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7월 30일 16시 11분 KST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 요구했다는 보도를 청와대가 부인했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구체적 액수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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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동맹국들을 향해 '안보 무임승차론'을 거론해왔다. 사진은 청와대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19년 6월30일.

최근 한국을 방문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 정부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공식 요구하며 다섯 배 가량 인상된 금액을 제시했다는 보도가 30일 나왔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구체적인 액수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날 중앙일보는 ‘워싱턴 외교·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다음 협상 때 한국에 요구할 방위비 분담금 총액으로 50억달러(약 5조9000억원)를 잠정 결정했으며, 볼턴 보좌관이 방위비 증액을 한국 정부에 ”공식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진통 끝에 올해 초 타결된 제10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에 따르면, 올해 한국이 부담하는 금액은 지난해보다 8.2% 인상된 1조389억원이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한꺼번에 다섯 배를 인상하겠다는 얘기다.

50억달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몇 차례 언급한 적이 있는, 출처가 불확실한 ‘주한미군 주둔비용’ 총액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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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산 공군기지에서 미군 장병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9년 6월30일.

 

일례로 그는 지난 4월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연설에서 한국을 특정하지는 않은 채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어떤 나라가 있는데,우리는 (미군 주둔비용으로) 50억달러를 잃었다. 나라 이름은 말하고 싶지 않다. 누구도 당혹스럽게 하고 싶지 않다. (중략) 우리는 그들을 지켜주느라 50억달러를 썼다. 장군들에게 내가 그들이 얼마를 내느냐고 물었다. ‘대통령님, 5억달러입니다.’ 그들은 부유하다. 내가 그 나라에 전화를 걸었다. 알겠나? 내가 그 나라에 전화했다. 방위라는 특권을 주는 대가로 우리는 45억달러를 잃었다. (중략) 전화 한 통으로 5억달러를 더 따냈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훨씬 더 받아낼 거다.”

올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인 이 타결된 지 이틀 만인 2월12일 각료회의에서도 비슷한 말을 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 우리는 그들을 지켜주느라 엄청난 양의 돈을 잃고 있다. 매년 수십업달러를 들여서 그들을 지켜주고 있다. 그들은 내 요청에 따라 (인상에) 동의했다. 어제 5억달러를 더 내기로 했다. 전화 몇 통으로 5억달러다. ‘왜 진작 이렇게 안 했냐‘고 (측근들에게) 물었더니 ‘아무도 묻지 않았다’고 하더라. 앞으로 올라갈 거다. 올라갈 거다. 현재 그들을 지켜주느라 우리가 매년 50억달러를 쓰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으로 50억달러를 요구하기로 잠정 결정한 게 사실이라면, 이는 사실상 주한미군 주둔비용 100%를 한국에게 부담하라고 요구하는 셈이 된다. 대선후보 시절 트럼프가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주장했던 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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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방문해 강경화 외무장관을 만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모습. 2019년 7월24일.

 

청와대는 곧바로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핵심 관계자는 ”볼턴 보좌관과의 면담에서 구체적 액수는 언급되지 않았다”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향으로 이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는 점만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한 강경화 외무장관도 볼턴 보좌관과 ”원칙적 의견교환이 있었으며 구체적 액수에 대한 협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과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협정의 유효기한을 기존 5년에서 1년으로 변경했다. 미국 측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따라서 곧 내년도 분담금에 대한 협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