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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7월 29일 12시 05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7월 29일 12시 06분 KST

컨베이어벨트로 ‘강아지 경매’…생명이 15초만에 ‘상품’ 판가름

강아지 경매장 잠입취재

애니멀피플
1년에 20만 마리 개들이 경매장을 통해 펫숍 등에 팔려 나간다. 경매사의 손에 목덜미를 잡힌 강아지는 잔뜩 움츠려 있다. 경매사 뒤로 강아지가 담긴 우유상자들이 쌓여있다.

번식장, 경매장, 펫숍은 한국 반려동물 산업의 ‘블랙 트라이앵글’입니다. 국내 언론 가운데 처음으로 <애니멀피플>이 그 현장을 직접 취재했습니다. 한 달 동안 사전 취재와 자료 조사를 벌였고, 두 달 동안 전국의 강아지 번식장 3곳, 반려동물 경매장 6곳, 펫숍 2곳 등을 잠입 취재했습니다.

 

반려견 산업은 외부자의 접근을 철저히 막고 있습니다. 강아지 번식장을 취재하기 위해 기자들은 경기도의 한 상가를 임대해 관청으로부터 동물판매업 허가를 받았습니다. 엄격한 회원제로 운영되는 반려동물 경매장에 접근하기 위해 펫숍 사업자로도 등록했습니다. 펫숍에서 보름간 ‘알바’로 일하며 개가 물건처럼 사고 팔리는 현장도 기록했습니다. 동물권을 보호하는 나라에선 보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보고서 <반려동물 판매 금지 해외 사례와 대안적 방향>(동물해방물결), <올바른 반려견 지식서 가이드>(굿보이토토), <불법 번식 경매 도살 실태 보고서>(카라), <2018 동물보호와 복지 관리 실태 조사 보고서>(농림축산식품부), <반려동물 연관산업 발전방안 연구>(한국농촌경제연구원), 단행본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하재영), (킴 카빈) 등을 참고했습니다.

 

돈의 논리로 굴러가는 한국 반려견 산업의 실체를 이제 영상과 글로 보여드립니다. 물건처럼, 때로 물건보다 못한 존재로 거래되는 생명을 구출하기 위한 텀블벅 펀딩도 준비했습니다. 동물의 친구, <애니멀피플> 친구들의 참여와 도움을 기다립니다.

텀블벅 펀딩_사지마, 팔지마, 버리지마:반려산업의 실체를 알려드립니다

 

내비게이션은 고속도로를 달리다 뜬금없는 흙길로 내려가라고 했다. 굴다리 아래로 들어가라고 안내할 때도 있었다. 때로 목적지는 논밭을 낀 개천 앞이었다. 작은 공장들 사이 또는 교외의 외식 타운 가운데 차를 멈추라고도 했다. 중소도시 외곽의 한적한 동네를 지나다 어느 순간 40~50대의 차들이 줄지어 서 있으면 그곳이 반려동물 경매장이었다. ‘○○경매장’ ‘△△펫타운’ ‘◇◇영농조합’ 등의 간판이 내걸려 있었다.

각 경매장에는 매주 2차례 개와 사람이 모인다. 바깥 세계와 경매장의 경계에는 물컹한 방역 패드가 놓여 있었다. 그걸 밟고 지나가면, 사람들이 제멋대로 담배를 피우는 좁은 계단, 귀퉁이 헤진 소파가 놓인 복도 따위를 거쳐, 접이식 의자가 줄줄이 놓인 장소가 나왔다.

경매장을 처음 찾은 강아지 농장주 혹은 펫숍업자라면, 신분 확인을 거친 뒤 경매장 회원으로 가입해야 출입이 가능하다. 접수대에 동물판매업 사업자 등록증과 신분증 사본을 제출했다. 경매장에 따라 회원 가입비를 받기도 한다. 대체로 5만~10만원이고, 40만원으로 책정된 곳도 있었다.


1년 20만 마리 개들이 ‘유통’되는 곳

접이식 의자에는 입찰에 쓰이는 버튼이 달려 있었다. 버튼이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기도 했다. 경매장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략 50~60평 규모였다. 대규모 경매장의 경우, 매번 경매마다 100여명의 사람들이 200여마리의 강아지를 사고판다. 대다수 경매장은 주 2회 운영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등록된 국내 강아지 경매장은 18곳이다. 전국적으로 출하되는 수를 모으면 매주 약 5천 마리에 이른다.(2017년 한국 농촌경제연구원 <반려동물 연관산업 발전방안 연구>) 농촌경제연구원은 “이 가운데 약 80%가 낙찰을 받아 거래되며,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개의 경우 1년에 약 20만 마리가 경매장을 통해 유통”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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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경매장들의 크기는 50~60평 남짓. 대규모 경매장은 경매마다 100여명이 사람들이 모여 200여마리의 강아지를 사고판다. 의자나 천장엔 입찰에 쓰이는 버튼이 달려 있다.

