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푸틴의 '정적' 야권 지도자 나발니가 '의문의 화학물질'에 노출됐다는 의혹이 나왔다

  • 허완
  • 입력 2019.07.29 17:02
  • 수정 2019.07.29 17:08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위 도중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에 출마하는 무소속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표하고 있다. 모스크바, 러시아. 2019년 7월20일.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위 도중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에 출마하는 무소속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표하고 있다. 모스크바, 러시아. 2019년 7월20일. ⓒShamil Zhumatov / REUTERS

모스코바(로이터) -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급성 알레르기 발작을 일으켜 28일(현지시각)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 의사는 그가 정체불명의 화학물질에 중독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엄격한 시위 금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30일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중이던 나발니(43)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러시아 경찰은 나발니가 촉발시킨 시위에 참여한 1000명 넘는 시민들을 불법 시위 혐의로 체포했다.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스흐는 그가 ”얼굴의 심한 붓기와 피부의 붉은 발진”으로 급성 알레르기 증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를 치료중인 의사의 한 의사는 나발니가 두드러기 진단을 받았으며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에 말했다.

그러나 과거에 나발니를 치료했던 경험이 있으며 이날 병원 문 틈을 통해 잠깐이나마 그의 상태를 목격하고 그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는 의사는 중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 삼자’의 도움으로 주입된 정체불명의 화학물질 독성물질이 피부와 점막 세포에 손상을 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의사 아나스타시아 바실리에바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다.

바실리에바는 나발니가 상반신 발진과 피부 병변, 눈 분비물 증상을 겪고 있다며 화학물질 검사를 위해 침구와 피부, 모발 샘플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국의 제지로 나발니를 제대로 진찰하지 못한 것 역시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나발니가 치료를 받고 있다고 대변인이 밝힌 병원 측에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투옥된 적이 있다. 사진은 <a href='https://www.huffingtonpost.kr/2015/02/28/story_n_6774226.html'></div>2015년 2월 피살된</a>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추모 집회에 참석한 나발니의 모습. 모스크바, 러시아. 2019년 2월24일.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투옥된 적이 있다. 사진은 2015년 2월 피살된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추모 집회에 참석한 나발니의 모습. 모스크바, 러시아. 2019년 2월24일. ⓒTatyana Makeyeva / Reuters

 

이와는 별개로 나발니의 변호인 올가 미카일로바는 이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의사들이 원인을 찾고 있다면서도 나발니가 과거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적이 전혀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증세가 나타난 건 이상하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2017년에 공격을 받아 오른쪽 눈에 심각한 화학적 화상을 입었다. 이후 의사들의 도움으로 시력을 회복했다.

나발니는 20일 열린 미승인 시위를 기획한 혐의로 지난 수요일(24일) 30일의 구류 처분을 받았다. 올해 말 열리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몇몇 야당 후보들의 후보자 등록이 거부된 데 따른 시위였다.

나발니가 구금되어 있는 동안 경찰은 27일 1000명 넘는 시위자를 체포했다. 이는 최근 몇 년 간 있었던 야권 탄압 중 최대 규모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불렀다.

모스크바주재 미국 대사관 대변인 안드레아 칼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체포가 벌어지고 ”불균형한 경찰력을 동원한 것은 민주적 절차에 참여할 시민들의 권리를 약화시키는 행위”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후보자 등록이 거부됐던 야권 인사들 중 하나인 러시아 활동가 드미트리 구드코브는 자신이 체포돼 모스크바 경찰서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그가 체포된 이유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그의 대변인 알렉세이 오부코브가 로이터에 말했다.

러시아 내무부는 나발니와 구드코브에 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28일 밤 나발니가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 앞에 모여있던 언론인을 포함해 10여명을 체포했다.

변호사이자 반(反)부패 활동가인 나발니는 최근 몇 년 간 반정부 시위를 조직한 혐의로 몇 차례 투옥된 바 있다.

지난해 유럽인권재판소는 러시아 당국이 2012년과 2014년에 나발니를 체포해 구금한 건 정치적 의도에 따른 것이자 인권침해 행위라고 판결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의를 제기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알렉세이 나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