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홍콩 시위대가 경찰을 따돌리고 중국 사무소에 먹물을 뿌렸다

범죄인 인도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의 시위가 7주째 계속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9.07.22 16:26
중앙인민정부 홍콩 특별행정구 연락판공실이 범죄인 인도법 완전 폐기를 요구하는 홍콩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다. 2019년 7월21일.
중앙인민정부 홍콩 특별행정구 연락판공실이 범죄인 인도법 완전 폐기를 요구하는 홍콩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다. 2019년 7월21일. ⓒNurPhoto via Getty Images

범죄인 인도법 완전 폐기를 요구하는 홍콩 시민들의 시위가 7주째 계속되고 있다. 21일에는 경찰의 저지선을 뚫은 시위대가 처음으로 중국 정부 시설을 겨냥하는 일이 벌어졌다. 경찰은 이번에도 최루가스와 고무탄을 동원해 시위대 해산에 나섰고, 중국 정부와 홍콩 정부는 시위대를 강하게 비판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애초 이날 시위는 비교적 평화롭게 시작됐다. 그동안 대규모 시위를 조직해왔던 ‘민간인권전선(Civil Human Rights Front)’은 오후 3시경부터 코즈웨이베이의 빅토리아파크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약 43만명의 시민들(주최 측 추산)은 빅토리아파크를 출발해 서쪽 완차이 방면으로 행진을 벌였다.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은 ‘중국 송환 반대‘와 ‘경찰 폭력진압 중단’ 등의 구호를 외쳤다.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슬로건인 ‘홍콩을 되찾아오자’는 구호도 등장했다.

애초 시위대는 홍콩 정부기관들이 모여있는 애드미럴티까지 행진할 계획이었으나 경찰은 ‘공공 안전과 질서 유지’를 이유로 이보다 훨씬 더 짧은 완차이까지만 행진을 허가했다. 경찰은 시위대의 진입을 가로막기 위해 물을 가득 채운 플라스틱 바리케이드로 애드미럴티 주변을 차단했다.  

홍콩 거리를 행진하는 시민들의 모습. 7주째 계속되고 있는 이날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에는 43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2019년 7월21일.
홍콩 거리를 행진하는 시민들의 모습. 7주째 계속되고 있는 이날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에는 43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2019년 7월21일. ⓒNurPhoto via Getty Images
홍콩 거리를 행진하는 시민들의 모습. 7주째 계속되고 있는 이날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에는 43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2019년 7월21일.
홍콩 거리를 행진하는 시민들의 모습. 7주째 계속되고 있는 이날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에는 43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2019년 7월21일. ⓒSOPA Images via Getty Images
경찰청 청사 인근에 설치된 바리케이드에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항의를 담은 쪽지들이 붙어있다. 2019년 7월21일.
경찰청 청사 인근에 설치된 바리케이드에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항의를 담은 쪽지들이 붙어있다. 2019년 7월21일. ⓒLAUREL CHOR via Getty Images
'범죄인 인도법 완전 폐기'를 요구하는 홍콩 시민들이 행진하고 있다. 2019년 7월21일.
'범죄인 인도법 완전 폐기'를 요구하는 홍콩 시민들이 행진하고 있다. 2019년 7월21일. ⓒASSOCIATED PRESS

 

평화롭게 진행되던 행진의 양상은 대다수의 시위대가 경찰이 허가한 지점을 넘어 센트럴 쪽을 향하면서 달라졌다.

시위대는 여러 갈래로 흩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센트럴로 향했고, 일부 시민들은 경찰 저지선을 뚫고 애드미럴티에 위치한 경찰청 청사를 에워쌌다. 시위대는 도심 곳곳에서 도로를 점거하고 연좌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중국 정부의 홍콩주재 연락사무소(중앙인민정부 홍콩 특별행정구 연락판공실) 앞으로 모여들었다. 홍콩에 대한 중국 중앙정부의 영향력을 상징하는 시설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시위대가 이곳을 겨냥한 적은 없었던 탓에 이들을 저지하는 경찰 병력은 없었다.

시위대는 검은색 스프레이로 중앙인민정부 홍콩 특별행정구 연락판공실 외벽과 현판에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문구를 적었다. 2019년 7월21일.
시위대는 검은색 스프레이로 중앙인민정부 홍콩 특별행정구 연락판공실 외벽과 현판에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문구를 적었다. 2019년 7월21일. ⓒSOPA Images via Getty Images
시위대는 검은색 스프레이로 중앙인민정부 홍콩 특별행정구 연락판공실 외벽과 현판에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문구를 적었다. 2019년 7월21일.
시위대는 검은색 스프레이로 중앙인민정부 홍콩 특별행정구 연락판공실 외벽과 현판에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문구를 적었다. 2019년 7월21일. ⓒNurPhoto via Getty Images
중앙인민정부 홍콩 특별행정구 연락판공실 외벽을 뒤덮은 시위대의 낙서. 2019년 7월21일.
중앙인민정부 홍콩 특별행정구 연락판공실 외벽을 뒤덮은 시위대의 낙서. 2019년 7월21일. ⓒChris McGrath via Getty Images

 

시위대는 연락사무소에 내걸린 중국 정부의 휘장에 검은색 페인트를 뿌렸고, 계란을 투척했다. 검은색 스프레이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모욕하는 낙서를 하기도 했다. 다만 내부로 진입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가디언은 이 장면이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중국 당국의 권위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도전”이었다고 전했다. 저녁 8시경 뒤늦게 달려온 경찰 병력 100여명은 시위대가 설치한 장애물을 철거했고, 이곳에 머무르던 시위대는 자진 해산했다.

중국 정부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시위대를 규탄했다. ”그와 같은 행동은 중앙 정부의 권위에 대한 공개적 도전”이자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는 내용이다. 홍콩 정부도 중국 연락사무소를 겨냥한 공격을 ”국가 주권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으로 규정하고 ”법에 따라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찰은 캔에 담긴 최루가스 등을 쏘면서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2019년 7월21일.
경찰은 캔에 담긴 최루가스 등을 쏘면서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2019년 7월21일. ⓒSOPA Images via Getty Images
'최루가스 발포 경고' - 2019년 7월21일.
'최루가스 발포 경고' - 2019년 7월21일. ⓒSOPA Images via Getty Images
시위대는 헬멧과 마스크를 쓰고 경찰과 대치했다. 2019년 7월21일.
시위대는 헬멧과 마스크를 쓰고 경찰과 대치했다. 2019년 7월21일. ⓒSOPA Images via Getty Images

 

시위대는 이날 밤 늦게까지 곳곳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최루가스와 고무탄을 동원해 해산 작전에 나섰다. 시위는 자정쯤이 되어서야 마무리됐다.

한편 이날 위안롱 지역에서는 흰색 티셔츠와 마스크 차림의 남성 수십명이 시위대를 겨냥해 무차별 폭행을 가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4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홍콩 정부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단호한 법적 조처”를 예고했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중국 #홍콩 #범죄인 인도법