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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지명한 국가정보국장에 대한 '자질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존 래트클리프 지명자는 트럼프 '충성파'이자 '행동대장'으로 주목 받아왔던 인물이다.

  • 허완
  • 입력 2019.07.30 14:49
  • 수정 2019.07.30 14:50
ⓒAlex Wong via Getty Images

″그가 가진 자질이라고는 러시아 대선 개입 수사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의 음모론을 퍼뜨리고 트럼프의 정치적 정적들을 기소하라고 주장한 것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각) 론 와이든 미국 상원의원(민주당, 오리건)이 존 래트클리프 하원의원(공화당, 텍사스)에 대해 언급했다. 래트클리프는 전날(2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 국가정보국(DNI) 국장으로 지명한 인물이다.

9/11 테러 이후 설립된 DNI는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한다. 매일 아침 대통령 책상에 올라가는 정보 보고서(PDB)를 생산하며, 연방수사국(FBI)와 중앙정보국(CIA)의 업무를 감독한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DNI 국장에게는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수집된 정보, 즉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대통령에게 고언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트럼프의 트윗으로 사임 소식이 알려진 댄 코츠 국장이 북한, 러시아, 이란 등의 이슈에서 종종 트럼프 대통령과 견해차를 드러냈던 것처럼 말이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대통령의 부적절한 지시를 거부할 줄도 알아야 한다.)

와이든 의원은 래트클리프 지명자가 DNI 국장으로 지명되기에는 ”가장 당파적이고 가장 자질이 부족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정치적 중립성은 물론, 기본적인 자질에도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Chip Somodevilla via Getty Images

 

연방검사 출신인 래트클리프 지명자는 2015년부터 하원의원(텍사스주 제4선거구)으로 활동해왔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는 인구 7000명의 소도시 히스(Heath)의 시장을 지냈다. 

전임자들과 비교해보면, 래트클리프의 이력서에 넣을 내용이 많지는 않다. 초대 DNI 국장 존 네그로폰테는 수십년 간의 외교관 경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2대 국장 마이클 매코널은 국토안보국(NSA) 국장 출신이었다. 해군 대장 출신의 데니스 블레어(3대), 국방정보국(DIA) 국장을 지낸 제임스 클래퍼(4대)와도 비교가 어렵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댄 코츠 국장마저도 독일 대사를 지냈고,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오랫 동안 활동한 경력이 있었다.

래트클리프 지명자가 올해부터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기는 하지만, 기간도 짧을 뿐더러 뚜렷한 업적을 남겼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그가 남긴 눈에 띄는 활약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패막이’ 역할이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일례로 그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전 특검의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변호하는 데 앞장섰던 공화당 의원들 중 하나였다. 그는 애초에 수사가 개시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고, 편향된 수사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한 무죄’를 밝히지 않았다는 사실에도 불만을 제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 위에 있지 않다는 의장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젠장하고(damn) 법 아래에 있어서도 안 됩니다.”

ⓒAlexander Drago / Reuters

 

뉴욕타임스(NYT)는 청문회에서 보여준 활약으로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가 대통령에게 노골적으로 충성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데니스 블레어 전 DNI 국장은 ”권력자에게 진실을 말할 수 있는 능력은 전통적으로 국가정보국 국장의 자질로 여겨져왔다”고 NYT에 말했다. DIA 부국장을 지낸 더글라스 와이즈도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정보는 솔직하고, 진실되고, 정확해야 한다. 불편하고 대통령의 편견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기관들을 ”진압”하기 위해 자신의 정치적 ‘충성파’를 앉히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전현직 당국자들에게서 나온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러시아의 대선개입 등에 대한 정보기관들의 결론에 대놓고 부정한 적이 있다. 

공화당에서도 래트클리프 의원의 지명 소식에 미적지근한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원 인준청문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당, 플로리다)는 래트클리프 지명자가 당파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광범위한 지지를 끌어내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임자인 댄 코츠의 인준은 찬성 85표 대 반대 12표로 통과됐었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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