경매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초록색 플라스틱 우유 상자였다. 6월20일 오후 찾아간 경기도 광주 △△경매장에도 플라스틱 상자 90여개가 한쪽 벽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들여다보니, 상자마다 같은 농장 출신 강아지들이 서너 마리씩 들어 있었다. 우유 상자가 그런 쓰임새로 사용될 것이라고 우리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덩치 작은 강아지 여럿을 담기에 적합하고, 겹쳐 쌓아올려도 옆으로 숨 쉴 구멍이 뚫려 있어서 “(경매장에서 쓰기에) 유용하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다.

어떤 강아지들은 답답한 플라스틱 상자에 있지 않아도 되었다. 경매장 직원들이 미리 엄선한 ‘예쁜’ 강아지 몇몇은 환한 조명이 밝혀진 유리 진열장에 놓여 있었다. 유리에는 농장 이름, 품종, 성별 등이 적혀 있었다. 유리장에 진열된 강아지들은 구매자들의 주목을 받기 훨씬 쉽다. 당연히 경매 가격도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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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장에 나온 강아지들. 경매장 직원들이 미리 ‘엄선’한 강아지들은 우유상자가 아닌, 환한 조명이 밝혀진 유리 진열장에서 경매를 기다린다. 유리장에 진열된 강아지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강아지들이 그런 사정을 알고 있을 리 없다. 손바닥만 한 강아지들은 플라스틱 상자에서, 유리 진열장에서 곧 헤어질 농장 동기들과 장난을 치거나 서로 몸을 기대어 자고 있었다. 그들은 예측할 수 없는 긴 여행을 앞두고 있었다. 어느 펫숍에 팔려갈지, 다시 농장으로 돌아갈지, 병이 들거나 자꾸 짖는다는 이유로 버림받고 말 것인지, 그들은 물론 경매장에 앉아 있는 사람들도 알 수 없다.′


15초, 생명이 상품이 되는 순간

이윽고 스포트라이트가 켜졌다. 경매사가 불빛 아래 강아지를 들어 보이며 짧은 브리핑을 시작했다. 사람 손에 치켜들린 강아지는 꼬리를 안으로 바짝 말아 넣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크림 푸들입니다. 암컷입니다. ○○농장이에요, 30만(원)!”

접이식 의자에 앉은 50여명의 구매자들이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자, 경매사는 금세 포기했다. “유찰할게요.” 크림 푸들은 순식간에 다시 우유 박스로 들여보내졌다.

익숙한 일인 듯 경매사는 다른 강아지를 집어 올렸다. “크림 색깔입니다. 사이즈 좋고 괜찮은 암컷입니다. 크림 푸들 암컷 30만입니다. 30만 없나요?” 이번에는 경매사가 좀 더 밀어붙였다. “팔아볼까요? 20만입니다. 20만!” 그래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경매사는 다시 다른 개를 꺼냈다. 가격도 낮췄다. “이번엔 10만부터 갑니다. 10만 없습니까?” 여전히 반응이 없자 가격이 확 꺾였다. “1만, 네 38번.” ‘38번 구매자’가 10만원에서 시작한 강아지를 1만원에 낚아챘다.

경매는 숨 쉴 틈 없이 이어졌다. “다음 레드 컬러입니다. 얼굴이 되게 작고 예쁘장합니다. 작은 아이들 원하시면 괜찮을 것 같은데요. 30만부터 갑니다. 31, 32… 40, 41… 50(만원), 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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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사와 보조원이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이동한 강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약 60초 동안 두 마리가 낙찰되고 두 마리가 유찰됐다. 마리당 거래 시간은 15초면 충분했다. 1분 만에 같은 농장 출신의 푸들 강아지 4마리의 운명이 갈렸다. 2마리는 각각 50만원과 1만원에 낙찰됐고, 2마리는 재경매에 부쳐졌다. 낙찰된 강아지들은 손잡이가 달린 종이 상자에 담겨 구매자에게 옮겨졌다. 강아지들은 다시 흔들리는 차를 타고 대도시 펫숍으로 이동할 것이다.

경매는 2~3시간씩 이어졌다. 경매사들은 쉬지 않고 강아지를 치켜들었다. 1kg도 안 되는 강아지였지만, 수백 마리를 들었다 놨다 하는 일은 고역일 것이다. 그래서 어느 경매장은 ‘기계 설비’를 도입했다.

