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한 지역 132개 마을에서 남아만 216명 태어났다는 기사의 진실은?

당신의 생각과는 좀 다를 수 있다

  • 박세회
  • 입력 2019.07.30 11:45
  • 수정 2019.07.30 11:47
ⓒNurPhoto via Getty Images

지난 3개월 동안 132개 마을에서 태어난 216명의 아이가 모두 남아인 인도의 한 지역이 수사를 받는다는 기사가 나왔다.

원 기사를 보면 인도 북부 우타르카시라는 지역에서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여아가 단 한 명도 태어나지 않은 마을이 132개라는 내용이다. 동기간 이 마을들에서 태어난 남아가 216명이라는 것과 대조적이다.

인디펜던트는 인도가 1994년 선택적 여아 낙태를 법으로 금지한 바 있으나 아직 도시가 아닌 지역에서는 아직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라고 전했다. 또한 인디펜던트는 이 지역의 부모들이 남아는 생계를 책임지는 역할로 여아는 미래에 짊어져야 할 부채로 여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도가 나간 후 우타르카시의 행정치안장관(district magistrate)은 이 지역의 보건 행정 지자체가 수집한 자료에 따라 여아 출생률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선택적 여아 낙태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여아가 태어나지 않은 132개 마을은 소위 ‘레드 존’으로 분류되어 면밀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며, 선택적 여아 낙태나 살해의 정황이 발견되면 즉시 법적 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상은 좀 다르다. 인도 북부 우타르카시 지구의 인구는 약 33만명. 홈페이지를 보면 서울의 10배가 훌쩍 넘는 8,016㎢의 땅에 광명시(약 32만) 정도의 인구가 산다. 제곱킬로미터당 인구는 40명이 조금 넘는다. 이런 지역에 550개의 마을이 있다.

BBC에 따르면 같은 기간 129개의 다른 마을에서는 남아가 한 명도 태어나지 않았으며 여아만 180명이 태어났다. 또한 나머지 166개의 마을에서는 88명의 여아와 78명의 남아가 태어났다. 숫자라는 것이 이렇게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종합하면 우타르카시 지역에 있는 550개의 마을에서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태어난 961명의 아이 중 479명이 여아 468명이 남아(나머지는 성별 등록을 하지 않은 사산아)다. 쉽게 얘기하면 한 마을에서 아이가 1~2명이 태어났는데 그중에는 여아만 태어난 지역도 있고 남아만 태어난 지역도 있다. 지역 성비를 따져도 남아 1000명당 여아가 1024명인 꼴이다. 이는 남아 1000명당 여아가 933명인 인도 전체의 여아 출생비보다 높다.

BBC에 따르면 지자체 관계자는 출산과 출생에 관한 데이터를 모으는 600여 명의 자원봉사자 중 누군가가 언론에 ‘혹하기 쉬운’ 거리를 던져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관계자는 BBC에 ”이 지역에는 대규모로 아이의 성별을 테스트하거나 불법 낙태를 할 만한 시설이나 돈이 없다”고 밝혔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인도 #낙태 #남아선호 #우타르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