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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 특검이 트럼프의 주장과 배치되는 증언을 내놓은 순간들

뮬러 특검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 트럼프의 사법방해 혐의 등에 대해 언급했다.

  • 허완
  • 입력 2019.07.25 16:36
ⓒTom Williams via Getty Images

24일(현지시각)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와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한 로버트 뮬러 전 특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여러 발언들과 배치되는 말을 했다.

뮬러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특검 수사 보고서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 보고서의 편집본은 4월에 공개된 바 있다.

이날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은 각자의 주장을 뒷받침할 답변을 이끌어내기 위해 애썼다. 민주당은 ‘트럼프가 사법방해죄를 저지른 게 맞다‘는 말을 끌어내려 시도했고, 공화당은 ‘수사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논리를 폈다.

뮬러 특검은 ’보고서에 나와있다’는 답변을 반복하며 양당 의원들의 공세를 거의 완벽하게 막아냈다.

”오늘 증언을 하는 동안, (보고서에 나와있는 것과) 다른 방식으로 수사 결과를 요약하거나 묘사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 보고서가 저의 증언입니다. 저는 그 문서 범위 내에서 증언할 것입니다.” 이날 증언을 시작하기에 앞서 뮬러 전 특검이 한 말이다.

ⓒSAUL LOEB via Getty Images

 

결과적으로 6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증언에서 민주당이 기대했던 ‘결정적 한방’은 없었다. 보고서에 나왔던 내용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증언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뮬러의 의회 증언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탄핵을 당장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뮬러 전 특검이 그동안 반복되어 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석상에서 직·간접적으로 반박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수사 보고서 및 관련 사안에 대한 트럼프의 과거 발언과 뮬러의 이날 증언이 엇갈렸던 주요 사례들을 모았다.

 

러시아 수사는 ‘마녀사냥’이 아니었다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은 계속해서 러시아의 2016년 미국대선 개입에 관한 수사를 ‘마녀사냥’으로 규정해왔다. 그러나 이날 뮬러는 단호하게 그런 설명을 반박했다.

“그건 마녀사냥이 아니었다.” 뮬러가 이번 수사에 대해 한 말이다.

 

러시아의 대선 개입은 ‘사기’가 아니었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2016년 대선에 개입했다는 건 ‘거대한 사기’라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재키 스파이어 하원의원(민주당, 캘리포니아)은 뮬러에게 “러시아가 우리 대선에 영향을 주려고 개입했다는 게 사기가 아니라는데 동의하는지” 물었다.

“절대 사기가 아니었다.” 뮬러의 답변이었다.

재키 스파이어 하원의원: “러시아가 우리 대선에 영향을 주려고 개입했다는 게 사기가 아니라는데 동의하십니까?”

로버트 뮬러: “절대 사기가 아니었습니다.”

 

러시아는 2016년 미국대선에 개입했고, 트럼프 캠프는 이를 반겼다

지난 몇 년 동안 트럼프는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했는지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발언을 해왔다. 러시아가 개입했는지, 만약 그랬다면 자신을 도우려는 의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말을 바꿔왔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바랐다는 발언을 몇 번 했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직접적으로 정반대의 말을 한 바 있다.

뮬러는 애덤 시프 하원의원(민주당, 캘리포니아)와의 질의응답에서 러시아가 2016년 대선에 개입한 것이 사실이며, 트럼프 캠프 이를 반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프: “선본이 러시아의 도움을 반기지 않았습니까?”
뮬러: “우리는 그랬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에서 밝혔습니다. 네.”

 

뮬러 보고서는 “사법방해가 없었다”고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는 계속 “사법방해(obstruction of justice)가 없었다”며 뮬러 보고서로 자신의 사법방해가 없었음이 증명되었다는 듯이 발언해왔지만, 뮬러는 이를 부인했다.

공모도, 사법방해도 없었다!

뮬러는 트럼프가 저지른 사법방해 혐의가 제기된 사례 10건을 찾았지만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았다.

제리 내들러 하원의원(민주당, 뉴욕)은 뮬러에게 “이 보고서는 대통령이 사법방해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맞나?”라고 물었다.

뮬려는 “맞다”고 답했다.

뮬러는 트럼프가 이론상으로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 사법방해로 기소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 사법방해로 기소할 수 있나?” 켄 벅 하원의원(공화당-콜로라도)이 물었다.

뮬러는 “그렇다”고 답했다.

ⓒALEX BRANDON via Getty Images

 

 

뮬러 보고서는 트럼프의 “무죄를 완전히 입증”하지 않았다

트럼프와 측근들은 이 보고서가 트럼프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완전한 면죄’라고 주장해왔다.

공모도, 사법방해도 없었다. 완전한 면죄.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내들러 의원은 이 보고서가 트럼프를 완전히 면죄한 것이냐고 직접적으로 물었다.

뮬러는 “아니다. 보고서는 그렇게 밝히지 않았다”고 답했다.

 

뮬러 특검팀에 트럼프가 서면으로 제출한 답변은 ‘전반적으로’ 허위였다

트럼프 변호인 측은 2018년 11월 특검의 질의에 서면으로 답변을 보냈다고 밝혔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올해 4월에 트럼프와 정부가 뮬러 특검 수사에 ‘전적으로 협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뮬러는 트럼프가 제출한 답변이 불완전했으며 ‘전반적으로’ 허위였다고 말했다.

ⓒChip Somodevilla via Getty Images

 

뮬러는 FBI 국장직을 놓고 트럼프와 면접을 본 적이 없다

트럼프는 뮬러가 FBI 국장에 지원했으나 특검이 되기 직전에 탈락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뮬러가 자신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암시하려는 시도로 보였다.

로버트 뮬러가 부당하게 특검으로 지명되기 전날에 FBI 국장으로 지원하고 면접을 보았(다가 떨어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미국 부통령을 포함한 수많은 증인이 있는데 그가 선서하고 그 말을 하지 않길 바란다!

뮬러는 24일 증언에서 이를 부인했다.

뮬러는 그렉 스투비 하원의원(공화당-플로리다)의 질문에 “그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에 대해 내 경험에 따른 조언을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그래서 지금 말씀하시는 면접이 있었다”고 답했다. (뮬러는 2001년부터 2013년까지 12년 동안 FBI 국장을 지냈다.)

“대통령과 만남을 가졌다. (그러나) 국장직에 대한 것이었지, 내가 그 자리에 지원한 것은 아니었다.”

 

위키리크스가 해킹한 이메일을 유출한 것을 트럼프가 칭찬한 것은 ‘문제가 있었다’

마이크 퀴글리 하원의원(민주당-일리노이)은 트럼프가 트윗과 공개 발언을 통해 위키리크스의 이메일 유출을 칭찬한 것을 읽었다. 위키리크스로 인해 2016년 클린턴측은 피해를 입었다. 트럼프는 “나는 위키리크스를 사랑한다”, “위키리크스는 보물과도 같다”, “나는 위키리크스를 읽는 게 정말 좋다” 등의 발언을 했다.

사실상 트럼프는 해킹한 정보를 위키리크스에 넘긴 러시아 같은 해외 세력에 의해 미국 대선 선거운동이 해킹당했다는 사실을 기뻐한 것이나 다름없다. 

뮬러는 트럼프의 발언이 “불법이며 불법이어야 하는 행위”를 부추긴다고 지적하며 “‘문제가 있다’는 말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 허프포스트US의 The Many Times Robert Mueller Contradicted Trump Before Congres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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