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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의 취임일성 : '10월말에 무조건 브렉시트'

보리스 존슨은 "무슨 일이 있어도" 영국을 EU에서 탈퇴시키겠다고 약속했다.

  • 허완
  • 입력 2019.07.25 18:54
  • 수정 2019.07.25 18:58
ⓒHannah Mckay / Reuters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각) 공식 취임했다. 존슨 총리는 취임 연설에서 유럽연합(EU)과의 합의가 이뤄지든, 그렇지 않든, ”무슨 일이 있어도” 10월31일까지 브렉시트를 단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영국의 EU 탈퇴 일정을 지연시켜왔던 아일랜드 국경 문제를 앞으로 남은 99일 동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EU와 새로운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하더라도 영국은 합의안 없이(no deal) EU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 존슨 총리는 설명했다.

이로써 그는 기존 합의안에 대한 재협상 가능성을 단호하게 일축한 EU, 그리고 노딜 브렉시트를 막겠다는 의지를 밝힌 의원들과의 충돌을 예고한 셈이다. ”영국에 반대하는 쪽에 돈을 건 사람들은 무일푼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존슨 총리가 말했다.

″또한 우리는 국민들에게 반복해서 했던 약속을 이행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10월31일까지 EU에서 탈퇴할 것입니다.”

″우리는 브렉시트에 따른 기회들을 최대화하면서 동시에 자유무역과 상호지원에 기반한 새롭고 흥미진진한 파트너십을 유럽과 맺도록 하는 새롭고 더 나은 (브렉시트) 합의를 추진할 것입니다.”

″저는 우리가 앞으로 남은 99일 동안 이 과제들을 해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99일 동안 기다리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영국인들은 이미 충분히 기다렸기 때문입니다.”

″행동에 옮기고, 강력한 리더십을 위해 결정을 내리고, 우리나라를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 때가 됐습니다.”

ⓒNurPhoto via Getty Images

 

존슨 총리의 연설은 전임자인 테레사 메이의 그것과 상반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메이 전 총리는 취임 연설에서 영국을 망치는 ”시급한 불평등”을 해결하겠다는 폭넓은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새 총리는 브렉시트를 이행하겠다는 자신의 약속에 초점을 맞췄으며, 영국에 거주하는 EU 시민들의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등의 정책을 공개했다.

또한 NHS(영국 공공의료서비스)에 연간 200억파운드(약 29조48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겠다는 메이 전 총리의 약속을 이어 받아 20곳의 병원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내용도 전면에 내세웠다.

존슨 총리는 노년층의 존엄과 안정을 보장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사회보장제도의 위기를 ”완전히” 해소하겠고 약속했다.

그는 경찰 병력 2만명을 추가 채용해 ”거리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한편, 초중등 학교 학생들이 ”어디에 거주하든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예산 지원을 늘릴 것이라는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제가 원하는 변화에 대한 책임은 제가 질 것입니다.” 그가 말했다.

(아일랜드) 백스톱은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책임 집니다.”

ⓒNurPhoto via Getty Images

 

그러나 그의 브렉시트 정책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고, 스코틀랜드에서 워낙 인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스코틀랜드가 영국에서 떨어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날 취임사에서 존슨 총리는 이를 의식한 듯 영국 전체를 위한 총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런던이나 남동부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의 모든 곳에서 생산력을 끌어올릴 때입니다.”

″이 위대한 4인조는 (유니언잭의) 빨강, 검정, 파랑 깃발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날 연설에서 지지자들이나 반대자들, 그리고 EU의 눈길을 끈 건 아마도 브렉시트에 관한 부분일 것이다. 

존슨 총리는 다수의 보수당 의원들이 거부하는 아일랜드 백스톱을 삭제하면서도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사이에 국경이나 통관 절차가 없도록 하는 내용의 새로운 브렉시트 합의를 맺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일랜드와 EU는 이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와 동시에 EU가 추가 협상을 거부하고 우리가 합의안 없이 EU에서 나와야만 하는 희박한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존슨 총리가 말했다.

″우리가 그런 결과를 원해서가 아닙니다. 당연히 그건 아닙니다. 그러나 준비하는 게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Hannah Mckay / Reuters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이 될 경우 엄청난 경제적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비판을 반박하듯, 존슨 총리는 ”재앙을 예언하는” 이들을 향해 영국이 불가피한 도전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재앙을 예언하는 이들에게 저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물론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저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보다 훨씬 덜 심각할 것이라고 강하게 믿습니다.”

″다만 지난 3년 동안 기업들을 위축시킨 게 하나 있다면, 그건 우리가 내린 결정(EU 탈퇴)이 아니라 (브렉시트를 지연시킴으로써)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입니다.”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이 나라를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존슨 총리는 신임 내각 구성 작업에 착수했고, 보수당 의원들은 취임 연설에 환호를 쏟아냈다.

그러나 친(親)EU 성향인 전 각료 저스틴 그리닝 의원은 의회가 노딜 브렉시트를 막아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리스는 테레사 메이의 실수를 반복하거나 의회 표 계산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노딜 브렉시트에 관해서는 더 그렇다.” 그가 허프포스트UK에 한 말이다.

″브렉시트처럼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 어느 정부든 영국 정부가 의회의 의지를 거스를 수 있다거나 그렇게 하리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

노동당 대표 제러미 코빈은 존슨 총리의 연설을 ”공허한 엄포”로 규정하며 조기총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총리는 브렉시트에 대해 계획이 없으며, 우리의 NHS를 미국 기업들에게 넘겨줄 위험이 있는 무역협정을 도널드 트럼프와 맺는 것에 모든 걸 걸고 있다.”

브렉시트 반대운동을 벌여온 ‘베스트 포 브리튼’의 나오미 스미스는 ”보리스 존슨은 영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불호가 극명히 엇갈린다는 사실을 즐기는 인물이며, 이는 그가 결코 이 나라를 단합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와 브렉시트 찬성파 친구들은 그들이 간절히 원하던 총리실 열쇠를 마침내 손에 넣었다. 그러나 그들은 앞에 놓인 문제들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이 나라를 노딜 브렉시트로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우리는 이를 막기 위해 더 강하게 싸울 것이다.”

 

* 허프포스트UK의 Prime Minister Boris Johnson Pledges To Deliver Brexit ‘No Ifs No Buts’ By Halloween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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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브렉시트 #유럽연합 #보리스 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