의외로 많다.

밴더빌트대학교 의료센터의 정신의학과 행동과학센터 교수 피터 마틴은 성별과 몸무게는 주량에 미치는 영향이 확실한 두 가지 요소라고 말한다. 취한 것 같이 보이기 전까지 마실 수 있는 양은 남성이 여성보다 많다. 또 덩치가 큰 사람이 작은 사람보다 많은 편이다.

다른 생물학적 요인들에 대한 의견들은 조금 복잡하게 나뉘어있다.

“알코올 대사와 관련된 효소와 관계가 있다는 의견, 뇌의 신경 전달에 대한 다양한 영향이 있다는 의견이 있다”고 마틴 교수는 말한다.

뇌 신경전달물질 관련 의견들 중 인상적인 것은 주량이 센 사람들 중에는 뇌에서 “이제 술 그만 마셔야 돼”라는 신호를 못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가설이다. 실제로는 취했지만 술을 계속 마시게 된다는 것이다.

대사 관련 의견들 중 대표적인 것은 특정 효소 부족이다.

미시간대학교 응급의학과 조교수 브랜드 우렌은 “알코올 대사는 여러 단계를 거치는 과정”이라며 “몸에서 처리되는 알코올의 상당 부분은 일단 알코올 탈수소 효소로 대사되어 아세트알데히드가 되고, 아세트알데히드는 알데히드 탈수소 효소로 대사된다”고 설명한다. 이때 알데히드 탈수소 효소가 부족하여, 혈중 아세트알데히드가 높아지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알데히드 탈수소 효소가 부족하면 피부가 달아오르고, 숙취와 관련된 증상들이 악화되거나 늘어난다. 이 효소가 부족한 경우는 아시아인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이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뇌와 신체가 과음에 상당히 빨리 적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인체는 알코올 사용 증가에 적응하는 능력이 있어, 마시면 마실수록 알코올 대사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그래서 술을 더 자주 마시는 사람이 같은 양을 마신 다른 사람보다 덜 취한 것 같이 보일 수 있다.”

 

2. 술이 센 게 꼭 좋은 건 아니다

ⓒpxhidalgo via Getty Images

주량이 셀 경우 실제로 얼마나 취했는지 남들이 잘 알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비틀거리거나 혀가 꼬이지 않아서 운전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도 괜찮아 보이는 사람이라 해도(본인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확신할 수 없는 일이다. 겉보기에 멀쩡하더라도 섭취한 알코올의 양이 가장 중요하다.

“운전처럼 집중과 빠른 반응이 필요한 일을 마치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은 것처럼 더 잘 할 수 있다는 짐작은 안전하지 않다.” 우렌의 말이다. 차 키를 빼앗고 택시를 부르는 게 현명하다.

취기를 느끼지 않고 술을 많이 마실 수 있는 주량이 센 사람이 과음의 장기적 영향을 받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는 것 역시 안전하지 않다.

단지 ”어제 얼마나 마셨는지”가 아닌, “평생 얼마나 많은 술을 마셨는지”가 이유가 되는 건강 문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간경변, 뇌질환, 신경 장애, 췌장염, 위염, 위암 등이다.

“주량이 센 사람은 알코올 중독이 되기도 더 쉽다”는 것이 마틴의 설명이다.

 

3. 여름 주량은 다르게 계산해야 한다

ⓒivanmollov via Getty Images

우렌은 더운 계절에 마시는 술의 양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은 더울 때 술을 더 많이 마시는 경향이 있다.

“알코올은 탈수를 부를 수 있다. 아주 더운 여름날 운동을 하거나 야외에 있을 때 물이나 다른 음료 대신 술을 마셔선 안된다.”

음주는 신체 동작과 판단력을 저하시키므로 “집중이나 신체 동작이 필요한 활동을 할 때 알코올을 마셔서는 안된다”고 우렌은 말한다. 자전거 타기나 등산 등의 여름스포츠가 이에 포함된다.

알코올 섭취로 인한 위험은 주량이 아니라 마신 알코올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는 걸 명심하라.

미국 국립 알코올남용 및 중독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Alcohol Abuse and Alcoholism)는 “2시간 동안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8까지 오르는 음주”를 폭음으로 규정하고 있다. 와인 150ml, 맥주 355ml, 증류주 44ml 기준, 평균 신장과 체중을 기준으로 여성은 4잔, 남성은 5잔이면 폭음 수치에 다다른다고 한다.

“65세 미만의 남성의 경우, 매일 4잔 이상을 마시거나 일주일에 14잔 이상을 마시는 것이 위험한 음주다. 여성이나 65세 이상의 남성은 하루 3잔 이상 또는 일주일 7잔 이상이면 위험하다고 간주된다.”

그리고 주량이 센 사람들과 맞먹으려는 시도는 절대 하지 말라.

“주량이 세다는 것이 강함으로, 술을 많이 마시지 못하다는 것이 약함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아주 흔하다.” 마틴의 말이다.

그러나 사실은 주량이 약한 것이 건강에 더 낫다.

 

*허프포스트 미국판의 Why Some People Have A Higher Alcohol Tolerance Than Others를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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