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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하는 문무일 검찰총장이 표한 아쉬움

25일부터 윤석열 총장의 임기가 시작된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2년 임기를 마치고 24일 퇴임했다. 검찰권을 남용한 과거사를 반성하고 검찰에 대한 신뢰 회복을 지적해 온 문 총장은 ‘형사사법에서의 민주적 원칙과 절차 준수’를 강조하며 떠났다.

문 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찰청 8층 회의실에서 퇴임 행사를 열어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기존 관례와 달리 헌정영상을 상영하지 않고 퇴임사를 낭독하지도 않은 간단한 행사였다. 신임 총장을 위해 조용히 물러나는 것이 좋겠다는 문 총장의 뜻이 반영됐다.

ⓒ한겨레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 초대 검찰총장으로 취임한 문 총장은 인권침해와 검찰권 남용으로 비판받아온 검찰 과거사를 반성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 ‘사과 총장’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지난해 3월 고문으로 숨진 박종철군 아버지 박정기씨를 찾아가 허리를 숙여 검찰의 부실 수사를 사과했고, 11월에는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을 만나 눈물을 쏟으며 사과했다. 문 총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내외부적 제도 개혁을 다 끝내고 싶었다. 그러나 되돌아보니 과정과 내용에서 국민들 보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며 다시 한 번 사과했다.

문 총장은 2017년 7월 취임 때 ‘투명한 검찰·열린 검찰·바른 검찰’을 요구하며 검찰의 변화를 약속했고 일부 실천했다. 검찰 수사 과정을 외부 시선으로 검증받을 수 있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도입했고, 피의자나 피해자 인권 보호를 위해 검찰 내부에 쓴소리를 하는 인권부를 신설했다. 검찰 스폰서 문화 등이 드러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재수사도 진행했다. 퇴임사에서 문 총장은 “‘열심히’ 하는 데 집중하느라 검찰 권능을 ’바르게’ 행사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기도 있었다. 지난해 5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논란이 커지면서 중도 사퇴할 생각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총장이 영장 청구를 막았다는 수사단의 폭로가 나오면서 내부 갈등이 심화됐다.

광주 출신으로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했던 문 총장은 ‘민주주의’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퇴임사에서도 “거악 척결, 자유민주주의 수호 등의 가치도 매우 중요한 가치지만 독재시대, 권위적 민주주의 시대를 거쳐 수평적이고 보편적인 민주주의 시대가 된 이 시기에 더 중요한 것은 법치라는 가치, 형사사법에서의 민주적 원칙과 절차의 준수“라고 밝혔다. 문 총장은 경찰에 일차적인 수사종결권을 주는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반대하면서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가 퇴임사에서도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반대하는 뜻을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총장은 퇴임 후 미국으로 가 형사소송법상 수사권의 범위 등에 대한 연구를 할 예정이다. 문 총장은 스스로 27년 검사 생활 동안 디지털 포렌식과 회계분석 기법을 검찰 수사에 도입한 것을 잘한 일로 꼽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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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검찰총장 #문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