경기도 김포 ○○경매장에는 컨베이어벨트가 있었다. 강아지들은 농장 이름이 쓰인 투명 플라스틱 상자를 타고 경매 순서대로 등장했다. 잠이 덜 깬 강아지는 덜컹거리며 이동하는 상자 안에서 놀라 몸을 벌떡 일으켰다. 어떤 강아지는 습관처럼 꼬리를 흔들어 댔다.

천정에 달린 밝은 조명과 카메라가 상자 속 개들을 비췄다. 경매장 가운데 놓인 대형 모니터에 강아지가 줌인 되어 나타났다. 우리가 현장 취재한 모든 경매장에는 대형 모니터가 필수품처럼 내걸려 있었다.

 

“‘0원’에 그냥 가져가”

강아지가 거래되는 방식은 물건이 사고 팔리는 과정과 똑같았다. 경매사는 농장이 원하는 가격에서 출발해 1만원 단위로 높여가며 가격을 불렀다. 10만, 11만, 12만… 끝없는 읊조림은 이 세계를 굴리는 주문 같았다.

개들의 낙찰 가격은 대략 3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이상, 적게는 1만~5만원 선에서 정해진다. 경매장은 낙찰가의 5~5.5%의 수수료를 펫숍과 농장으로부터 각각 받는다. 낙찰가의 10~11%를 수수료로 챙기는 셈이다.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면 더 많은 강아지를 팔아야 한다. 7월2일 찾아간 경기도 남양주 ◇◇경매장은 유찰을 피하는 상술을 발휘했다. 팔리지 않을 것 같은 개를 미리 점찍었다가 다른 개와 ‘1+1세트’로 팔았다.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를 사가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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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에서 낙찰된 강아지들은 종이상자에 담겨 낙찰자에게 전달된다.

이 경매장에선 3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57개 농장에서 온 약 300마리의 개를 경매에 부쳤다. 재경매를 제외한 낙찰가를 종합하면, 경매장의 이날 하루 매출은 대략 3300만원이었다.

안 팔린 강아지를 재고품으로 쌓아둘 수는 없으므로 ‘0원’에 팔기도 했다. 포메라니안이 섞인 것으로 보이는 믹스견을 집어 든 경매사는 “원하는 분?”이라고 짧게 말했다. 믹스견의 농장주는 “그냥 가져가라”고 곁에서 거들었다. 강아지는 어느 펫숍 주인에게 ‘0원’에 팔렸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냄새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반품’됐다. 농장주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가격의 최우선 기준은 외모였다. 건강 상태는 그다음이었다. 강아지들은 ‘외모 공식’을 갖춰야 했다. 몰티즈는 몰티즈로서, 포메라니안은 포메라니안으로서 얼굴 형태나 두상, 몸 크기 등을 갖춰야 한다고 경매사와 농장주들은 설명했다. 경기도 남양주 ◇◇경매장에서 경매사는 어느 비숑프리제를 손에 들고 이렇게 소개했다. “A급 비숑이에요. 완전 때렸어. 주둥이가 딱 붙었습니다.” 주둥이가 붙어 비숑다운 외모를 갖춘 그 강아지의 경매는 80만원에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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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에서 유찰된 비숑프리제.

견종 구분 없이 모두에게 적용되는 미적 기준도 있었다. 아이라인이 있는지, 털이 풍성한지, 치아의 아래위가 잘 맞는지, 코 색깔은 어떤지 등에 따라 가격이 나뉘었다. 경매사들은 강아지를 들어 올릴 때마다 목덜미부터 정수리까지 쓸어 올려 털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부정교합이 있는 개의 아래턱이 많이 나와 있으면 ‘언더’, 윗니가 아랫니를 지나치게 많이 덮고 있으면 ‘오버’라고 불렀다. 코의 색소가 부족하면 코가 붉다고 ‘홍코’라고 했다. 그런 외모를 보고 값어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가격은 곤두박질쳤다.

경기도 남양주 ◇◇경매장에서 만난 ‘포피츠’(포메라니안과 스피츠의 믹스종) 강아지는 꼬리 끝이 꺾여 있었는데, ‘반품 불가’를 조건으로 4만원에 낙찰됐다. 대전 ☆☆경매장에서는 “도대체 왜 꼬리를 자른 거냐”고 경매사가 농장주를 면박 주는 일도 있었다. 농장주가 강아지의 꼬리를 짧게 잘라온 것이었다. 그 강아지의 경매는 1만원부터 시작됐다.

아직 어린 개체들이라 두개골 천문이 채 닫히지 않았거나 탈장이 있는 개들도 있었다. 경매사들은 “숨골이 어느 정도 있으니 참고하라”거나 “탈장은 있지만 얼굴이 예쁘다”고 말하곤 했다. 강아지의 외모를 소개하고 가격을 매기는 흥정을 지켜보다가 ‘나는 얼마짜리 인간일까’ 궁금해졌다.

 

목숨 건 목욕을 하는 이유

좀 더 높은 가격을 받으려고, 강아지들은 목욕과 미용을 당한다. 경매장에는 견주들을 위한 목욕실이 있었다. 목욕하고 미용까지 마치는 비용은 강아지와 새끼 고양이 3천원, 수입견 4천원, 다 자란 개와 고양이 1만원 등이었다.

6월25일, 경기도 김포 □□경매장에서는 경매가 진행되는 중에도 다음 차례를 앞둔 개들이 미용을 받으려 줄을 서 있었다. 개수대 앞에 선 미용사가 한 손으로 개를 쥐고 한 손으로 비누칠을 했다. 목욕을 끝낸 강아지들은 가로세로 약 70cm 정도 되는 상자 모양의 드라이룸에서 단체로 몸을 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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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장 한쪽에선 경매를 앞둔 강아지들의 미용이 한창이었다.

미용사는 드라이를 마친 개들을 기계적으로 빗질했다. 포메라니안 등 모량이 중요한 개는 털을 가지런히 정돈한 뒤 최대한 풍성해 보이게 뒤에서 앞으로 털을 쓸어올렸다. 마지막으로 귓속을 닦고 눈곱까지 떼고 나면 농장 이름이 쓰인 플라스틱 상자에 담긴다.

강아지들에게 이 과정은 목숨을 거는 일이다. 목욕실 앞에는 “목욕하다 폐사하는 경우 경매장의 책임이 없다”고 적혀 있었다. 너무 어려 면역력이 약한 강아지들이 낯선 환경에서 함부로 목욕을 당하다가 쇼크로 죽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죽음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경매장에 와서야 알게 됐다.

 

더 작고, 더 어린 강아지…비극의 시작


현장에서 만난 농장주와 경매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경매장에서 거래되는 강아지들의 대부분은 생후 40~50일령이었다. 작고 어린 개를 선호하는 국내 구매자들의 입맛에 맞춰 더 좋은 가격을 받으려면, 어리고 작은 강아지를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동물보호법상 농장주와 경매업자 등 동물판매업자는 2개월 미만의 개·고양이를 판매, 알선 또는 중개해서는 안 된다.

어미로부터 일찍 떨어진 강아지들은 면역력이 약할 뿐 아니라 사회화도 덜 되어 있다. 어린 강아지를 귀엽다고 구매해놓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이 약하거나 성격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거리에 내다 버리는 일의 서막이 경매장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한국에 사는 개 660만 마리(농림축산검역본부 2017년 통계) 가운데 수백만 마리가 이런 여정 끝에 우리 곁에 왔을 것이다. 태어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경매사 손끝에서 흔들리며 가격이 매겨지고, 종이 상자에 담겨 건네지고, ‘품질’을 확인받고, 간신히 반품을 면해 유리장에 진열되다 가족과 이름을 얻은 개들이 지금 우리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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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로부터 일찍 떨어진 강아지들은 면역력이 약할 뿐 아니라 사회화도 덜 되어 있다. 많은 이들이 이런 강아지들을 ‘몸이 약하고 성격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거리에 내다 버린다.

동물을 상업적 목적으로 길러 사고파는 일을 규제하는 것은 세계적 흐름이다. 미국 및 유럽 일부 국가는 돈을 주고 반려동물을 거래하는 일을 처벌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올해부터 개인 간의 소규모 거래가 아닌, 번식장에서 태어난 개들을 상업적으로 거래할 경우 마리당 500달러의 벌금을 물린다. 영국은 지난해 10월부터 펫숍에서 6개월 이하의 개, 고양이 판매를 금지했다. 어린 반려동물을 거래하는 산업 구조를 해체한 것이다.

반면 한국의 반려동물은 돈의 논리에 의해 사고 팔린다. 경매장은 그 핵심 현장이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그곳의 강아지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어디로 팔려 나가는지, 알기 어렵다. 동물판매업 허가증이 없으면 경매장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판매업 허가증이 있어도 별도의 가입비를 내지 않으면 참여가 불가한 경매장도 있다. 경매장을 전전하는 개의 운명에 대해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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